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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사우스다코타주 "트랜스젠더 학생, 태어날 때 성별대로 화장실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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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02-17 16:08:14  |  수정 2016-12-28 16:37:19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상원이 트랜스젠더(성전환자) 학생이 출생 당시 생물학적인 성별에 따라 화장실·탈의실을 사용하게 하는 법안을 15일(현지시간) 통과시켰다고 AP통신과 타임지 등이 보도했다.

 주 상원은 이날 찬성 20표 반대 15표로 법안을 승인했다. 데니스 다우가드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법안에 최종 서명하면 트랜스젠더 학생의 화장실 사용을 법에 명시한 미국의 첫 번째 주가 된다.

 다우가드 주지사는 당초 이 법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결정을 하기 전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법안에 따르면 사우스다코타주 소재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태어날 당시 '염색체와 생물학적 신체 구조'(chromosomes and anatomy at birth)에 맞게 화장실과 기타 시설을 사용해야 한다. 자신의 성 정체성이 여성이라고 생각하더라도 태어날 때 생물학적으로 남성이었다면 남자 화장실을 써야 하고, 그 반대의 경우는 여자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따르기 어려운 트랜스젠더 학생 부모의 서면 허가가 있을 경우에는 이 학생에게 '타당한 숙소(reasonable accommodation)'를 제공해야 한다. 방에 따로 포함돼 있거나 직원이 따로 지정하는 등 통제할 수 있는 화장실과 탈의실, 샤워실을 써야 한다.

 공화당 주 상원의원 데이빗 옴달은 "어린 친구들의 순결을 지켜주는 법안"이라며 다른 의원들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독려했다.

 그러나 미국 자유인권협회(ACLU) 사우스다코타 지부를 비롯한 인권 단체는 법안이 차별적이라며 다우가드 주지사에게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화장실을 따로 쓰게 하는 정책은 트랜스젠더 학생을 특정하고 또래 집단으로부터 고립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한 LGBT 옹호 단체장은 상원의 투표가 있던 날 성명을 내고 "역사는 미국인의 시민권을 침해한 사람들에게 절대 관대하지 않았다"며 "역사는 이런 차별적인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가만 두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랜스젠더 인권 옹호자들은 옴달 의원을 포함한 정치인의 성소수자 비하 발언도 비난했다. 옴달 의원은 최근 한 행사에 참석해 법안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너무 꼬여서 당신(트랜스젠더) 자신이 누군지조차 모른다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분명히 말하건대, 이 법안은 어린이를 보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미국 주의회협의회(NCSL) 연구분석가인 조엘렌 크랠릭은 지난 몇년간 미국 내 여러 주에서 트랜스젠더의 공공 시설 사용에 관한 논의가 있었지만 이 내용을 법안으로 통과시키기는 사우스다코타주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트랜스젠더의 화장실 사용과 관련한 법안은 지난주 버지니아주 의회 소위원회에서도 발의됐지만 기각됐다. 포춘지는 미국 내에서 최소 5개의 주가 비슷한 '화장실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jh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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