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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토이 음악은 민폐"…7년 만에 돌아온 음악계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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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4-11-13 19:23:29  |  수정 2016-12-28 13: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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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1인 프로젝트 그룹 '토이'(사진=안테나뮤직 제공)
처음으로 돌아간 마음…손악보 다시 그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유희열(42)은 송라이터다. 그와 절친한 동년배 뮤지션인 이적(40), 김동률(40)도 싱어송라이터다. 이적·김동률은 자신들의 목소리로 자신들의 앨범을 채운다. 가창력이 출중하지 않은 유희열은 대신 객원 보컬의 힘을 빌린다.

 유희열은 영화계에 비유하면 감독이다. 배우(가수)의 대본(가사·멜로디)을 쓰고 연기 지도(프로듀싱)를 한다. 그가 이끄는 1인 프로젝트 그룹 '토이'는 하나의 프로덕션이다.  

 유희열, 즉 토이가 7년 만인 18일 발표하는 정규 7집 '다 카포(Da Capo)'는 영화감독으로서 그의 내공이 드러난다.  

 그 역시 13일 오후 서울 신사동에서 기자들 상대로 열린 '다 카포' 음악감상회에서 "영화 시사회장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를 영화 연출이라고 여기시고요"라고 말했다.

 이번에 그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의 라인업은 화려하다. 타이틀곡 '세 사람'의 성시경을 비롯해 '리셋'의 이적, '굿바이 선, 굿바이 문'의 듀오 '악동뮤지션' 멤버 이수현, '너의 바다에 머무네'의 김동률, 'U & I'의 크러시 & 빈지노, '인생은 아름다워'의 힙합레이블 아메바컬쳐 소속의 힙합듀오 '다이나믹 듀오' 자이언티·크러시, '피아니시모'의 김예림, '그녀가 말했다'의 권진아, '언제나 타인'의 선우정아로 쟁쟁하다.

 4집 '나이트 인 서울'로 추정된다. 유희열이 컴퓨터와 신시사이저로 음악을 만들기 시작하던 때다. 그는 '다 가포'를 만들면서 다시 예전처럼 '손악보'를 그렸다고 했다. 앨범 타이틀 '다 카포'는 '처음으로 돌아가 연주하라'는 의미를 가진 음악 용어다.

 "6집을 만들 당시 주변 사람에게 감사한 일이 많았어요. 제 삶이 복받았다고 느꼈죠. 그래서 앨범 제목이 '땡큐'였어요. 그 때 이후로는 더 이상 (음악작업을) 안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공연을 하면서도 마지막 공연이라고 생각했고요. 7년이 지나고 나서 친구들의 도움으로 다시 만들게 됐죠. 누군가가 세상을 떠나기도 하고 변화도 있었고요. 예전 음악하던 떨리는 마음을 다시 찾고 싶었죠." 그래서 연주음악인 인트로 '아무도 모른다'에 이어지는 첫 트랙이 다시 시작하는 단추를 누르는 의미를 담아 '리셋'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굿바이 선, 굿바이 문'의 팝 트랙은 1980~90년대에 대한 오마주다. 이 곡의 편곡을 같이 한 송성경과 함께 좋아한 뮤지션으로 1980년대 초반 유럽 팝계를 풍미한 싱어송라이터 에프. 알. 데이비드의 '워즈'를 재현해보자는 심정으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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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1인 프로젝트 그룹 '토이'(사진=안테나뮤직 제공)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3년 전부터 고민했어요. 그간 사운드에 대한 작업에 신경을 썼는데 제 영역과 어긋나더라고요. 제 주변의 윤상 씨 같은 분이 잘하죠."

 토이표 발라드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깨닫고 만든 '세 사람' 역시 자신이 잘하는 음악이다. "누군가 제 곡에 대해 '청춘드라마'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예컨대 김동률 씨의 발라드는 대륙적인 느낌이 강하잖아요. 가슴을 후벼파는 느낌도 있고. SG워너비나 바이브는 애절하고요. 제가 쓰는 발라드는 '울면서 달리기'예요. 절대로 눈물을 안 보여주는 스타일이 좋아요. 가수들에게도 감정을 싣지 말라고 하죠. 영화로 치면 이와이 슈운지 감독 같은.  그 분의 '4월 이야기'를 볼 때 저릿저릿했어요. 그 감성을 곡에 담고 싶었습니다."

