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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브렉시트 왜②] 설마 했던 브렉시트, 현실화?…'잘난' 영국, '못난' 그리스와 달라

강세훈 기자  |  kangse102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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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06-19 11:07:05  |  수정 2016-12-28 17: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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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자국이익 극대화 관심" 이주민에 대한 배타적 정서 팽배 역사·문화·정서·지리적 특수성…1975년 투표 땐 반대 67% '부결'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오는 23일 치러지는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년 전인 2013년 1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국민투표를 공약했을 때만 해도 브렉시트는 현실화 가능성이 낮아 보였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하지만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 글로벌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팽팽하게 맞섰던 브렉시트 찬반 단체들이 지난 16일 총격으로 숨진 조 콕스 노동당 하원 의원을 추모하며 18일까지 선거운동을 중단하면서 한때 잔류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국민투표는 예정대로 치러질 것으로 보여 브렉시트 우려는 여전한 실정이다.

콕스 의원 피살에 따른 브렉시트 캠페인 중단 효과로 반등했던 뉴욕증시도 하락하면서 불안감은 다시 커지고 있다.

브렉시트는 영국을 뜻하는 'Britain'과 탈퇴를 뜻하는 'Exit'의 합성어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의미한다.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를 뜻하는 그렉시트(Grexit)에서 본 뜬 말이다.

그렉시트의 경우 유럽연합 채무국의 부채를 갚을 능력이 부족한 그리스가 파산 신청을 하다시피 그렉시트 투표를 주장했던 것으로, 거칠게 얘기하면 '못난 그리스'의 불가피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브렉시트는 정반대의 케이스다. 브렉시트는 영국이 유럽연합에 가입돼 있어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판단해 떠나려고 하는 이른바 '잘난 영국'의 자발적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브렉시트 주장의 이유는 EU 분담금에 대한 불만, 늘어나는 이민·난민자 문제 등이다. 이런 문제가 도화선이 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면에는 영국인들에게 깔려있는 우월주의를 빼 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영국인들에겐 정서적, 문화적, 역사적, 지리적으로 다른 유럽국가와 동 떨어진 특수성이 있다.

19세기부터 20세기 전반기 세계를 호령했던 영국인들은 자신들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다.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유럽대륙을 거쳐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지구촌을 농업 중심 사회에 산업 중심 사회로 바꿔 놓았다.

영국에서 비롯된 의회민주주의는 전 세계 대중이 선망하는 정치제도가 됐다. 영국인들 입장에서 유럽 대륙은 영국 선진 문화의 수혜를 받는 곳으로 한 참 뒤진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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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패권을 쥐기 전까지는 기축통화가 파운드일 정도로 경제와 금융쪽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EU에 가입한 후, 글로벌 사회에서 발언권이 약해졌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또한 영국은 1·2차 세계대전에서 많은 희생자를 내며 유럽대륙의 번영을 지켜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즉 '대영제국'의 자존심을 갖고 있는 영국인들은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연합 체제가 썩 내키지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EU 예산 중 네번째로 많은 예산을 부담하고 있으며, 늘어나는 이민·난민 문제로 고용·테러 문제가 겹치자 '굳이 왜 우리가'라는 반(反) EU 정서가 커진 것이다.

실제 영국의 EU탈퇴 이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73년 영국은 EU의 모태였던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했지만 2년 만에 당시 집권당인 노동당에 의해 EEC 잔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시행된 적이 있다. 당시 투표에서는 67% 지지율로 잔류가 결정됐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영국은 EU에 속해 있긴 하지만 완전한 EU 일원이라고 보기 힘들다"면서 "여전히 유로화 대신 자국 통화인 파운드화를 쓰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섬나라라는 지리적 특성도 차별적 정서를 갖게 만드는 한 요인이다. 영국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다른 유럽 국각들과 분리된 삶을 살아왔다. 유럽에 속해 있으면서 유럽과 구별된 나라라는 인식이 영국인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합리적인 사고를 중시하는 유럽 대륙과 달리, 실제적 경험과 사실을 강조하는 영국인 특유의 생각 차이도 크다.

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영국은 유럽국과 동맹을 맺지 않았다. 약한 국가를 외교적으로 지지하는 정도로 유럽대륙의 정치에 개입했다.

영국 종교도 유럽 국가들과 다르다. 유럽 국가들은 가톨릭 혹은 개신교가 많은 데 비해 영국의 주요 종교는 국왕이 수장으로 있는 성공회다.

영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파탄난 유럽의 부흥을 재건하기 위해 유럽경제공동체 건설에 동참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공동체 의식이 약화된 가운데 최근 테러 공포와 고용 문제가 자국 이기주의적 요소를 지닌 영국인 특유의 정서와 맞물리면서 브렉시트 가능성으로 대두된 셈이다.

김 연구원은 "영국은 EU통합보다는 자국의 이익 극대화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주민에 대해 배타적인 시각이 팽배한 상황에서 영국인들은 최근에 벌어진 시리아 난민 문제와 IS 테러 등 악재의 근본 원인을 EU에서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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