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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를 낮춰라'···안동 양계농가들 폭염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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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08-11 10:26:49  |  수정 2016-12-28 17: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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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뉴시스】김진호 기자 = 10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 원리의 김도한(44)씨가 양계장을 돌며 주저앉아 있는 닭들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2016.08.11  kjh9326@newsis.com
【안동=뉴시스】김진호 기자 = "올 여름은 특히 더하네요. 하지만 특별한 방법은 없어요. 입식한 병아리를 서둘러 출하하거나 하루라도 빨리 외부 온도가 내려가길 바랄 뿐입니다."

 연일 35도 안팎의 불볕더위가 20여일 째 지속되고 있는 경북 안동 지역의 양계농가들은 하루 하루가 그야말로 폭염과의 전쟁이다.

 10일 오후1시 안동시 일직면 원리의 김도한(44)씨 양계장.

 김씨는 위탁사육 방식으로 17년째 닭을 키우고 있다. 양계장 근처에 다가서자 후텁지근한 바람에 실려 온 닭똥 냄새가 코를 찌른다.

 두꺼운 차광막으로 둘러싸인 양계장 실내의 온도계 눈금은 36.4도를 가르키고 있다. 바깥보다 실내 온도는 1~2도 높다. 닭들에게서 배출되는 열기가 보통이 아니다.

 6개 사육동 2500㎡에는 입식 19일째인 중닭 4만여 마리가 바닥에 주저앉아 가쁜숨을 몰아쉬며 헐떡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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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뉴시스】김진호 기자 = 10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 원리의 김도한(44)씨 양계장에서 닭들이 바닥에 주저앉아 있다. 2016.08.11  kjh9326@newsis.com
 바깥 온도가 34도를 넘어가면 열사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래서인지 각 사육동마다 5~7개의 대형 선풍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간다. 한낮 더위에 지쳐서인지 닭들의 울음소리는 거의 없다.

 배를 땅에 붙인 채 고개만 돌려 외부 침입자를 경계하는 눈치다. 양계장 안을 잠시 둘러보는 내내 얼굴에서는 땀이 비오듯 흘러내린다.

 닭의 중량이 1㎏을 넘으면 더위에 취약하다. 깃털이 온 몸을 감싸고 있어 열 배출이 쉽지 않다. 바닥에 주저앉아 있을 경우 온도가 크게 높아진다. 보통 1㎏이 넘어서면 덩치가 큰 닭부터 폐사하기 시작한다.

 다행히도 김씨의 닭들은 아직 750~800g 내외. 앞으로 일주일 정도면 1㎏을 넘어선다. 이같은 더위가 몇일 더 진행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일단 내부 온도를 낮춰야해요. 주저앉아 있는 닭들도 중간 중간 일으켜 세우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더우면 물도 잘 먹지 않아요. 비타민C와 비테인도 최대한 많이 먹여야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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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뉴시스】김진호 기자 = 10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 원리의 김도한(44)씨 양계장에서 닭들이 물을 먹고 있다. 2016.08.11  kjh9326@newsis.com
 닭들에 직접 물을 분사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자칫 양계장 바닦이 질퍽해져 질병이 올 수 있어 김씨는 이 방법은 쓰지 않는다.

 더운 열기를 외부로 배출하기 위해 양계장 지붕 군데군데 환풍기를 설치했다. 양 옆에는 자유로운 공기 흐름을 위해 차광막 포장을 걷었다.

 비타민C와 비테인 공급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오전 5시부터 10시 사이에 최대한 많이 먹여야 한다. 그래야 그 영양분으로 하루를 버틸 수 있다.

 일부러 선풍기를 잠시 멈추기도 한다. 이럴 경우 닭들이 일제히 일어나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멈추면 실내온도가 급상승하기에 조심해야 한다.

 지난해 무더위 때의 악몽은 아직도 종종 떠오른다. 당시 38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3일 동안 지속됐다. 생후 34일 된 닭 3만 마리 중 1500여 마리가 하루아침에 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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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뉴시스】김진호 기자 = 10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 원리의 김도한(44)씨 양계장에서 닭들이 물을 먹고 있다. 2016.08.11  kjh9326@newsis.com  
 김씨의 경험상 4만 마리를 입식하면 하루 평균 10여 마리가 폐사한다. 최근들어 폭염이 지속되면서 어제는 50마리, 오늘은 오전에만 벌써 30마리가 죽었다.

 출하 때까지 앞으로 10여일 조금 더 남았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그때까지 폭염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가 발령되지 않은 상태에서 폐사하면 보험적용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씨 농장으로부터 500여m 인근에서 닭 5만 마리를 사육중인 김효동(40)씨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시도 제자리에 서 있지 못했다. 각 사육동을 바삐 돌아다니느라 대화할 시간도 없다. 김씨의 닭들도 입식한 지 20일 됐다. 1시간 마다 양계장을 돌며 닭들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사육장 지붕 위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검은 차광막 위로 연신 물을 뿌려댄다. 이럴 경우 대략 2도 정도 실내 온도가 떨어진다.

 이번 폭염으로 안동지역에서는 닭 3만여 마리가 폐사됐다.

 kjh932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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