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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이렇게 밀도있는 답변 내놓을수있는 배우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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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03-23 19:20:42  |  수정 2016-12-28 16: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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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진아 기자 = SBS TV 50부작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가 22일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이방원을 연기한 유아인(30)은 23일 오후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뻥 뚫린 기분”이라고 말했다.

 “어제는 홀가분하고 시원했다. 그런데 오늘 가슴이 뻥 뚫린 기분이 들었다. 주위에 직장생활하다가 관두면 이런 기분이냐고 물었다. 가장 호흡이 길었던 작품이다. 찍을 때는 끝나지 않을 거 같아서 사투를 벌였는데, 막상 이렇게 끝나니까 알 수 없는 기분이 든다.”

 ‘육룡이 나르샤’는 고려라는 당시 거악에 대항해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려는 여섯 인물들의 이야기와 마침내 조선의 제3대 왕에 오르는 이방원의 대의와 야망을 담았다. 유아인은 혁명가적 모습을 지닌 청년부터 결국 손에 피를 묻히면서 왕좌에 오르는 이방원의 변화 과정을 역동적으로 그려내 주목받았다.

 유아인은 기존과 다르게 해석된 이번 이방원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내면 보여주기”에 주력했다. 기본적으로 “연민으로 해석하고 이해로 다가가려”고 했다.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떤 심경이었을까, 어떠한 마음으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시청자들로 하여금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게 그 역할에 임했다. 그 부분에서는 만족스럽다. 그리고 어떤 인물의 내면을 보여준다고 해서 그 인물을 미화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스스로에게 부여한 미션은 한 인물의 역사를 다채롭게 보여주는 것이다. “긴 흐름 안에서 한 인물의 역사를 보여주고자 했다. 나이의 변화부터 내면의 변화, 성장의 과정을 잘 그려보고 싶었다.”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다. “이방원에 대한 기존의 이미지가 견고해서 변주의 정도를 조율하는 게 고민이었다. 기존의 이미지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으며 이방원을 보여줄지, 역사적 인물이라서 해석의 차이가 있는데 어떻게 전달할지 그런 부분이 조심스러웠다.”

 “대의란 가치의 우선순위다. 처음에는 조선 건국과 백성을 위한 진정한 정치가 이방원의 대의였는데 어느 순간 내가 해야 한다는 아이러니에 빠진다. 이방원의 사심이 개입이 되면서 결국은 권력욕이 드러난다. 마치 오늘날 정치에서 선거 자체가 대의가 된 것처럼 자신만의 이유, 상처, 타당함이 있겠으나 권력욕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간이라고 본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아침 기상”이었다. “말장난 같지만 완전 농담은 아니다. 일찍 일어나는 것은 매번 힘들다. 이번 작품하면서 주위에 직장에 간다고 표현했는데, 어떤 일터건 완전히 체계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을 것이다. 드라마 현장도 마찬가지다. 근데 이게 금방 안 끝나니까 그 불리함에 화가 날 때도 있었다.”

 ‘직설의 이미지’로 기억되는 배우답게 때로는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런 건 잘못 된 거 아닌가, 문제 제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참았다. 싸가지 없다고 비난하니까, 몸을 사렸다. 그런 나를 보면서 이게 나이가 드는 건가, 슬프기도 했다. 물론 좋은 점도 많았다. 힘든 점을 물어봐서 힘든 점을 이야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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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세나 태도가 달라진 이유는 자신에 대한 “오해의 소지를 줄이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게 필요하다고 느껴서다.” 그는 “오해를 줄이고 이해를 넓히는 선에서 거침없고 싶다. 많이 이해받고 싶다”고 바랐다.

 “어떻게 하면 내 살을 깎아먹지 않고 최대한 진실될 수 있을까. 선택적으로 만들어진 솔직함 속에서 어떻게 거침없고, 흥미로운 배우가 될까. 나에 대한 책임,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 세상에서 내가 하고자 하는 역할의 책임 때문에 달리 생각하게 됐다. 나, 정말 잘하고 싶다.”

 유아인은 지난 1년 최고의 해를 보냈다. 영화 ‘베테랑’과 ‘사도’ 그리고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까지 눈부시게 빛났다. 유아인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는데 부담감은 없을까. “없다. 난 선입견이 지속되는 걸 견디지 못한다. 자꾸 깨고 싶어 한다. 다행히 유아인이란 배우를 좀 폭넓게 봐주는 거 같아서 그냥 자유롭게 놀려고 한다.”

 최근 대세가 송중기로 바뀌었다고 하자 웃음을 터뜨리며 “좋아하는 형과 누나가 잘돼서 기분이 좋고 부럽다”고 답했다. “우리는 힘들게 (시청률을) 17% 만들었는데 순식간에 30%를 찍더라. 얼마 전 홍콩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했을 때도 질문의 80%가 ‘태양의 후예’ 관련이었다. 좀 서운했다. 그 정도로 인기구나 체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아인 대세론은 여전히 유효하다. 유아인도 지난 한 해 “행복했다”고 인정했다. “너무 칭찬을 많이 해줘서 비행기 타고 저 멀리 날아갔다 왔다. 지금은 좀 진정됐다. 꿈꿔본 순간이었던 거 같다. 개인적으로 큰 성취감을 느낀 한 해였다. 근데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은 ‘밀회’의 선재다. 이를 몰라주네, 다음에 이 카드를 꺼내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지내고 있다.”

 이방원을 연기하면서 대의를 향해 달려왔다. 인간 유아인의 대의, 가치 우선순위는 무엇일까? 그는 “사람이다”고 답했다.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는 것,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 모든 사람들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것, 좀 간지러운 표현이지만 말이다. 20대 때는 성장이 가장 큰 화두고 가치였다. 그 속에서도 중요한 것은 사람이었다.”

 오늘 거기에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배우의 본질을 잊지 않으려 몸부림치는 배우 겸 인간 유아인이 있었다. 

 ja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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