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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아트클럽] 연예인같은 마리킴과 학고재의 온고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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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01-12 17:28:13  |  수정 2017-11-14 1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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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눈이 큰 '아이돌' 그림과 마리킴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일단 유명해져라. 그러면 당신이 똥을 싸도 박수를 칠 것이다"  팝아트 황제 앤디 워홀(1928~1987)의 명언으로 전해지는 이 말은 21세기 미디어시대에 딱 들어맞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뜨고 연예인이 각광받는 이유다. 보증이 필요없는게 '유명세'다.

 미술판도 '유명세'가 유효하다. 스타 작가, 수상 작가가 '인기 작가'라는 타이틀의 사다리를 타면, 재크의 콩나무처럼 쭉쭉 올라간다. 이미 미술판도 머니게임화됐기 때문이다.

 작업실에 틀어박혀 그림만 그리는 세상은 이미 과거로 묻혔다. 화가도 자신의 존재감을 내세워야 하는 시대다. 제프쿤스나, 데미안 허스트등 해외 유명작가들은 스스로가 기업화되어 자신의 작품을 대중에 소비하며 가치를 창출한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이중적인 시선이 강하다. '나댄다'는 곱지않은 반응이 더 우세하다.  '그림은 그리지 않고…' '그림이나 그릴 것이지'라는 전제가 깔린다.

 사례가 있다. 연예인같은 화가로 '낸시랭'이 떴지만 오래 가지는 못했다. 번개처럼 반짝했다가, 미디어에서 어느순간 사라졌다. 엉뚱발랄함은 화가라서 매력을 더했다. 하지만 '유명세' 댓가는 크다. 대중이 주고 뺏는 인기는 신기루다. 하지만 스타는 계속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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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학고재에서 13일부터 여는 마리킴 개인전
최근 미술판에 '연예인같은 화가'가 다시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눈이 큰 ‘아이돌(Eyedoll)’ 그림으로 뜬 마리킴(38)이다. 2007년 미술시장 호황때 떠오른 그림은 팝아트의 대세라는 흐름을 탔다. 특히 국내 굴지의 화랑인 가나아트 이옥경사장이 '좋아한다'는 입소문은 '만화같은 그림'의 기를 살렸다. 가나아뜰리에 입주작가로 장흥아트파크에 입성해 '가나 작가'로 꼬리표가 붙기도했다.

 '만화같은 그림'은 무한복제가 가능했다. 그녀가 만든 ‘아이돌(Eyedoll)은 터미네이터처럼 어디든 적용되어 눈을 뜬다.

 이 그림이 힘을 낸 건 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으면서다.  지난 2011년 YG엔터테인먼트의 그룹 2NE1의 앨범 표지와 뮤직비디오를 연출하면서, 단박에 '아이돌'은 마리킴까지 '아이돌'로 올려놓았다. 양현석 사장에 이어 연예인이 좋아하는 그림으로, 연예인과 어울리면서 작가도 연예인같은 모습으로 진화했다.

 덕분에 '성형중독'이라는 소문도 붙어있다. 자신의 '눈 큰 그림'처럼 변신이 계속되고 있다는 말들이 무성하다. 마리킴은 의외로 유쾌했다. "이뻐서 그런가봐요" 하며 깔깔거렸다. "관리는 잘하고 있다"는 말로 일축한 그녀는 "그렇게 보이는게 재미있어 좋다"면서 "사실, (김수현등) 배우들과 스캔들을 일으키고 싶은데 잘 안되더라"며 웃어 넘겼다.

 마리킴은 화장품업체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면서 연예인들과 사진을 찍고, 패션쇼 행사장에도 등장해 포토라인에 서 종종 미디어에 노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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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외계로 가는 길로 안내하다는 공식을 네온사인으로 제작한 마리킴 개인전
'반전의 미학'을 노린다고 했다. "날라리인 것 같은데 알고보면 '그림을 이렇게 많이 그리고 있었네!"라는….

