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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게이 사진은 안돼"…NYT 사진 강제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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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01-30 23:45:03  |  수정 2016-12-28 16: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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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지난 29일(현지시간) 파키스탄에서 뉴욕타임스의 아시아판인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의 1면 탑 사진이 '텅 빈'채로 출간됐다.  

 29일 월스트리스 저널 보도에 따르면, 사진을 삭제하기로 한 것은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의 파키스탄 출간을 담당하고 있는 파키스탄 영자신문 익스프레스 트리뷴이다. 익스프레스 트리뷴이 자체 검열을 한 것이다.

 삭제된 사진은 중국의 한 게이 커플이 키스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에서 동성애는 불법이다.

 뉴욕타임스 측은 "1면 사진을 삭제하기로 한 것은 파키스탄 엑스프레스 트리뷴이다"라고 밝혔다.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와 편집자들은 이번 삭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뉴욕타임스는 해명했다.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의 29일자 1면 기사는 동성결혼을 금지한 중국 정부에 처음으로 소송을 제기한 한 중국인 게이 커플에 대한 이야기였다.

 기사는 그대로 출간됐지만, 이들 게이 커플이 키스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은 삭제 된 것이다. 사진은 가로 30㎝ 세로 20㎝ 크기로, 이날 신문 1면은 사진이 삭제된 채 텅 빈 공간 그대로 인쇄됐다. 

 이번 사태에 대해 파키스탄 익스프레스 트리뷴의 편집자인 카말 시디키는 "뉴욕타임스와 익스프레스 트리뷴은 뉴욕타임스의 사진이나 기사가 파키스탄 내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면 삭제하기로 오랜동안 합의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파키스탄에서 남성들끼리 키스하는 사진은 볼 수 없을 것이다"면서 "사실, 남자뿐 이 아니다. 키스하는 사진 자체가 파키스탄에서는 금기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 익스프레스 트리뷴이 뉴욕타임스의 사진을 삭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이달 초에도, 방글라데시의 급진적인 블로거들이 공격을 당한 내용의 기사도 삭제한 바 있다. 

 2014년에는, 파키스탄 정부가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군에 의해 사살되기 전 자국에 은신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기사도 삭제됐다. 

 시디키는 사진을 삭제한 후 뉴욕타임스에 메일을 보내 자신의 행동에 대해 해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 등은 파키스탄 언론인들을 공격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나도 검열에는 반대한다. 그러나 200명 이상의 직원이 일하는 익스프레스 트리뷴의 편집자로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사진이나 기사를 게재하는 것에는 신중할 수 밖에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파키스탄 언론 재단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서는 지난 2001년 이후 최소 71명의 언론인들이 살해됐다.

 이렇게 언론인들이 탄압 받고 있지만, 파키스탄 정부는 언론인들을 도울 수도 없고 도울 생각도 없다고 시디키는 설명했다. 따라서 파키스탄내 방송사 및 신문사들은 자체적으로 검열을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파키스탄은 이슬람 국가이지만, 이란이나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이슬람 국가보다는 동성애에 대해 덜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키스탄 최고재판소는 2011년 자국의 트랜스젠더들을 '제3의 성'으로 인정해 투표권 행사를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동성애는 파키스탄에서 범죄행위이다.

 작년 6월에는, 파키스탄의 한 게이커플이 결혼식을 올렸다는 소문으로 구속되어 종신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결혼식은 장난이었을 뿐이다"고 주장해 석방됐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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