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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을 쫓아내라” 美위안부기림비 갈등, 지역주민 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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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3-04-06 11:51:38  |  수정 2016-12-28 07:15:50
뉴저지 포트리 기림비 한인단체 불협화음 美 언론 보도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왜 그런 비석을 우리 타운에 세우는가?”

 “포트리를 침공한 한국인들을 내쫒아버리 자.”

 미국 뉴저지 포트리의 위안부기림비를 둘러싼 한인단체 간의 갈등으로 인해 한인사회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는 등 ‘위안부이슈’가 엉뚱하게 변질되고 있다.

 뉴저지의 더 레코드와 포트리 패치 등 지역신문들이 4일과 5일 잇따라 관련 보도를 하면서 타민족 주민들이 한인사회와 위안부기림비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포트리의 위안부기림비는 한인단체들이 두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조형물 이미지와 문구 등을 놓고 불협화음을 빚어왔다. 이 문제가 더욱 확산된 것은 지난 3일 시민참여센터가 주축을 이룬 일본군강제위안부추모위원회가 ‘올바른 기림비를 위한 청원운동’을 선언하면서부터다. <뉴시스 2013년 4월 3일 송고기사 참조>

 팰리세이즈팍의 1호 위안부기림비 등 건립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추모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포트리 의회가 승인한 건립안의 6가지 문제점을 제기했다. 위안부가 ‘성접대(Sexual Service)를 강요받았다’ 는 문구가 오해를 가져올 수 있고 일본 전범기 배경에 한복입은 소녀의 이미지가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추모위의 지적은 내용적으로 옳았지만 제기 방식이 세련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어쨌든 추진주체는 한인단체들인데 이를 심의 승인한 시의회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전략이 한인사회의 또다른 분열로 비칠 수 있기때문이다.

 이에 대해 추모위에서는 “그간 포트리 한인회에 수없이 미팅을 요청했고 시에도 이멜과 팩스를 보내서 미팅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 그리고 여러번 단체장협의회에서 중재를 했는데 결론적으로 진행이 되지 않았고 잘못된 문구가 없다고 강행의사를 보이더라”고 전했다.

 추모위측은 “물론 밖으로 나가면 문제가 될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잘못된 기림비가 세워져서는 안됐기에 부득이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4월27일 애벗 블러바드에 위안부조형물을 건립하기로 일정을 잡았던 마크 소콜리치 시장과 아르맨드 포핸 시의원 등 정치인들은 당혹감과 불쾌감을 보였다.

 포핸 시의원은 “시의회는 바로 지난주에 한인단체 인사들과 함께 문구를 합의했고 승인했다. 그런데 오늘 다른 사람들이 찾아와 우리는 이것을 원하고, 또 이것도 원하고, 또 이것도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 다음엔 누가 또 올 거냐?”고 비아냥댔다.

 레코드지는 “추모위원회가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건립 반대 운동에 나설 것이다. 그리고 당신들은 다음 선거에 한인사회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는 편지 내용을 소개해 지역 정치인들의 심기를 자극했다.

 포트리 패치도 “추모위원회가 보낸 경고 서한에 충격을 받았다”는 소콜리치 시장의 반응을 전했다. 소콜리치 시장은 4일 방문한 기림비위원회측에 “시의회의 결정은 포트리월남전한인전우회와 포트리한인회의 의견을 배려했기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지역 단체들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며 당신들도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추모위원회의 온라인 서명운동에 대해 “우리가 필요한 건 서명지가 아니라 모든 한인단체가 합의한 통일안”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잰 골드버그 시의원도 “한인사회가 통일된 의견을 먼저 가져와라. 그럼 기꺼이 사인해주겠다”고 말했다.
 
 포트리의 정치인들은 위안부기림비에 대한 원칙적인 지지를 확인했지만 지역주민들의 정서는 심상치 않다. 관련기사 댓글이 한결같이 부정적이다. 아이디 ‘로버트’는 “조형물을 취소해라. 감사할줄 모르고 협박이나 하는 사람들에겐 그게 답이다. 네일살롱과 맛사지팔러를 늘려주면 그들이 행복해할 거다”라고 빈정댔다.

 ‘메이 리’는 “그들이 포트리를 쳐들어와 가게와 교회와 식당을 점령하고 학교를 망쳐놨다. 그런데 협박이나 하고 요구를 해? 포트리의 평화로운 애벗 블러바드에 죽은 매춘부를 기념 하는 비석을 세우자고? 이건 반드시 중단시켜야 한다”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모독하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데이빗 버거’는 “난 도무지 포트리 시정부가 위안부기념비를 세워주는 게 이해가 안 간다. 위안부는 한국과 일본의 문제다. 이걸 허용하면 다음엔 아르메니아-터키 비극을 추모하자고 할 거고 그다음엔 아프리카 학살 추모비를 세우자고 할거다”라고 주장했다.

 일전퇴모(일본전범기퇴출시민모임)의 백영현 공동대표는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한인단체들이 잘못한 일인데 포트리 정치인을 마녀사냥하거나 화살을 돌려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가 된 ‘위안부의 성접대’라는 표현에 대해 포핸 의원이 ‘성노예라는 표현은 도리어 피해자들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 아니냐? 그래서 ‘위안부의 성접대가 강요됐다’로 한 것’이라고 설명하더라. 이번 일로 인해 한인사회가 그간 애써온 위안부 이슈 문제가 훼손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rob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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