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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엘리엇 전쟁③]키(KEY) 쥔 국민연금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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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5-06-09 22:17:02  |  수정 2016-12-28 15:07:46
1대 주주 국민연금 기존 9.98% 지분에 추가 매입분 더하면 11.8% 넘어선 듯

【서울=뉴시스】한상연 기자 =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삼성과 엘리엇의 전쟁에 국민연금이 판세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현재 삼성물산의 1대 주주로 가장 많은 의결권을 가진 데다, 주주명부폐쇄를 앞두고 추가로 지분을 매입, 더 큰 의결권을 가졌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기준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의 주식 1558만8592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체 주식 중 9.98%에 해당된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현재까지 밝혀진 물량 외 삼성물산 주식을 추가로 매입한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종전 9.98%를 넘어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예측하면서 국민연금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합병 발표일인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8일까지 연기금이 매수한 삼성물산 주식은 총 341만6122주다. 이는 전체 2.12%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 중 국민연금이 가져간 비율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 측에서도 연기금 매수분 중 공단이 취득한 양을 알 수 없다는 설명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내 주식 투자 중 절반 정도는 위탁운용사에서 전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해 알 수 없다"며 "나머지 부분은 공단의 기금운용 담당자를 제외하고는 그 규모에 대해서 공유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자금운용이 큰 두 연기금이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비율을 따져 가져간 양을 추측해 볼 순 있다.

 올 1분기(3월말) 기준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에 투자한 규모는 92조7000억원, 사학연금은 같은 기간 2조9000억원이다. 국민연금의 자금운용 규모는 연기금 투자분의 약 97%를 차지한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이 기간 연기금이 매수한 341만6122주 중 국민연금이 가져간 양을 약 330만주로 추론할 수 있다.

 상황을 종합해 보면, 연기금 매수분 가운데 국민연금 예상 취득 수량 약 330만주를 기존 보유 주식(9.98%)에 보탤 경우 총 지분율은 11.74%에 달하게 된다. 

 다음달 17일 열리는 합병 관련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가 유효한 주식 매수 기회가 9일까지였던 점을 감안하면 지분율은 이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삼성, 엘리엇 모두 국민연금에 러브콜 보내기에 바쁘다. 이들의 신경전이 치열해질수록 싸움 당사자보다 더 난감해지는 쪽은 국민연금이다.

 일부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자신들이 보유한 의결권을 엘리엇에 위임하겠다는 반발까지 감지된 마당에 무턱대고 삼성 쪽 손을 들어주는 게 쉽지는 않다.

 그렇지 않아도 매번 수익률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데다, 소액주주들의 비난을 감수하고 찬성표를 던졌다가는 오히려 모든 책임을 떠안을 수도 있어서다.

 기금운용지침에 따라 합병안건이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있으면 반대할 수 있다지만, 그렇다고 엘리엇 쪽에 서서 반대를 하기에도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앞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당시 반대 입장 표명 후 기권으로 합병을 무산시킨 전력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엘리엇은 '외국인'이어서 국민 정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연금 관계자가 찬반 중 어느 쪽에 표를 던질 지에 대해 "의결권 관련해 공식적으로 투자위원회에서 결정을 내리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다소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국민연금이 어느 선택을 하든 비난 여론이 일겠지만 그래도 "굳이 고르라면 삼성"이란 분석을 하고 있다.

 KDB대우증권 서윤석 연구원은 "삼성의 손을 들어주든 엘리엇의 손을 들어주든 여론이 안 좋아지는 건 마찬가지 일 것"이라면서도 "외국인인 엘리엇의 손을 들어주게 되는 쪽이 오히려 비난 여론이 더 강할 수 있어 삼성 쪽에 손을 내밀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지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당시 주식매수권청구를 행사했던 것은 실익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번에는 실익이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hhch111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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