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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근절 심포지엄…"순환보직제 손 보고 사용자 책임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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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5-03-25 14:00:00  |  수정 2016-12-28 14:45:36
【서울=뉴시스】변해정 기자 =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성범죄 근절 심포지엄'에서는 대학·직장 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범죄를 뿌리뽑기 위한 법률·인권 전문가들의 제언이 쏟아졌다.

 이날 첫 발제자로 나선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은 성폭력 사건 전담자들의 잦은 부서이동으로 전문성을 막는 '순환보직제'를 손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특별법)상 성폭력 사건은 전담 수사관·검사·재판부에 의해 진행토록 규정하고 있으나, 순환보직제에 의해 1~2년 만에 부서를 옮기다보니 전문성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이 소장의 판단이다. 

 이 소장은 "성폭력 전담자들이 1, 2년이 지나면 다 바뀌는 탓에 전문성과 인권감수성이 쌓일 수 없는 구조"라면서 "10년 이상 한 분야에 전념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형사사법절차상 담당자들의 전문성이 보장되는 사회라면 처벌 가능성은 훨씬 높아질 것이고, 이는 허상뿐인 처벌 수위의 강화 보다 더 큰 범죄 근절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법·제도의 평가 척도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이 소장은 "새로운 법 개정보다 시급한 것이 기존에 마련돼 있는 법·제도의 실효성 제고"라면서 "안타깝게도 현재 법·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평가에 필요한 구체적인 척도조차 개발돼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책 하나하나의 이행과정을 담당자의 인식점검에서부터 예산집행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짚어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사용자 책임을 강화하자는 견해도 제시됐다. 대학·직장 내 '성폭력 담당자'를 지정하고 업무 처리절차에 관한 규정을 만들도록 의무화한 뒤, 이를 위반했을 때 과태료를 매기는 식의 제재 수단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법무법인 원 이유정 변호사는 "성범죄 발생 후 법적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조직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성희롱에 대한 처벌 근거규정인 '남녀고용평등법'과 같이 성폭력에 관한 근거 규정을 만들고 이 의무를 다하지 못해 성폭력이 발생한 경우 사용자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라고 언급했다.

 대학 평가에 성범죄 예방 및 처리 관련 항목을 포함시키고, 교육부 내 성평등 전담부서를 설치하자는 대안도 있었다.

 서강대 성평등상담실 김영희 교수는 "대학의 13개 필수공시정보에 '학내 성폭력·성희롱 예방지원체제 구축 및 운영현황' 평가항목을 포함하고, 기관평가인증의 평가영역과 평가부문에 평가준거를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과거 정부 각 부처에 설치했던 여성정책담당관실이 폐지된 후 대학에서도 성평등 정책의 강조점이 희석되고, 관련 부서와의 업무 협력·지원이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우려된다"면서 "교육부 내 성평등 업무 전담부서를 꾸리고 전문인력을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은 경찰청이 한국여성변호사회,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와 공동으로 개최했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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