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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탄 쥐고만 있어도 살인?'…공모한 정 이병 살해 혐의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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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1-07-08 17:42:38  |  수정 2016-12-27 22:2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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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행위 막지 못한 지휘부도 살인자" 비난 여론 확산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해병대 총기 사건의 공모자로 체포된 정모(20) 이병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정 이병에게는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살인 방조죄가 아닌 살해 혐의를 적용, 군 당국이 힘 없는 병사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며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군사법원은 8일 해병대 총기사건을 공모한 정 이병에 대해 상관 살해와 살인, 군용물 탈취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

 이날 법원은 정 이병의 구체적인 범행 가담 정도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상관 살해 및 살인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법원은 주범인 김모(19) 상병과 함께 정 이병도 범행을 저지르는 데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상관 살해는 군법에서 가장 중대한 범죄로 분류돼 혐의가 인정될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 선고된다.

 실제로 정 이병이 직접적으로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간 군 조사과정에서 드러났다.

 군 당국의 수사발표 내용에 따르면 정 이병은 사고 당일 김 상병의 범행 제의에 처음에는 이를 만류했다가 나중에 "그렇게 하자"고 역제안하고 공모했을 뿐 총기 및 탄약 탈취 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또 김 상병이 정 이병에게 탈취한 수류탄을 쥐어주며 고가초소를 폭파하라고 지시했지만 정 이병은 겁을 먹고 실제 범행에 옮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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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상병이 부대원들에게 총격을 가해 4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지만 정 이병은 김 상병의 범행 사실을 묵인 또는 동조했을 뿐 직접적으로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

 여기에 군 당국은 부대원 관리와 사건 당시 무기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소초장과 상황부사관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이 지휘계통의 책임은 묻지 않은 채 병사들과 초급간부들에게 사건의 책임을 떠넘기려 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비난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수류탄을 들고만 있었던 정 이병에게 살인죄가 적용된다면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군내 가혹행위를 뿌리 뽑지 못한 지휘부도 살인자라는 원색적인 비난도 쏟아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도마뱀 꼬리자르기식 처벌로는 구타 및 가혹행위, 해병대의 기수열외 등을 바로 잡을 수 없다"면서 "정 이병에게도 합당한 처벌이 내려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군대내 부조리를 뿌리 뽑는 것은 초급장교나 대대장, 연대장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이를 바로 잡아야할 사단장과 해병대 사령관에게 책임이 있는 만큼 이들에게도 지휘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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