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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低시대, 투자노하우ⓛ]아베노믹스 붕괴? 위기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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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3-05-30 05:58:00  |  수정 2016-12-28 07: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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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문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주도하고 있는 아베노믹스로 엔화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국내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가고, 자동차, 전기전자 등 일본과 수출 경쟁을 하는 산업의 실적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 일본 국채 금리가 치솟고, 니케이지수가 17년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하면서 아베노믹스가 위기를 맞은 가운데 국내에서는 '아베노믹스'를 둘러싼 분석이 한창이다. 일본의 아베노믹스와 엔화 약세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그리고 국내 시장은 이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을까. 도대체 투자 방향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 <편집자주>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일본이 수상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주도로 지난해부터 국채를 매입, 공격적 양적완화를 통한 엔화약세(엔저)를 유도하며 경기 부양을 꾀해오던 아베노믹스에 급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10월 8480포인트선에서 움직이던 일본 니케이지수는 아베노믹스가 시작된 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급등, 7개월여가 지난 23일 한 때 1만5942까지 두 배 가까이 치솟았지만 직후 17년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 1만4266까지 가파른 속도로 폭락했다.

 ◇아베노믹스, 왜 흔들리나

 문제는 국채금리였다.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일본중앙은행(BOJ)이 채권을 대규모로 매입해 시중 자금 공급량을 내년 말까지 현 138조엔에서 270조엔으로 늘리는 것이다.

 이를 통해 투자를 늘리고 엔저를 유도, 수출과 내수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급증한 일본 정부의 국가부채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일본 정부의 국채발행잔액은 789조3420억엔. 1년 전에 비해 30조엔 가량 증가한 수치다.

 일본은 지난해 말 기준 재정수입의 무려 24%를 이자 지급에 쓸 정도로 과도한 부채를 안고 있는 나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채 비중도 세계최고 수준이다. 

 일본 재무성 추산에 따르면 국채 금리가 1%p 상승할 경우 내년 채무상환 비용은 1조엔 증가한다. 이는 일본의 재정 불균형을 심화시켜 유럽의 사례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 '아베노믹스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아베노믹스를 향한 일본의 의지는 여전히 강력하다. 때문에 엔저 기조는 여전히 진행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금 시점에서 자산 시장이나 금융기관 활동에 과하게 낙관적인 기대감이 있다는 징후는 없다"며 '거품'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채권 금리가 1∼3%포인트 상승하더라도 금융 체계가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우려는 크지 않다고도 했다.

 아베 총리의 경제자문인 하마다 고이치 전 예일대 교수 역시 "아베노믹스는 현재 예상보다 더 잘 작동하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통화정책을 더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에는 '양날의 칼'

 국제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의 최대 피해국가를 '한국'으로 꼽아왔다.

 지난해 10월까지만해도 달러당 70엔대에 불과했던 환율이 102엔까지 치솟으면서 일본과 기계·운송장비 등 주력 수출제품군이 겹치는 한국이 가격 경쟁력 악화로 인한 수출 둔화를 겪게 됐다는 것이다.

 스티븐 킹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월20일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이 중국, 독일과 함께 아베노믹스의 최대 피해국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그는 "일본 경제가 상승하는 부분은 다른 수출 국가가 손해를 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때문에 엔저 정책이 상당시간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예언했다.

 그렇다면 흔들리는 아베노믹스는 우리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까. 전문가들은 일본의 혼란이 한국 경제에 '양날의 칼'로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엔저로 인해 시름에 잠겼던 국내 수출기업의 숨통이 트이고, 최근 서울증시에서 빠져나갈 외국인 투자자금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 전망이다. 29일 외국인들의 귀환으로 코스피지수가 2개월 만에 2000포인트를 돌파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일본 국채시장이 극도로 혼란스러워지고, 아베노믹스의 실패로 일본 경제가 다시 침체의 늪에 빠지는 것은 우리 경제에 달가운 일이 아니다. 일본 경제의 침체는 글로벌 경제 침체로 직결되고, 이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시장에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일본이 세계 최대 채권국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기업과 정부, 개인이 가진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 해외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296조3200억엔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경우 정부가 국채 이자를 내기 위해 아시아 지역의 채권 회수에 나서고, 그 경우 아시아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문가들 "엔저기조는 유지돼"…어떻게 투자할까

 전문가들은 일본의 엔저기조가 주춤하겠지만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관측했다. 올 연말 달러당 105~110엔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을 유지했다. 다만 달러화 강세로 인한 원화약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엔저가 큰 파괴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엔저의 공포에서 벗어나 낙폭과대주를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KDB대우증권 김학균 투자분석부 파트장은 "7월21일로 예정된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에는 엔저가 주춤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올해 말 달러당 105~110엔까지 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파트장은 "환율이 평가절하되면 3~6개월 동안 수출이 일단 감소하다가 증가하는 '제이커브 현상'이 나타나 수출·입과 관련된 안 좋은 수치들이 나오기 시작하겠지만 주가의 경우 지금까지 워낙 많이 빠져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 노근환 투자전략팀장은 엔저가 계속 진행될 것으로 관측했다. 노 팀장은 "엔저가 워낙 가파르게 상승해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본다"며 "미국의 양적 완화가 축소되면 엔화는 당연히 달러에 비해 약세로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엔저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돼 자동차, 철강 등의 종목 많이 떨어진 경향이 있다"며 "외환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주식에 투자하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권주원 연구원은 "엔저의 속도가 어느 정도 조절되겠지만 약세가 강세로 전환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올 연말 달러당 105엔선까지 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나대투증권 소재용 연구원도 "7월 이후 일본 정부가 엔화 약세 속도를 조절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100엔 이상에서 움직이겠지만 110엔 돌파에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그동안 과도한 조정을 받은 자동차주 등을 담는 전략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배재현 연구원 역시 "속도가 둔화되겠지만 엔화약세가 완전히 꺾여 강세로 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최근 니케이지수 폭락은 주가 쪽에서 기대의 적정성을 점검받는 것일 뿐이지 정책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해석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저 현상은 길게 봐야 한다"며 "달러 가치가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엔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아베노믹스가 성공하면 엔저로 가겠지만 실패한다고 해도 일본의 국가 신인도 하락으로 엔화가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김승현 투자전략부장의 생각은 달랐다. 김 부장은 "엔화가 달러당 100엔을 기준으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김 부장은 "니케이지수가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아베노믹스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며 "환율도 주식도 방향성을 뚜렷하게 잃어버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일본이라는 변수가 약화되고 유럽 변수가 강해질 것"이라며 "유럽에서 성장 동력을 찾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정유, 화학, 조선, 건설 등 그동안 위축됐던 업종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박정우 연구원 역시 "지금부터는 당분간 엔화 강세로 갈 가능성이 높고, 니케이지수는 고점을 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단기간에 많은 돈을 쏟아 부었기 때문에 지수가 단기에 상승한 것인데, 수입물가만 자극해서 소비둔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일본 증시는 쉬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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