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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배역 문성근, 정치판에서도 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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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2-01-16 13:53:07  |  수정 2016-12-28 00: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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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15일 민주통합당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 전당대회에서 영화배우 문성근(59)이 한명숙(68) 전 총리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문성근은 서강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대기업에서 8년간 근무하다 1985년 연우무대를 통해 연극배우가 됐다. 데뷔작 '한씨 연대기'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하고, 이듬해 '칠수와 만수'를 통해 큰 인기를 누렸다.

 1989년 연우무대 출신 박광수(57) 감독의 영화 '그들도 우리처럼'에서 주연하며 스크린에 첫 발을 내디딘 뒤 18일 개봉하는 정지영(66) 감독의 '부러진 화살'까지 총 36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이 가운데 주연작은 25편에 달한다. '그들도 우리처럼'(1990)으로 영화에서도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받았고, 장선우(60) 감독과 호흡을 맞춘 '경마장 가는 길'(1991),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4), '꽃잎'(1996)으로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세 차례나 거머쥐었다. 

 문성근은 지식인 이미지다. 1992~1994년과 1997~2002년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를 진행하며 치밀하고 분석적이며 명료한 인상을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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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20여년 동안 영화에서 그가 선택한 캐릭터들은 전형적인 지식인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프랑스 유학 중 만난 미모의 여인 'J'(강수연)과 동거하다 귀국해 아내에게는 이혼을 요구하고 J에게 집착하는 'R'(경마장 가는 길), 우연히 살인자가 돼 교도소에서 지내다 역시 우연히 탈옥수가 된 뒤 마침내 본인의 의지로 세상 밖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양마동'('세상 밖으로'·감독 여균동·1994), 성도착에 걸린 '바지의 입은 여자'(정선경)와의 섹스에 탐닉하다 도색 소설가가 되고, 영화배우가 된 여자의 '가방모찌'가 되는 소설가 '나'(너에게 나를 보낸다), 멍한 표정의 '이상한 소녀'(이정현)와 함께 지내며 그녀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성적 학대를 하는 공사장 인부 '장'(꽃잎) 등은 당시는 물론 현 시점에서도 파격적인 인물들이다.

 또 구성작가 '수정'(이은주)을 사랑해 편집실에서 키스를 나누면서도 유부남인 자신의 처지 탓에 더 이상 진전하지 못한 채 냉가슴만 앓지만 거꾸로 수정을 짝사랑하게 된 재력가 후배 '재훈'(정보석)이 질투를 느끼는 대상이 되는 케이블 방송사 PD '영수'('오! 수정'·감독 홍상수·2000)와 대학원생 '이원상'(박해일)의 애인을 빼앗고 원상이 또 다시 사랑하게 된 수의사 겸 아마추어 사진가 '박성연'(배종옥)마저 사로 잡는, 그러면서 영수마저 빠져 들게 하는 잡지사 편집장 '한윤식'('질투는 나의 힘'·감독 박찬옥·2002)은 서로 대비적인 모습이지만 갈등의 발단으로서 공통점을 지니며 문성근이 가진 색깔을 그대로 투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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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지적인 이미지와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연기를 펼친 작품은 2009년 '실종'(감독 김성홍)이다. 겉보기에는 산 속 토종닭 집의 순박한 주인이지만 실상은 남녀 손님들을 납치한 뒤 남성은 살해해 분쇄기로 갈아 닭 모이로 주고, 여성은 가둬놓은 채 성폭행하다가 결국 닭모이로 삼는 살인마 '판곤'을 열연했다.

 그러자 일부에서는 '문성근이 왜?'라는 안타까운 목소리, 일부에서는 '정권 바뀌니 출연할 영화가 없었나'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그러나 문성근은 배우로서는 악마적 본능에 사로잡힌 광기어린 캐릭터를 분신처럼 표현해 유행하던 사이코패스 악역의 정점을 찍는 동시에 부족한 스토리라인과 추자현(33) 전세홍(30) 등의 약한 캐스팅으로 자칫 B급 스릴러로 전락할 영화를 그나마 살렸다는 찬사를 들었다.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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