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어린이집 기획]③"교사 자질 높인다?"…'사후약방문' 정부 대책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5-01-26 08:58:50  |  수정 2016-12-28 14:29:06
associate_pic
【수원=뉴시스】강종민 기자 = 경기 수원지역 어린이집 원장 500여명이 22일 오후 수원시청에 모여 아동학대 예방 실천 결의대회를 열어 '아동학대 근절', '영유아 인권존중', '안전사고 예방', '보육교사 근무환경 개선' 등을 외치고 있다. 2015.01.22  ppkjm@newsis.com
【인천=뉴시스】차성민 기자 = 최근 인천 어린이집 원생 폭행사건 등으로 촉발된 아동학대 사건의 본질은 부실한 제도와 관리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정부와 여당은 오는 3월부터 전국 어린이집에 폐쇄회로(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했다. 정부는 폐쇄회로 설치를 어린이집 폭행 사건의 대책으로 내놨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건이 발생한 곳에는 CCTV가 설치돼 있었다. 그렇다면 이미 CCTV가 설치된 어린이집에 대한 대책은 무엇일까. 뉴시스는 '제2의 송도 어린이집' 사건을 막기 위해 '아동 학대' 원인과 근본적인 해결책을 4회로 나눠 싣는다. 

 지난 24일, 황우여 사회부총리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황교안 법무부 장관, 강신명 경찰청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른바 '인천 어린이집 폭행 사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날 회의는 최근 인천 연수구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이후 정부의 후속대책 마련이 부실하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됐다.

 황 부총리는 모두 발언을 통해 "유아교육과 보육교육 간 질적 차이를 줄이고 어린이집 환경을 개선하겠다"며 "보육교사 양성과정과 근무여건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보육교사 자격 취득을 강화해 교사의 자질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보육체계의 구조적 개선이 아니라 정부가 그간 내놨던 아동학대 대책을 재탕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2일 열린 교육부,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이미 정부는 "아동학대 보육시설을 폐쇄하고 유치원과 유아 대상 학원에 CCTV 설치를 늘리겠다"며 "수사·의료 기관과 연계해 아동학대 사건에 신속 대응하는 등 안전한 유아교육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보육교사의 자격요건을 강화하기 위해 보육교사 자격취득에 필요한 시간과 난이도를 높이고 인·적성 검사도 의무화하겠다"며 "보조교사 확대, 업무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정서·심리상담 프로그램 제공 등으로 교사의 근무환경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긴급회의를 열고 낸 방침을 두고 사후약방문식 방안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가 최근 몇년간 반복해서 발표한 감시·처벌 위주의 아동학대 방지대책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못한 정책안이기 때문이다. 

 인천에서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고 있는 최미숙(33·여)씨는 "문제가 터질때 마다 보육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단 한번도 제대로 시행된 적이 없다"며 "정부가 보육교사를 이렇게 대접하는데, 누가 보육교사로 지원을 하겠나. 문제는 시스템 개조"라고 지적했다.

 이런 최씨의 주장은 보육교사의 현실적 여건과 궤를 같이한다.

 그나마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은 호봉에 따라 월급이 조금씩이라도 오르는데 반해, 민간, 개인 어린이집의 경우에는 이 마저도 적용받지 못한다.

 근로기준법상 최저 임금만 지키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국공립 어린이집 비율이 전체의 5.2%에 불과하고 민간· 개인· 가정 어린이집 비율이 90% 가량 차지한다.

 최저 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고 근무를 하고 있는 보육교사들이 넘쳐난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로 충북 청주시는 지난해 8월 한 달간 직장(17곳), 사회복지법인(52곳), 민간(270곳), 가정(454곳), 국공립(18곳) 등 시내 811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방문·설문 전수조사를 벌였다.

associate_pic
【인천=뉴시스】최태용 기자 = 인터넷 카페 '아띠맘' 회원 100여명이 19일 오전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최근 일어난 '인천 송도 어린이집 원아 폭행' 사건을 규탄하고 재방 방재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의무 설치', '보육교사 처우 개선' 등을 요구했다. 2015.01.19  1981rooster@newsis.com
 그 결과 교사들의 본봉(1호봉)은 직장어린이집이 154만 3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국·공립(149만3000원), 사회복지법인(142만3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민간 어린이집은 117만 6000원, 가정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110만3000원의 기본급을 받았다. 

 정부가 확정 고시한 작년 최저임금(월 108만8890원·시간당 5210원) 수준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특히 민간이나 개인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호봉 체계는 적용받지 않는다.

 국공립 어린이집 채용공고에 보육교사들이 몰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육교사들이 최저임금 수준의 처우를 받고 있다보니, 보육교사가 될 수 있는 문턱도 낮다.

 현재 보육교사 자격취득의 경우 1급, 2급, 3급으로 나뉜다.

 3급은 고졸 이상 학력에 대학부설 교육원에서 65학점 이상 수료하면 된다.

 2급은 전문대학, 학점은행제를 통해 보육관련 학점을 51학점 이상 이수하거나 보육 3급을 취득한 뒤 2년 보육경력에 승급교육을 받으면 획득할 수 있다.

 1급은 2급 취득 후 3년 경력을 쌓고 승급 교육을 받으면 된다.

 문제는 자격 취득이나 승급과정에서 시험을 단 한번도 치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인성은 물론 자질 또한 검증할 수 있는 과정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2015년 1월 현재 보육교사 자격증 취득자는 전국적으로 86만 2065명에 이른다. 이 중 현직 종사자는 25% 수준인 21만 8500여명이다.

 처우가 낮다보니 자격증만 따 놓고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보육교사 1급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김미선(44)씨는 "최저 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고 하루종일 아이와 싸우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냐"면서 "어린이집에서 7년을 근무하고 도저히 버틸수 없어 현재 마트에서 계산원으로 일하고 있다. 금전적이나 심적이나 지금이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csm77@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