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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내 한국인 대상 증오연설은 식민지 문화 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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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5-01-09 20:18:41  |  수정 2016-12-28 14:24:57
 서승 교수, 한일 국교 정상화 국제학술 대회서 발표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일본 사회 내 헤이트스피치(hatespeech·증오연설)의 근본적인 원인이 일본의 식민지배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결과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승 리츠메이칸대 특임교수는 한일수교 50주년을 맞아 9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한일국교 정상화 50년 과거 청산의 과제: 재일동포 문제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최근 일본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에서는 주말마다 헤이트스피치가 일어난다.

 이들은 '조선인은 떠나라',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바퀴벌레, 구더기 조선인', '좋은 한국인도 나쁜 한국인도 모두 죽여버려라' 등의 과격한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시위를 벌인다. 최근에는 '남경대학살이 아니라 일본 도심부에서 대학살을 합시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서 교수는 일본 사회의 헤이트스피치의 근원이 식민지배 시대로부터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당시 조선총독부는 토지 소유와 상거래 관계는 물론 언어와 종교 등 국민 자체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시행했다. 조선총독부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선 민족 열등론을 만들었다. '조선인은 일본인보다 열등하다', '불결하고 거짓말을 잘하고 나태하다' 등 우성학적 시각을 만들어 퍼뜨렸다.

 해방 후에도 일본 사회 내에서 이를 바로잡을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았고, 재일동포를 차별하고 혐한(嫌韓) 논리를 재생산했다.

 서 교수는 "원래 일본인이 한국 사람을 싫어한 것이 아니라 제국주의 시절 식민지 지배의 논리가 반영된 것"이라며 "이는 우성학적인 시각으로 대량 학살을 일으킨 나치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식민지배의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과거 정부의 외교 정책에도 반한(反韓) 분위기가 생긴 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1951년 10월 한·일 예비회담이 개최된 뒤 14년 동안 협상을 끌어오다가 급하게 '봉합'돼 식민지배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다.

 서 교수는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고 경제개발을 서두른 박정희 정부는 대일청구권을 포기하고 일본으로부터 '독립 축하금'이라는 경제협력자금을 받아들였다"며 "과거를 청산해야 하는 의무를 지닌 한일협상이 청산을 2차적인 문제로 여기고 양국 관계를 봉합했기 때문에 그 사명을 다 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후 독도의 날 제정과 관련한 노무현 정권의 강경한 대응이 일본 우익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혔고, 급격한 혐한 정서가 일본 사회를 지배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며 "이 무렵부터 일본 각지의 한국 영사관을 표적으로 공격하는 풍경이 일상화됐다"고 설명했다.

 또 "2012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에 방문해 일본 내에서 많은 반발을 초래했다"며 "이 같은 분위기는 헤이트스피치를 선동하는 우익 단체의 등장과 더불어 4~5년 전부터 부쩍 심해졌다"고 덧붙였다.

 jh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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