 같은 매니지먼트사 뮤직팜 소속인 이적과 김동률을 한 음반 작업에 동참시켰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은 한 때 듀오 '카니발'로 함께 활동하기도 했으나 각자 음악 작업 때문에 뭉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토이의 음반에 함께 크레딧을 올렸다. 이적, 김동률, 유희열의 이름을 한 음반에서 볼 수 있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예전 뾰족한 게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 하하하. 오랫동안 같이 음악을 한 사람들이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점점 가지치기가 되면서 한명 한명이 소중해지는 거죠. 7년 전이면 이렇게 작업하기 힘들었을 거예요."

  음악을 공개하기 전 셋리스트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곡은 힙합 솔 가수 크러시 & 빈지노의 'U & I', 힙합레이블 아메바컬쳐 소속의 힙합듀오 '다이나믹 듀오'·자이언티·크러시의 '인생은 아름다워'였다. 유희열이 기존 자신의 색깔과 먼 힙합음악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 때문이었다. 막상 들어본 두 곡은 부드러운 팝, 칙 코리아나 GRP 그룹이 선보이는 퓨전 재즈 풍이었다.  

 유희열 역시 "절대 힙합 도전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인생은 아름다워' 같은 경우는 페스티벌에서 가장 신나게 들을 수 있는 트랙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U&I' 역시 처음에 제가 부르려고 했던 곡이었죠. 토이 앨범에서 시도하지 않은 랩, 창법을 보여준 거죠."

 김연우, 김형중, 변재원 등 기존 토이 발라드를 대표하는 가수 라인업이 빠져서 일부에서 "배신했다"는 농담이 나오기도 했다. "그 분들과도 작업했어요. 이번 앨범과 색깔이 맞지 않아서 잠시 미뤄뒀을 뿐이죠"라고 웃었다.  

 유희열은 최근 세대에게는 '방송인'으로 축약된다.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MC를 비롯해 'SNL코리아' 진행자, SBS TV 'K팝스타' 심사위원, tvN '꽃보다 청춘' 출연자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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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1인 프로젝트 그룹 '토이'(사진=안테나뮤직 제공)
 "4, 5집 때는 흐름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어요. 지금은 현역 선수 같은 느낌이 들어요. '스케치북' 하면서 크러시, 이수현 같은 후배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하게 됐죠. 방송을 통해서 변화된 지점이 있다면 이런 부분이에요."

 '꽃보다 청춘'에서 "예전의 정서가 나오지 않는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20대 때는 3일 동안 밥도 안 먹고 피아노 앞에 앉아 있을 수 있었어요. 지금은 30분 정도 앉아있으면 피곤해요. 하하하. 예전 만큼 열심히 하지 않고 있다는 불안감이 들기도 하죠. 그런데 취업 준비생 분들도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고 하시잖아요. 제 이번 음반 작업도 그랬어요. 그냥 무작정 악보를 그리고 편곡을 하고 있으면 불안감이 사라지더라고요. 3년 동안 그 전에 앨범에 쏟아부은 시간의 총량을 채운 거죠."

 토이의 앨범은 '민폐'라고 표현했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앨범"이기 때문이다. "저는 보컬리스트들이 연기를 해줘야 하는 입장이에요. 앞으로도 주성치 영화 같았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얼굴도 나오지만 오맹달처럼 비슷한 사람들도 여전히 나오잖아요. 그간 제 앨범의 크레딧을 보면 1990년대부터 음악작업을 하신 분들의 이름이 다 들어가 있어요. 제게는 참 고마운 일이죠."

 디지털로 재편된 음악 시장에서 여러번 수정이 가능하다는 걸 장점으로 꼽았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이 있다. 특히 전면에 드러나는 보컬 외에 곡 작업을 한 이들의 수고가 가려져 있다는 점.

 "음원 위주로 재편되다 보니 크레딧이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됐죠. 앨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크레딧이거든요. 누가 기타를 쳤고 편곡을 했고가 중요하죠. 음원 사이트에 들어가면 크레딧이 안 나오더라고요. 기타를 누가 쳤는지, 믹싱을 누가 했는지 알아보려면 기획사에 직접 전화를 해야 해요. 제 앨범에는 참여한 사람들 모든 얼굴 사진이 들어가 있어요. 제가 본래 세션(건반주자) 출신이라 조명감독님, 음향감독님, 미술감독이 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이번 앨범의 공동 프로듀서로 나선 듀오 '페퍼톤스'의 신재평을 비롯해 함춘호, 이장원, 이규호, 강화성, 박인영, DJ 소울스케이프(박민준)…. 유희열 앨범의 또 다른 재미는 크레딧에서 발견되는 쟁쟁한 이름들이다. 영화가 끝나고 올라가는 크레딧을 다 봐야 영화를 한편 다 봤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유희열의 음반도 그렇다. '대중음악계의 영화감독', 유희열에게 어울릴 법한 새 수식어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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