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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 탐사선, 12년 활동 마감…혜성과 충돌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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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09-30 10:49:56  |  수정 2016-12-28 17: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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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67P) 주변을 돌면서 탐사활동을 펼쳐온 유럽우주국(ESA)의 로제타 탐사선이 30일 오전 혜성 지표면에 출동해 장렬히 전사, 지난 12년에 걸친 활동을 마무리한다. 이로서 ESA가 16억 달러를 들여 진행해온 로제타 탐사프로젝트도 막을 내리게 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ESA는 29일 로제타 탐사선의 운행궤도를 혜성 착지(충돌) 모드로 전환했다. 착지 지점은 지난 2014년 11월 67P에 착륙한 탐사로봇 파일리가 있는 곳으로부터 약 800m 정도 떨어진 곳이다. 공식적으로는 '착지'이지만, 로제타가 착륙 과정에서의 충격을 견디도록 제작돼있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충돌사'라고 할 수있다. ESA가 로제타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이유는 탐사선을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태양광 에너지 충전이 더이상 어렵기 때문으로, ESA는 당초부터 탐사 마감 시점을 2016년 9월 30일로 정해놓았다. 

 로제타는 30일 오전 10시 30분(그리니치표준시 기준·한국시간 30일 오후 7시 30분) 쯤 느린 속도로 67P 지표면과 충돌한다. ESA의 로제타 비행책임자 안드레아 아코마조는 로제타의 67P 충돌에 대해 "에너지 관점에서 보자면 소프트 랜딩이 되겠지만, 로제타 탐사선은 착륙용으로 설계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로제타는 처음에는 초당 14km 속도로 하강하다가, 지표면과 가까워지면 인간이 걷는 속도와 비슷한 초당 90cm의 속도로 67P 지표면에 내려앉게 된다. 매우 느린 속도이기는 하지만 67P에는 중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착지 순간 다시 튕겨오르게 되며, 다시 착지하는 과정에서 로제타의 긴 태양광 패널과 각종 장비들은 부서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제타 프로젝트의 과학책임자 맷 테일러는 독일 다름슈타트에 있는 ESA 통제센터에서 AF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 매우 흥분돼있다"면서 "(로제타의 마지막 하강 과정을 통해)이전에는 한 번도 샘플을 얻지 못했던 지역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적으로 충돌했는지를 알려주는 로제타의 마지막 신호는 30일 오전 11시 20분(GMT 기준·한국시간 30일 오후 8시 20분) 포착될 예정이다.

 ESA가 로제타 프로젝트를 처음 수립한 것은 1993년이었다. 앞서 1986년 핼리 혜성이 지구에 근접하면서 혜성에 대한 학계와 일반의 관심이 많이 늘어났던 것이 계기가 됐다. 로제타란 이름은 1799년 이집트 라쉬드(영어 지명은 로제타)에서 발견된 일명 '로제타석(로제타 스톤)'에서 따온 것이다. BC 196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화강암 비석에는 이집트 상형문자, 이집트 민중문자, 고대 그리스어 등 세 가지 문자가 새겨져 있다.

 따라서 '로제타'는 인류 지성의 새 장을 열었던 로제타석처럼 미지의 우주를 이해하는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ESA의 야심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특히 탐사선 내부에는 전 세계 약 1500개 언어로 제작된 약 1만3000페이지 분량의 문서를 담고 있는 '로제타 디스크'가 들어있다.

 지난 2004년 3월 아리안 5호 로켓에 탑재돼 우주공간으로 발사됐던 로제타는 무려 10년 넘게 고독한 비행을 계속해 2014년 8월 6일 목적지인 67P과 랑데뷰했다. 로제타가 67P를 만나기 위해 60억㎞나 날아가야 했던 이유는 복잡한 선을 그리며 움직이는 67P 궤도를 따라잡기가 워낙 힘들기 때문이었다.  이후 로제타는 11월 12일, 11년 가까이 품고 있던 탐사로봇 '파일리(Philae)'를 67P 표면에 내려놓았다.

 아쉽게도 파일리가 고정장치의 고장으로 예정된 지점에 내려앉는데 실패하면서 제 역할을 다해내지 못했지만, '모선'인 로제타는 묵묵히 67P 궤도를 돌면서 추가 관찰 활동을 계속해왔고 지난 8월에는 '자식' 격인 파일리가 67P의 균열 부분에 틀어박혀 있는 모습까지 찾아내 지구에 보고하기까기 했다.  

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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