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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반러시아 감정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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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4-07-21 17:15:59  |  수정 2016-12-28 13:05:43
【쿠알라룸푸르=AP/뉴시스】이수지 기자 =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MH 17편이 친 러시아 반군에 피격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말레이시아에서 정부와 세계 정상들에게 대 러시아 경제제재 강화, 러시아제 상품 불매 운동 등 더 강력한 반러시아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반감은 이슬람 관습에 따라 가능한 한 빨리 치러야 하는 MH 17편 탑승 희생자 가족들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기인하고 있다.

 여객기가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추락했으나 분리주의자들은 응급대원들의 희생자 시신 수습을 방해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 문제로 말레이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반러 감정이 심화됐다. 지난 18일까지만 해도 누구를 지적하지 않도록 주의했던 정치인들조차 이 문제를 참지 못하는 듯 보였다.

 카이리 자마루딘 말레이시아 청소년체육부 장관은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친 러시아 테러 단체가 존엄을 가지고 MH 17 희생자들을 처리하지 않고 있다”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에게 이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쇼핑몰로 가는 시민들은 아직도 TV 화면 속 끔찍한 말레이시아 여객기 추락 현장 모습의 충격에 헤어나지 못했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강화와 국제사회의 러시아제 상품 불매 운동을 촉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교육계에서 일하는 제한 아부 마카르(27)는 "말레이시아 정부와 전 세계가 이 사건에 대해 뭔가를 해야 한다"며 “러시아에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러시아가 계속 협력하지 않으면 모든 말레이시아 국민이 러시아제 상품 불매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쇼핑몰 밖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퇴직자인 찰스 푸도 "러시아는 대국이고 말레이시아는 소국이라서 전 세계가 러시아제 상품을 사지 않으면 말레이시아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며 전 세계 러시아제 불매 운동 의견을 같이했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러시아의 주요 무역 상대국이다. 러시아는 지난 10년 간 말레이시아 공군에 수호이 전투기 18기를 제공하는 등 말레이시아군의 주요 무기 공급 국가다.

 말레이시아에 있는 모나쉬 대학의 제임스 진 정치학 교수는 이번 사건으로 러시아와 말레이시아 관계가 심각하게 악화할 가능성은 낮지만, 공식 조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말레이시아 정부가 정말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며 "러시아가 이 조사에 열쇠를 쥐고 있어 현재 말레이시아 정부가 러시아를 적대시할 수 없는 처지"라고 덧붙였다.
 
 이성적으로 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일부 있다.

 말레이시아 정책연구소 민주주의와 경제 정책 연구소의 트리샤 예오 소장은 말레이시아 국민이 너무 분노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국민들이 철저한 조사가 끝나 이 조사 결과에서 책임자가 정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말레이시아 국민은 모든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정치 상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확실히 이번 사건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 나는 조사가 끝나길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러시아를 포함해 모든 정부가 조사가 철저하게 이뤄지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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