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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거짓말에 담합묵인까지…4대강 '총체적부실' 재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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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3-07-10 21:13:29  |  수정 2016-12-28 07: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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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최재해 감사원 제1사무차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 설계·시공 일괄입찰 등 주요계약 집행실태에 관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발표에서 이명박 정부의 최대 국책사업인 4대강 살리기 사업이 한반도 대운하의 재추진을 염두에 두고 마스터플랜이 수립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3.07.10.  choswat@newsis.com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감사원이 10일 공개한 '4대강 살리기 사업 설계·시공 일괄입찰 등 주요계약 집행실태' 감사결과는 4대강의 '총체적 부실'을 재차 확인시켜 주는 증거자료였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1월 4대강 16개 보(洑) 중 15개 보에서 바닥보호공 등 안전시설물이 빠른 물살에 유실되거나 보의 본체가 균열현상을 빚는 등 총체적 부실을 지적하는 감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이번 감사에서 청와대가 깊숙이 개입한 가운데 이뤄진 이명박(MB) 정부의 거짓말과 사실상의 담합 묵인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4대강 논란은 안정성과 관련한 기술적 결함에서 MB 정권의 도덕성 문제로 확장될 전망이다.

 ◇4대강 사업은 '대운하'의 사전단계

 4대강은 MB 정부 내내 가장 큰 논란거리가 돼 왔던 국책사업이다. 2008년 12월 지역발전위원회(균형위)에서 녹색뉴딜사업으로 추진키로 결정한 뒤 2009년 6월 발표한 마스터플랜으로 구체화됐다.

 본래 4대 하천 정비계획으로 대운하와 함께 추진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마스터플랜에서 본류뿐만 아니라 4대강과 연결되는 주요 지류까지 포함되면서 사업이 커졌다.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 본류를 포함해 북한강, 섬강, 섬진강 등 모두 18개 하천을 생명이 넘치는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을 담았는데 본사업비와 연계사업비를 포함해 총 22조원 이상이 투입됐다.

 그럼에도 4대강 사업은 이름만 바꾼 '대운하 구상'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MB 정부는 4대강과 대운하와의 연계성을 부인하는데 상당한 노력을 할애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9년 6월 "이번 임기 중에 대운하를 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같은해 12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대국민 선언을 통해 '대운하 포기' 선언을 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4대강 사업이 대운하 사업이라면 한나라당은 파탄날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이 대운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부인키도 했다.

 하지만 이번 감사에서 당시 청와대의 적극적 개입으로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가 '한반도 대운하'의 재추진을 염두에 두고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MB 정부의 해명이 모두 거짓말로 드러난 셈이다.

 당초 균형위가 발표한 종합정비방안은 4대강 바닥의 흙을 퍼내는 준설작업은 홍수시 강물의 소통이 잘 안되는 협착부에서 2억2000만㎥ 규모만 실시키로 돼 있었다. 물을 가두는 보는 도심구간의 수위 유지 차원에서 소형 보 4개만 설치하는 수준으로 계획이 수립됐다.

 그러나 '사회적 여건변화에 따른 추후 운하 재추진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청와대 대통령실 요청에 따라 국토부는 이듬해 6월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면서 준설량은 5억7000만㎥로 늘리고 중대형 보 16개를 4대강 사업구간에 설치키로 했다. 이를 통해 낙동강의 최소수심을 6.0m에 맞추는 등 대운하(최소수심 6.1m) 수준과 유사하게 사업을 변경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하천정비 사업으로서의 완결성을 추구하려고 했다"며 "이에 더해 사회적 여건 변화에 따라 추후 운하가 재추진될 것을 대비했다"는 공식답변을 감사원에 보내왔다.

 하지만 대운하 추진 의혹 논란으로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이 소모되고 있는 상황에서 거짓말로 논란을 더 키우게 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운하와의 연계성을 고려해 깊어진 최소수심으로 필요 이상의 관리비용이 소요되고 수질관리가 어려워지는 등 경제적으로도 손해를 끼쳤다.

 ◇건설사 담합 사실상 '방조'

 그동안 언론과 시민단체에서는 4대강 사업에서 민간 건설사들의 담합을 정부가 사실상 눈 감아 줬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는데 이번 감사에서 이같은 정황도 일부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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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진형 기자 =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4대강 사업의 녹조라떼 재앙 기자회견'에서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명확한 4대강 사업 검증을 촉구하고 있다. 2013.06.10.  marrymero@newsis.com
 감사원은 우선 이 사업의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건설사들에게 담합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봤다. 국토부가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4대강을 추진하면서 민간 컨소시엄으로부터 경부운하 설계자료를 제공받고 대운하 설계팀과 함께 4대강 준설 및 보 설치계획을 협의했다는 것이다.

 또 국토부는 4대강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의 보안관리도 허술히 해 용역에 참여한 대형설계사들이 컨소시엄 소속 건설사에게 입찰정보를 사전에 유출하는 결과도 초래했다.

 그 덕분에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 등 대형 건설사가 경부운하 컨소시엄을 유지한 채 4대강 사업에 참여하게 됐고 손쉽게 낙찰예정자를 협의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2011년말까지 1차턴키 공사를 준공해야 한다는 이유로 4조1000억원(15건) 규모의 턴키공사를 일시에 발주해 경쟁을 제한한 것도 담합의 빌미를 제공한는 근거로 제시됐다.

