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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놀이터 된 지하철…시민들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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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1-05-28 06:00:00  |  수정 2016-12-27 22: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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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시민의 발 지하철이 각종 범죄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추행과 성폭행은 기본이다. 소매치기, 폭력에 이제는 폭발물 오인 소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쯤되면 출퇴근 시간에 간간히 발생하고 있는 정차사고는 애교(?)로 넘어갈 수 있을 정도다.

 실제로 지하철 범죄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경찰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서울지하철내 절도·성폭력·폭력 범죄는 총 7844건이 발생했다. 하루 평균 5.9건의 지하철범죄가 발생한 것이다.

 범죄유형별로는 폭력범죄가 하루 평균 2.9건, 성폭력범죄가 1.8건, 절도범죄가 1.1건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07년 1878건, 2008년 1994건, 2009년 2284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올해 8월 현재까지는 1688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지하철에서 발생한 범죄는 총 168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카메라 폰으로 여성의 은밀한 부위를 촬영하거나 신체접촉을 시도하는 성폭력 범죄가 796건(47.1%)으로 집계됐다.

 소매치기 등 절도범죄는 351건(20.8%), 폭력범죄는 541건(32.0%)이 발생했다. 지하철 범죄의 상당부분은 2호선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하철 범죄는 단순 절도와 폭력을 넘어서 다양해지고 있다. 성추행과 성폭행은 예전보다 대범해지고 승객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범죄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20일 0시50분께 서울 지하철 2·4호선 사당역. 이날 A(27·여)씨는 인생에서 지우지 못할 끔찍한 경험을 하고 말았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승강장에서 잠시 쉬고 있던 A씨는 갑자기 낮선 남자가 다가와 자신을 성추행하려고 했다.

 A씨는 성추행범을 피해 도망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출구쪽으로 뛰어갔지만 이내 성추행범에게 붙잡히는 신세가 됐다. 여자 화장실로 끌려 간 A씨는 격렬히 저항했다. 다급해진 성추행범은 A씨의 얼굴 등을 수차례 가격하고 달아났다.

 하지만 성추행범은 언론보도 이후 경찰의 추적을 받자 심리적인 압박을 느껴 자수했다. 범인 강모(34)는 서울 서초구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소동도 잇따라 시민들의 마음을 철렁하게 만들기도 한다.

 12일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중구 봉래동 서울역. 2층 대합실 물품 보관함에서는 부탄가스통이 타면서 연기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역 안에 있던 시민들이 다급히 대피하는 등 가슴을 쓸어내렸다.

 13일 오전 11시38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역삼역 2번출구 근처 개찰구에 폭발물로 의심되는 상자가 놓여 있는 것을 인근의 한 상점 주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역삼역에서 수거한 상자에 적힌 주소를 토대로 상자 주인을 추적한 결과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한 대학생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결과 이 대학생은 당시 동영상 공모전 출품을 위해 동료들과 촬영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소품으로 썼던 이 상자를 쓰레기통 옆에 버리고 간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날 오후 5시57분께에는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 7번 출구 근처에서 폭발물로 의심되는 헝겊 가방이 발견돼 경찰이 긴급 출동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현장 주변을 통제하고 탐지작업을 벌였으나 가방 안에 면도기와 칫솔 등 개인 소지품 등이 들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비웃는다며 승객들에게 소화기를 분사한 노숙인도 있었다. 이모(26)씨는 21일 오전 7시13분께 중구 광희동 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사공원역 하행선 승강장에서 미리 준비한 소화기를 들고 도착한 전동차 내부에 소화액을 뿌렸다.

 사람들이 술을 마신 나를 쳐다보고 비웃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열차 운행은 4분가량 지연됐다. 분사된 소화액으로 전동차 내부에 있던 승객들도 불편을 겪었다. 경찰은 이씨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했다.

 지하철 범죄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범인을 현장에서 검거하지 않으면 매우 잡기가 힘들다는 특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폐쇄적이고 혼잡하며 출구가 많아 그만큼 빠져나갈 구멍이 많다는 것이다.

 턱없이 부족한 인력도 한몫하고 있다. 서울지하철 경찰대는 총 104명이 일일 비3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1시점에서 42명이 근무를 하고 담당역은 모두 339개다.

 서울지하철 공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안전요원 등 역사당 평균 6~8명이 근무 중이다. 최근에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던 사당 환승역은 근무자가 15명에 불과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하철 범죄는 증가하고 있지만 범죄를 예방하고 범인을 검거하기에는 인력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승객이 끊기는 심야 취약시간대(자정부터 역사 폐쇄)에는 지하철역내 행인이 적어 승객들간 상호보호가 이뤄지지 않아 여성 등이 범죄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경찰은 심야시간대를 중심으로 범죄예방 강화에 나섰다.

 경찰은 지하철내 112신고 홍보를 강화하고 유사시에는 지상경찰관 지원출동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취약시간대에는 관할 지하철역에 대한 지역경찰 연계순찰을 강화한다.

 또 역사내 비상벨, CCTV 기능강화, 감시전담인력을 배치하는 한편 취약시간대 역무원과 공익요원 자체 순찰을 강화할 방침이다.

 mk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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