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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비리 오명 기상청, 스스로 바로 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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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5-11-13 14:08:46  |  수정 2016-12-28 15: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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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황보현 기자 = 기상청이 '비리청' 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

 기상청은 최근 몇 년 새 고질적인 납품 및 인사 비리로 민신창이가 된 형국이다. 파벌과 전직 관료들이 중심이 된 '기상 마피아'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기상청은 최근 라이다(LIDAR) 도입과정에서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을 받고 있다.

 라이다는 공항 활주로의 갑작스런 돌풍을 검출해 비행기의 이착륙을 돕는 장비다. 기상청은 지난 2011년 조달청에 라이다 장비 발주를 요청했다. 조달청은 공개입찰을 했고 K사와 W사가 입찰에 뛰어들었다.

 3차에 걸친 경쟁 입찰을 거쳐 K사가 승자가 됐다. 하지만 입찰 과정에서 심사를 주도한 기상청 산하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 소속 팀장이 "W사를 선정해야 한다"며 노골적인 압력을 행사했다. 여기에 입찰도 하기 전에 관련 정보를 W사에 제공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결국 해임됐다.

 기상청은 한 술 더 떠 공문서까지 위조했다. 당시 진흥원 장비본부장으로 있던 A씨가 K사 제품이 적합하다고 주장하자 기상청 H사무관은 "A씨를 해임 또는 파면하라"는 허위 공문서까지 작성해 파문을 일으켰다.

 낙찰사인 K사는 예정대로 라이다를 김포와 제주공항에 설치한 후 기상청에 물품 대금 지급을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자 소송을 걸었다. 1심에서는 K사가 일부 승소했지만 2심에서는 기상청이 1심 판결을 뒤집고 승자가 됐다. 이에 K사는 대법에 항소를 준비중이다.

 기상청의 고질적인 병폐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선 전임 기상청장이 세운 기관을 기상업무 교육·훈련 기관으로 부당하게 지정하고 약 34억원 규모의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었다.

 또 감사원 기관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음에도 기상청과 한국기상산업진흥원 등 소속 기관은 최근 3년간 100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는 바람 관측 장비인 '윈드프로파일러'를 고가에 사들이고 유지·보수에도 과다한 비용을 지출한 것이 드러나 비난을 받았다. 최근 몇 년간 기상청이 보여준 모습에서 국민들은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한다.

 상황이 이러니 "기상청의 날씨예보조차 믿지 못하겠다"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닌가.

 스스로의 자정능력이 없다면 살아남지 못한다.

 내부의 썩은 살을 도려내는 인고의 노력이 기상청에 절실한 시점이다.

 h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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