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법원/검찰

울산 의붓딸 학대 사망 살인죄 유지 안된 이유는?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4-04-11 16:06:44  |  수정 2016-12-28 12:36:09
associate_pic
【울산=뉴시스】장지승 기자 = 11일 울산지방법원에서 8살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박모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를 적용해 징역 15년이 선고되자 하늘로 소풍간 아이들 모임의 공혜정 대표 등이 사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4.04.11.  jjs@newsis.com
【울산=뉴시스】유재형 기자 = 울산지검은 지난해 11월 일명 '서현이 사건'의 피고인 박모(40)씨를 아동학대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살인죄로 기소했다.

 검찰은 김형준 형사2부장검사와 구민기 아동학대 전담검사 등 총 4명의 검사로 '서현이 사건 공판 준비팀'을 꾸려 재판을 준비했다.

 공판준비팀은 이번 사건의 특성을 분석하고, 관련 국내 판례 2건과 영국·독일·미국 판례 5건을 심층분석했다.

 또 시민 15명으로 구성된 검찰시민위원회를 열고 살인죄와 상해치사죄 등의 적용 여부를 놓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적정한 구형을 결정하기 위해 유관기관과의 간담회도 개최했다.

 지난달 1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형준 형사2부장이 직접 참석, 30여 분간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며 공소유지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날 검찰은 박씨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폭력을 행사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경우에 인정된다. 

 어린아이의 갈비뼈는 유연성이 있어 성인의 갈비뼈보다 부러지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 강력한 폭력이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아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박씨가 했을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당시 검찰이 밝히 사건 개요에 따르면 지난해 10월24일 계모 박씨는 55분 동안 피해자를 주먹과 발로 머리·가슴·옆구리·배 등을 무차별적으로 때렸다.

 이로 인해 갈비뼈 16개가 골절됐고 부러진 뼈가 양쪽 폐를 찌르면서 피해자가 사망하게 됐다.

 계모 박씨에 의한 폭력은 2011년 5월부터 수 차례 있었던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당시 학대로 피해자의 대퇴부가 골절되고 손과 발에 심재성 2도 화상(치료기간 12주)을 입는 등 범행방법의 잔혹성, 기간의 지속성 등을 고려 엄벌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살해의도를 입증하기 어려워 공소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associate_pic
【울산=뉴시스】장지승 기자 = 11일 울산지방법원에서 8살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박모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를 적용해 징역 15년이 선고되자 아이 친 어머니가 법정 앞을 떠나지 못하고 변호사에 기대 울고 있다. 2014.04.11.  jjs@newsis.com
 검찰은 재판과정에서 이번 사건처럼 피고인이 살인의 고의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흉기없이 손발로 무차별적 폭력을 행사해 피해자를 숨지게 한 2건의 국내 판결을 근거로 공소유지를 자신했다.

 2006년 4월 퇴직금을 다단계 회사에 투자해 손해를 보자 12시간 동안 주먹과 발로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대법원 판결과 2008년 결혼생활을 거부하는 외국인 신부를 때려 숨지게 한 대전고법 판결이 그것이다. 당시 두 사건은 모두 살인죄가 인정됐다.

 또 검찰은 '2013년 영국 다니엘 펠카'2007년 독일 카놀리나'3013년 미국 엘리존슨'2013년 에드나 헌트'2012년 릴리 퍼노'사건 등 이번 사건과 수법, 피해자 연령, 학대 기간 등이 유사한 외국의 아동학대 살인사건 5건을 분석했다.

 아울러 아동학대 처벌강화를 요구하는 사회적 요구 등도 검찰의 살인죄 기소에 한 몫했다.  

 반면 변호인측은 이번 사건이 아이의 거짓말에 순간 화가 나 훈육의 방법으로 이뤄진 폭력에 의한 우발적 사건으로 살인죄를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실제 아이가 도벽이 있었다는 상담기관의 진술, 아이의 건강과 교육에 상당한 생활비를 투자한 사실, 아이가 박씨의 학대로 화상을 입었을 당시 정성으로 돌 본 사실 등에 비춰볼 때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흉기 등의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지 않았고 가격 부위가 옆구리, 엉덩이 등 치명적 부위가 아닌 점, 실제 폭행시간은 수 분에 지나지 않은 점도 우발적 폭력에 의한 사망 근거로 들었다.

 또 외국 판례의 예가 피해자에 10시간 이상의 지속적 폭력을 가했거나 목을 조르는 등의 경우여서 서현이 사건과는 연관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박씨에게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는 변호인의 손을 들어줬다.

 범행 장소가 피고인의 집이어서 마음 먹기에 따라 흉기 등을 사용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음에도 오로지 손과 발을 이용해 피해자를 구타하고 치명적이라고 생각되는 머리와 몸통 부분을 구분해 폭행한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또 폭행 당시 출혈이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은 없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는 등의 심각한 상황임을 피고인이 인식할 수 없었던 점,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된 골절된 일부 갈비뼈가 피고인의 심폐소생술에 의해 골절됐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도 고려됐다.

 you00@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

사회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