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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주년 3·1절]제니퍼 테일러 "딜쿠샤 복원 내겐 큰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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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02-28 23:59:44  |  수정 2016-12-28 16: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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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일제강점기 당시 3.1 독립운동을 전 세계에 알린 미국 AP통신사 특파원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제니퍼 테일러가 28일 서울 종로구 행촌동 테일러가 살았던 가옥 '딜쿠샤' 앞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딜쿠샤'는 3.1 독립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 시민에게 전면 개방된다. 2016.02.28.  photocdj@newsis.com
3.1운동 해외에 처음 알린 AP기자 손녀 방한  할아버지 우연히 한국 왔지만 발자취 남겼다  소장품 394점 기증..."할아버지 유품은 역사"  

【서울=뉴시스】강수윤 임재희 기자 =  "할아버지가 한국에 온 것은 우연한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발자취를 남겼다. 자신이 한 일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알게 된다면 매우 놀라고 기뻐할 것이다."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행촌동 딜쿠샤. 

 빨간색 벽돌의 낡은 서양식 2층 주택을 벽안(碧眼)의 중년여성이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한편으론 반가운 듯 다른 한편으론 안타까운 듯 바라보는 그의 눈가엔 어느새 촉촉히 이슬이 맺힌다.     

 이 중년여성의 이름은 제니퍼 테일러(Jennifer Taylor·57).

 딜쿠샤의 주인이었던 고 앨버트 테일러(Albert Taylor·1875~1948)의 손녀다.  

 제니퍼가 찾은 이날은 97년전 3·1운동 전날이다.

 앨버트 테일러는 3·1운동을 전 세계에 알린 인물이다.

 광산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따라 조선에 들어온 그는 1919년 2월28일 아들 브루스 테일러(Bruce Taylor)가 태어난 경성 세브란스 병원에서 간호사가 침대 밑에 숨겨논 '3·1 독립선언서'를 발견하고 이것을 일본 도쿄로 보내 AP통신사망으로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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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일제강점기 당시 3.1 독립운동을 전 세계에 알린 미국 AP통신사 특파원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제니퍼 테일러가 28일 서울 종로구 행촌동 테일러가 살았던 가옥 '딜쿠샤' 앞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딜쿠샤'는 3.1 독립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 시민에게 전면 개방된다. 2016.02.28.  photocdj@newsis.com
 그 공로로 AP통신 임시특파원이 된 그는 1942년 추방되기전까지 우리 독립운동의 역사를 옆에서 지켜본 산증인이다.  

 제니퍼는 놀랍게도 이날 방문전까지 딜쿠샤가 문화재로 등록돼 복원작업을 거쳐 2019년 시민에게 개방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기쁨은 두배였다.

 "할아버지가 한국의 독립운동에 기여한 일은 딜쿠샤와 함께 앞으로도 간직될 것이고 정말 의미 있는 일"이라며 "내게는 선물이며 역사·문화 유적지로 지정된 것도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을 방문하면서 그는 선물을 준비했다. 앨버트 테일러 부부의 유품과 서울에서 생활하던 당시 소장품 등 총 394점을 서울시에 기증키로 한 것. 

 유품은 할머니 메리 테일러(Merry Taylor)가 보관해 왔다. 회중시계와 담배 파이프, 커플링 등 일상용품부터 광산을 운영하며 주고받은 편지와 앨버트 테일러가 한국에서 쓴 기사까지 역사적 의미가 담긴 유품들이 포함됐다.

 제니퍼씨는 "기증 여부를 묻는 이메일을 받았을 때 '멋진 일이다' '그렇게 돼야만 한다'고 생각이 들더라"며 "내게는 정말 의미있는 것들이지만 캘리포니아에 있는 내집 선반보다, 누군가에게는 내가 죽은 뒤에라도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유품은 내 것이 아니라 역사에 속해 있는 것"이라며 "역사는 여기에 있고 그래서 여기로 오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제니퍼 테일러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06년 아버지 브루스 테일러와 함께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서울을 찾았다. 지난해 '딜쿠샤 프로덕션'을 설립해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돌아가신 아버지도 많이 기뻐하실 것"이라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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