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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현장서 뛰고파"…은평구 기자촌서 원로기자들 '함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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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06-02 14:07:35  |  수정 2016-12-28 1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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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2일 오후 서울 은평구 국립한국문학관 유치부지에서 열린 '기자촌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홈커밍 데이' 행사에 참석한 김우영(왼쪽) 구청장과 안병훈(전 조선일보) 통일과 나눔재단 이사장이 과거 기자촌에 대해 담소를 나누고 있다. 2016.06.0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수십 년 전 현장을 누비며 수많은 특종을 타전한 원로 기자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은평구(구청장 김우영)가 2일 낮 12시 은평구 진관외동 175번지 옛 '기자촌(村)'에서 개최한 '홈 커밍 데이'에는 80여명의 원로 기자들이 모여 옛 추억을 더듬으며 모처럼 옛 동료들과 정담을 나눴다.

 이미 백발의 머리가 된 이들이 대부분이고 더러 불편한 몸이지만 원로기자들은 한때 자신들의 '제2의 고향'으로 삼았던 공간을 둘러보며 감회에 젖은 모습이었다.

 한때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이제는 모두 언론계의 대선배로 기록된 이들은 "아직도 펜을 쥐어주면 현장에 나가면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기자촌은 1960년대 기자들이 집단거주하면서 명칭이 유래됐다. 당시 생계에 어려움을 겪던 기자들을 위해 정부가 땅값이 싼 진관외리 부지를 제안했다.

 1969년 11월 기자들이 첫 입주를 시작해 1974년 3월 분양이 완료됐다. 입주 초기에는 420여 세대가 분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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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2일 오후 서울 은평구 국립한국문학관 유치부지에서 열린 '기자촌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홈커밍 데이' 행사에 참석한 원로 기자들이 기자촌 표지석에서 본인의 이름을 찾아보고 있다. 2016.06.02.  pak7130@newsis.com
 고흥길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 천상기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오전식 전 경향신문 정치부장, 한영탁 전 세계일보 논설위원, 이청수 전 KBS보도국장 등 언론인들이 이곳에서 특종과 낙종의 고락을 함께 했다.

 기자촌 출신 언론인들은 빼어난 자연경관이 주는 문학적 영감을 재료 삼아 많아 수많은 우수 문학작품을 창작해했다.

 김광협(전 동아일보 기자, '황소와 탱크'), 이원두(전 경향신문 기자, '찬란한 음모'), 구종서(전 대한일보 기자, '대칭기스칸')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김훈(전 한국일보, 국민일보, 한겨레신문 기자, '칼의 노래'), 김광주(전 경향신문 문화부장, 대표작 '정협지') 등이 기자촌에서 문학적 역량을 키웠다.

 2006년 은평뉴타운 건립에 따라 철거된 기자촌은 현재는 공원부지로 지명(地名)만 남아 있다.

 은평구는 기자들의 집단거주지였던 이 공간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설립을 추진 중인 국립한국문학관을 유치하려고 노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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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2일 오후 서울 은평구 국립한국문학관 유치부지에서 열린 '기자촌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홈커밍 데이' 행사에 참석한 김우영 구청장 등 내빈들이 기자촌 표지석 개막식을 하고 있다. 2016.06.02.  pak7130@newsis.com
 이날 홈 커밍 데이는 기자촌에 머물던 당대 문사들의 흔적을 더듬는 행사였다. 원로 기자들의 방문에 화답해 현직기자 40여명이 자리해 취재는 잠시 미뤄두고 선배들과 정담을 나눴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기자촌의 문사 정신을 잇기 위해 기자촌 인근 부지에 언론 기념관을 만든다고 약속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안병훈 통일과 나눔재단 이사장(전 조선일보 부사장)은 "1970년대 이후 오늘 처음 왔다. 천지개벽이 돼 있다"며 "여기서 신혼 시절을 보냈다. 가난한 시절, 내 집에 창을 만들기도 전에 입주를 했다"고 회고했다.

 안 이사장은 "직접 담벼락 치고 내 보금자리라고 담벼락에 빨간 페인트를 칠하고 목욕탕 안에는 몬드리안 그림 붙여 넣었고 애들 둘 낳고 그렇게 살았다"며 "이런 자리가 우리 은평구청장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져 참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안 이사장은 "국립한국 문학관을 세우려고 이런 자리를 만들려고 하는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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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2일 오후 서울 은평구 국립한국문학관 유치부지에서 열린 '기자촌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홈커밍 데이' 행사에 참석한 김우영(왼쪽부터) 구청장, 안병훈(전 조선일보) 통일과 나눔재단 이사장, 김원기(전 동아일보) 전 국회의장, 소설가 이호철 은평구한국문학관 유치추진위원회 위원장이 과거의 기자촌을 회상하고 있다. 2016.06.02.  pak7130@newsis.com
 이병대 언론인협회 회장(전 동아일보, KBS기자)도 "아주 감격스러운 순간이다. 과거 언론인들의 보금자리였던 이 장소를 영구히 기억하게 위해 표지석을 세우고, 사진전까지 열고 홈 커밍 데이를 여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기자촌은 일찍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마을이다. 그 역사적 현장으로서 간직해야할 유물이다. 그 역사적인 터에 국립한국문학관이 들어서면 은평구에서는 한국언론 기념관을 짓겠다고 약속했다. 이 야심찬 계획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김지방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은 "요즘 김영란법 이슈와 되고 있는데 그만큼 후배 기자들이 높은 도덕성을 갖고 활동해야겠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일하신 선배들을 보고 기자촌이 처음 세워졌을 때의 정론직필 정신을 되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우영 구청장 "문학의 요람, 통일문학의 중심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역사 및 문화가 깃든 기자촌을 문학의 중심지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한국문학관을 유치하려는 것"이라며 "근대 문학의 토양이 되었던 기자촌을 '한국문학의 메카'로 조성해 기자촌이 갖고 있었던 정신적·문학적 뿌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떠오르는 해도 아름답지만 지는 해 뒷모습도 아름답다"며 "기자촌 과거, 현재, 미래가 여러분이 꿔왔던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 가는데 기자촌이 큰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을 맺었다.

 sds11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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