 4대강처럼 대규모 수자원 턴키공사를 수행할 능력을 갖춘 시공 및 설계사가 소수에 불과한데도 사업을 서두르면서 일시에 많은 공사를 풀자 건설사끼리 '나눠먹기'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4대강 1차 턴키공사 입찰 담합과 관련한 조사 및 처리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견됐다. 공정위는 2012년 6월 4대강 정비사업 1차 턴키공사 입찰 당시 담합을 한 19개 중 8개사에게 과징금 총 1115억원을 부과하고 나머지 8개사에는 시정명령, 3개사에는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미 2009년 10월 건설사들에 대한 현장직권조사를 실시, 2011년 2월 심사보고서 초안을 작성하고도 타당한 사유 없이 2012년 3월까지 13개월 동안 사건의 추가 조사 및 처리를 중단했다가 뒤늦게 조치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도 당초 사무처에서 과징금 1561억원에 6개 업체를 고발키로 했다가 전원회의에서 과징금 규모가 1115억원으로 축소되고 업체 고발은 배제됐다.

 ◇MB가 '직접개입'했나?…공정위 '봐주기' 의혹도

 감사원의 이번 감사결과와 관련해 해소되지 않은 가장 큰 의혹은 이 전 대통령이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4대강 사업을 추진토록 직접 지시했는가 여부다.

 국토부가 청와대 대통령실의 요청에 따라 대운하 재추진 가능성을 고려해 마스터플랜을 짰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연성이 충분한 대목이다.

 감사원 최재해 제1사무차장은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운하라는 표현을 쓴 자료는 확보하지 못했지만 4대강 수심에 대해 지시한 부분은 몇 군데 나온다"며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다고 파악된 것은 없지만 대통령의 의중은 반영된 게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8년 12월2일 균형위 안의 사전보고시 "수심이 한 5~6m 되도록 굴착하라"는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얘기다. 국토부가 작성한 자료에서도 '향후 3~4m만 더 파면 운하추진이 가능하다', '4대강 사업의 궁극적 목표는 대운하와 동일하다'는 표현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공정위가 4대강 1차 턴키 담합의혹을 조사하면서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게 '건설사 봐주기' 차원이었느냐도 논란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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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옥상에서 '4대강의 진실을 밝혀라'라고 쓰여진 대형 현수막을 하늘에 띄우고 범국민적인 4대강 사업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제공)  photo@newsis.com
 당초 공정위는 12개 건설사에 156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임원들을 검찰 고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전원회의에서 건설사들의 소명을 받아들여 과징금 규모를 축소하고 고발도 하지 않기로 했다.

 이 때문에 야권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담합에 따른 부당 이득 규모에 비해 과징금이 너무 적고 검찰 고발까지 취소한 것은 공정위가 건설사를 감싸는 격이란 비판이 일기도 했다.

 특히 당시 공정위가 제재 발표를 하기 바로 전날 국토부가 해당 건설사들의 선처를 당부하는 공문을 보내 공정위가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것 아니냐는 의심도 샀다.

 특정 건설사가 담합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증거를 다수 확보하고도 과징금을 가중하지 않는 것으로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것도 의구심을 증폭시킨다.

 감사원은 당초 '입찰담합'으로 판단한 공정위 사무처 처리 결과와 달리 전원회의 과정에서는 '물량배분'으로 결정함에 따라 제재 수위가 크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원회의 합의내용에 대해 아무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어떤 근거로 판단을 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최 사무차장은 "어떤 논의를 거쳐 전원회의에서는 입찰담합이 아닌 물량배분으로 봤는지에 대한 내용이 전혀 파악이 안된다"며 "관련자 조사를 통해 진술을 받아 봤는데 여러가지 상황요건을 봐서 그렇게 결정했다고만 할 뿐 더 이상의 자세한 진술은 못 받았다"고 설명했다.

 ◇4대강 후폭풍 상당할 듯

 MB 정부의 최대 국책사업이었던 4대강 사업을 놓고 정부 차원의 거짓말이 밝혀지고 담합 방치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권에는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당장 야권은 이날 감사원 감사결과가 전해지자 '대국민사기극'이라며 이 전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4대강진상조사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이 전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대운하를 재추진하기 위해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에서 국회에 출석해 4대강 사업에 대해 거짓으로 증언한 당시 총리, 국토부 장관, 환경부 장관, 수자원공사 사장에 대해서는 위증 혐의로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여야 합의대로 4대강 사업 국정조사를 열어 4대강 사업 추진과정에서 조성된 비자금의 행방을 파악하고 4대강 사업 추진 주체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며 "새누리당은 4대강 사업 감싸기를 중단하고 4대강 사업 국정조사에 충실히 임하라"고 주장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국회는 즉시 4대강 관련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감사원은 밝혀진 위법사실을 즉각 검찰에 고발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진보정의당 김제남 원내대변인은 "뻔뻔한 거짓말로 대운하의 사전단계인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인 이 전 대통령과 국회에서 거수기 역할을 충실히 했던 새누리당은 이제라도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와대도 재빨리 MB 정부와 '거리두기'에 나섰다. 원자력 안전 문제와 마찬가지로 원천적인 책임은 과거 정권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이번 문제가 새 정부에게 부담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4대강 감사결과와 관련한 청와대의 공식입장에 대해 "사실이라면 국가에 엄청난 손해를 입힌 큰 일이며 국민을 속인 것"이라며 "전모를 확실히 밝히고 진상을 정확히 알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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