 '이상한 애'였다고 했다. 고교시절엔 늘 책상에 엎드려 잠만 퍼자는 학생이었다. 만화책과 하이틴 소설을 밤새 보고, 정작 학교에선 잠만 잤지만, 그 시절이 자양분이 됐다. 그림으로 떴지만 실상은 미대출신이 아니다. 고교 졸업후 호주로 유학와 멜버른  RIMT대학에서 멀티미이어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크리에이티브미디어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아이돌'그림으로 "여자 요시토모나라, 포스트 무라카미, 포스트 앤디워홀이라는 소리도 들었다"며 작품에 대한 자부심은 하늘을 찌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화같은 그림, 아닌가'하고 치부하기엔 판이 커졌다. 마리킴의 개인전이 학고재에서 13일부터 열린다. 4년만의 개인전이다.

 디아섹같은 프린트가 아닌 붓질이 흔적이 있는 회화 170여점이 걸렸고, 영상연출 전공을 입증할 미디어아트도 선보인다. 페인팅을 고수하는 건, 복제가 가능한 자신의 그림처럼 회화도 재생산이 가능하기때문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회화는 딱 1점, 유일한 것으로 생각하고 사진과 프린트들은 복제된 것이기에 유일하지 않다는 편견이 있어요. 하지만 저는 이번 전시에서 회화이지만 이 작품들은 복제이며 동일하기에 개성이 상실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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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2001스페이스 오딧세이를 오마주한 영상. 학고재 마리킴 개인전
"외계인이 있다고 믿는다"는 그녀는 이번 전시를 아예 외계로 가는 길로 안내한다. 전시 제목 'SETI'는 나사(미 항공우주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외계 지적 생명체 탐색(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프로젝트의 약자다. 

 마리킴은 "이번 전시는 존재에 대한 질문"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복제된 것처럼 본능적으로 살다가 죽는 우리 인류의 근원이 어디에서 왔나 라는 질문을 품고 전시를 기획했다”면서 "아이돌의 창세기-현재-미래의 변천사를 보여준다"며 알쏭달쏭한 지구와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쉬지않고 이어갔다.

 성형을 해도 변하지 않는건 눈빛, 눈동자다. 마리킴의 아이돌이 생명력을 얻는건 '큰 눈'이기도 하지만 눈동자에 그려진 '초끈이론' 때문이다. 최신 과학의 입자이론으로 무장한 화려한 눈빛은 우주 행성의 상상과 신비함을 보여준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개념이 있다"는 마리킴은 "필연적으로 내가 왜 '아이돌'을 그려야야하는지 이유를 찾고 싶었다"며 감각적인 작품에 스토리텔링된 개념을 입혔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2001스페이스 오딧세이'를 오마주한 영상도 선보여 가벼운 전시의 완성도를 높였다. 전쟁의 폐해와 잔여물이 존재하는 지구라는 행성에 더는 생존이 불가능해진 아이돌이 광활한 우주의 세계로 떠나는 과정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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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현주기자=작품앞에서 포즈를 취한 마리킴.
  지난해 학고재 상하이에서 개인전을 통해 국제적 성장 가능성을 증명한 마리킴은 가나를 떠나 학고재와 전속을 맺었다. 학고재는 새해 첫 전시를 마리킴에 내줬다. 

 잘록한 허리에 손을 얹고 작품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화가로서의 마리킴은 미술계에서 아직 낯선모습이다. 반면 큰눈과 화려한 색의 생기발랄한 그림덕에 학고재는 '온고지신'이다. 전통적인 화랑의 이미지를 벗은 분위기다. 

 독과 득을 품은 유명세는 리스크와의 싸움이다. 마리킴은 영악한 듯하다. 2016년 거침없는 행보를 시작한 그녀는 "유명한 작가보다 좋은 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영화광 만화광답게 스파이더맨의 명대사를 영어로 쏟아냈다.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큰 힘에는 큰 의무가 따른다)"라며 "더 유명해져 좋은 일을 많이하고 싶다"고 했다.

 영어 이름같지만 마리킴은 '김마리' 본명이다. 자신을 '코리언오스트레일리언'이라고 했다. 외계인같은 마리킴의 도발이 미술판의 보수적인 흐름을 바꿀지는 관심에 달렸다. 전시는 2월 24일까지.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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