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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자연사박물관 日전범기 벽화 제거하라” 뉴욕한인학부모협회 항의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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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4-03-04 14:16:45  |  수정 2016-12-28 12: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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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세계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뉴욕자연사박물관에 그려진 노골적인 일본 전범기(욱일기)가 도마 위에 올랐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공동회장 최윤희 라정미)는 3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자연사박물관에 전범기가 벽화로 장식돼 있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원형 홀 남쪽 벽에 가로 10m 세로 18m의 초대형으로 미국의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즈벨트(1858-1919)를 추모하기 위해 1935년 윌리엄 앤드류 맥케이가 작업한 것이다. 왼쪽 하단에 일본제국주의 군인이 대검을 부착한 총을 들고 있는 위에 전범기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2014.03.03. <사진=뉴욕한인학부모협회 제공>  robin@newsis.com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뉴욕 자연사박물관에 그려진 노골적인 일본전범기가 도마 위에 올랐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공동회장 최윤희·라정미)는 3일 “뉴욕 맨해튼의 자연사박물관에 일본 전범기(욱일기)가 그려진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자연사박물관에 전범기가 벽화로 장식돼 있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전범기는 자연사박물관의 메인 로비 격인 원형 홀 남쪽 벽에 그려져 있다. 초대형 공룡의 화석이 전시된 곳으로 자연사박물관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기도 하다. 벽화는 가로 10m 세로 18m 크기로 모두 3개 벽에 그려졌으며 미국의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즈벨트(1858-1919)를 추모하기 위해 1935년 윌리엄 앤드류 맥케이가 작업한 것이다.

 일본 전범기는 지난 2012년 2년 간의 보수 작업을 마치고 일반에 공개된 남쪽 벽화 오른쪽 하단에 그려졌다. 일본 제국주의 군인이 대검을 부착한 총을 들고 있는 위에 전범기가 선명하게 그려져 한인 등 동아시아 역사를 아는 관객들의 소름을 돋게 한다.

 벽화의 내용은 루즈벨트 대통령의 통치 시대와 업적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들이다. 가령 남쪽 벽화는 1909년 퇴임 후 10개월 간 아프리카 일대를 여행했을 때를, 북쪽 벽화는 파나마 운하 건설을 각각 묘사했다. 문제의 남쪽 벽화는 1905년 러·일 전쟁 직후 포츠머스 회담을 주선한 그의 역할과 시대 배경을 다룬 것이다.

 20세기 초의 시대상을 반영한 벽화라는 점에서 욱일기와 일본 제국주의 군인의 모습은 일견 자연스럽기도 하지만 뉴욕 한인학부모협회는 일본 전범기에 대한 무지가 이 같은 결과로 나온 것이라는 입장이다.

 최윤희 회장은 “만일 나치 전범기라면 자연사박물관이 절대로 벽화로 그리지 못했을 것이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지만 미국인들이 욱일기가 나치기와 똑같은 전범기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루즈벨트 대통령은 재임 시절 일본의 조선 지배를 용인한 카스라-태프트 밀약을 지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본래 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추구했지만 러·일 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자 조선의 희생을 대가로 필리핀을 차지한 것이다.

 뉴욕 한인학부모협회는 4일 회의를 열고 자연사박물관의 전범기 벽화에 대한 성명서 발표와 이를 조속히 제거하라는 항의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그러나 루즈벨트가 미국의 존경받는 역대 대통령 중 하나로 아버지는 자연사박물관 창설 멤버이고 그 또한 박물관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항의가 될 전망이다.

 박물관측이 문제의 벽화는 역사적인 것으로 일본 전범기를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윤희 회장은 “이곳을 찾는 수많은 아시아 관객들의 고통을 생각해야 한다. 자연사박물관은 특히 많은 어린이들이 체험 학습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일본 전범기가 그려진 이곳에서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겠나? 제거에 앞서 이 깃발이 나치 전범기와 똑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박물관측이 표시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rob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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