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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실험, 마침내 대중성 확보하다…f(x) '핑크 테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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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3-08-01 06:44:00  |  수정 2016-12-28 07: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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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룹 '에프엑스'(f(x))의 끝없는 실험이 드디어 정상 궤도에 오를 조짐이다.

 f(x)가 1년1개월 만인 7월29일 선보인 정규 2집 '핑크 테이프(Pink Tape)'가 음원차트를 휩쓸고 있다. 에스닉 기타 사운드와 흥겨운 퍼커션 리듬이 어우러진 팝 댄스 장르인 타이틀곡 '첫 사랑니'(Rum Pum Pum Pum)는 31일 밤 늦게까지 네이버뮤직, 멜론, 올레뮤직, 엠넷 등 음원사이트에서 실시간차트 1위를 질주했다.

 일렉트로니카를 기반으로 하는 f(x)는 2009년 데뷔곡 '라 차 타'때부터 신선하면서도 독특한 음악으로 주목 받았다. 이후 '누 예삐 오' '피노키오' 등 난해한 노랫말과 함께 복잡하게 얽힌 사운드가 특징인 노래들로 대박은 아니더라도 꾸준하게 인지도를 쌓았다. 팀 이름처럼 함수 같은 음악으로 마니아층을 구축한 것이다.

 그러다 지난해 6월 미니앨범 '일렉트릭 쇼크'로 음악적 완성도와 기량의 조합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평을 받았다. 이 앨범의 동명 타이틀곡으로 지난 2월 말, 실력파 위주로 수상자들을 결정하는 '제10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댄스 & 일렉트로닉 노래상'을 차지했다. 3월에는 북미 최대 음악페스티벌인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f(x)는 국내 최대 가요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멤버들의 뚝심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SM의 콘셉트 기획을 담당하는 아트디렉터 민희진씨를 비롯해 스태프들이 잡은 독특한 콘셉트를 멤버들의 다양한 개성으로 소화해내고 있다.

 유행을 앞서가고자 하는 철저한 기획형임에도 이런한 부분들이 크리스탈(19), 설리(19), 빅토리아(26), 루나(20), 엠버(21) 등 다섯 멤버들의 개성을 만나 비상한 그룹으로 승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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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핑크 테이프'의 수록곡들 역시 f(x)답다. 타이틀이자 1번 트랙인 '첫 사랑니'는 밴드의 북소리, 발소리 등이 리듬감에 방점을 찍는다. '럼펌펌펌'이라는 노랫말은 캐럴 '북 치는 소년'을 떠오르게 한다. 역시 평범하지 않은 멜로디와 리듬이지만 이전 곡들에 비하면 한결 쉽다. 이수만(61) SM 대표 프로듀서의 말마따나 기타와 드럼의 대화 같은 아기자기함도 있다. "벽을 뚫고 자라난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온다" 등 첫사랑을 사랑니에 비유한 노랫말도 독특하나, '누 예삐오' 같이 해석 자체가 힘들었던 곡들에 비할 바 아니다.

 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몸의 곡선을 이용하는 부드러움보다, 관절을 쓰는 절도 있는 특유의 안무는 이번에도 여전하다. 다섯 멤버가 유기적으로 흐르는 몸짓을 보이는 안무도 마찬가지다. 아니라 다를까, 이와 같은 기조를 유지한 f(x)의 또 다른 곡 '피노키오', '일렉트릭 쇼크'로 호흡을 맞춘 안무가 질리언 메이어스의 작품이다.

 주인을 사랑하게 된 그림자의 이야기를 재치있게 그린 가사가 돋보이는 '미행'(그림자)은 f(x)의 매력을 극대화한 곡으로 이번 앨범 수록곡 중 최고가 아닌가 싶다. 귀엽고 사랑스런 느낌이 다분한 얼터너티브 팝이다. 이번 앨범의 티저와 같았던 '아트 필름'에 수록돼 미리 선보였던 음악으로 몽환적인 매력을 오롯이 드러낸다. 조곤조곤 시작하는 보컬은 소녀적 감수성을 물씬 풍긴다. 

 '프리티 걸'은 엠버의 랩이 인상적으로 조금은 강해진 f(x)의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이어지는 수록곡 '킥'과 '시그널', '스텝'은 일렉트로니카 사운드의 새로운 실험이다.

 '굿바이 서머'는 엠버가 처음 작곡한 곡이다. 언뜻 f(x)의 기존 히트곡 '핫 서머'의 후속곡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어쿠스틱 풍의 편안한 노래다. 그룹 '엑소' 멤버 디오(20)가 피처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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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플레인'은 대중적인 후렴구와 중간중간 실험적인 사운드가 적절하게 혼합된 곡이다. '토이'와 '여우 같은 내 친구'는 f(x)의 발랄하고 귀여운 면모를 살린 노래다.

 11번째 트랙 '스냅샷'도 빛난다. 스윙 재즈 느낌으로 시작해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 쏟아진 아이돌 그룹의 웅장한 고딕풍 음악이 녹아들어갔다. R&B 리듬과 강렬한 록 사운드의 조합이 독특한 '엔딩 페이지(Ending Page)'가 총 12곡이 실린 앨범을 마무리한다.  

 전체적으로 대중에 한 발 더 가까워진 앨범이다. f(x), 정확히 말하면 SM의 실험이 정점에 올랐고 SWSX 등에서 공연하며 기량을 끌어올린 f(x) 멤버들이 이를 한결 여유롭게 수용했다. 음원차트의 선전이 이를 증명한다. 아니면, 대중이 이제 실험을 받아들일 때가 됐거나.

 f(x)의 일렉트로니카 실험, 드디어 대중성과 접점을 찾다 ★★★★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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