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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지카바이러스의 실감나지 않는 풍경…김윤경 설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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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12-22 11:29:37  |  수정 2016-12-22 11: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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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Zika_Baby, 110x120x183cm, 50x45x80cm, 프린트, 알루미늄 패널, 라이트패널, 2016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질병과 사고 등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과 심리적 불안 등 고요한 일상이 요동치는 상황들은 언제든지 나에게 닥칠 수 있는 삶의 변수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가. 자신에 닥치지 않으면 남일 일뿐, '실감 나지 않는 창 밖 너머 풍경'에 불과하다.

 설치작가 김윤경(46)이 바이러스 패턴들을 전시장에 끌고 왔다. 에볼라, 메르스, 지카바이러스를 전자 현미경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확대한 신작 '바이러스케이프(Viruscape)'시리즈를 보여준다.

 신체 외부 환경의 침입과 내부로부터의 자기 방어의 충돌이 일어나는 갈등 상황을 바이러스 풍경으로 표현했다. 현미경을 통해 확대 된 메르스, 지카, 에볼라 바이러스의 형태를 마치 벽지나 커튼 등 섬유의 패턴처럼 보이게 임의로 재조합하고 배열한 이미지를 작품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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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Live Blood, 작가의 피를 3만 배 확대 ,Video Work, 3분8초, 1999
 또한 작가 본인의 혈액을 소재로 한 과거 영상 작업 'Live Blood'도 함께 전시하여 바이러스 패턴과 대비를 이룬다. 혈액샘플에 클로즈업 한 자신의 얼굴중에서도 특히 눈이 잠깐씩 겹치며 우주의 빅뱅과 같은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Live Blood' 옆 공간에는 신생아의 이미지가 모기망의 보호를 받으며 모기떼에 감싸여있다.

 작가는 "바이러스 패턴은 신체 내부로 침투되기 전까지는 단지 추상적 이미지에 불과하지만 언젠가는 내 몸 속에서 기생하며 나와 공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패턴들은 인간의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삶을 모습을 투영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김윤경 작가는 제13회 김종영 조각상 수상자로 지난 2일부터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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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Isolated Cell, 484X405x230cm, 240x160x203cm,디지털 프린트, 알루미늄 패널, 내화학성 장갑, 의료용 침대 등, 2016
 초기 작업은 옷에서 출발했다. 옷은 피부의 확장으로 사람을 의미한다. 더불어 안과밖을 구분 짓는 경계이기도 하다. 경계는 이후 집이라는 공간으로 확대됐다. "집은 옷의확장"이다.

 2007년, 2008년 ‘입을 수 있는집’을 소재로 퍼포먼스 작업을 선보이며 장르를 확장했지만 작가의 화두는 '인간의 삶과 관계에 대한 문제'다.

 김종영미술관 박춘호 실장은 "작가의 초기 작업이 관념적이었다면 점차 현실에서 벌어지는 구체적인 사건들을 통해 동일한 문제를 살피고 있다."면서 "한마디로 그녀의 작업은 특수한 경우를 성찰하여 보편적인 이론을 도출해내고자 성찰하는 연구자의 태도와 같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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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Skin-Clothing 부분
 이번 전시타이틀은 'Reverse and Penetrate'다. Reverse는 ‘뒤집다’, ‘(입장을)바꾸다’, ‘후진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Penetrate 는 ‘관통하다’, ‘간파하다’, ‘이해하다’, ‘삽입하다’라는 뜻을 담고있다. 두 단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미묘한 차이를 느껴볼수 있는 전시다.

 '옷'에 몰두했던 초기 작품들의 진화를 볼수 있는 작품도 볼수 있다. 최근에 새롭게 재구성한 'Skin-Clothing'(2016)은 '두껍아 두껍아 헌집줄게 새집다오'(2005)의 연작으로 헌 옷들을 모아 해체하고 재구성했다.

 옷들을 붙여 마치 박피 된 동물의 가죽처럼 펼쳐놨다. 옷에서 분리된 상표는 신체 장기처럼 보인다. "사회화 되고 상업화된 몸을 원초적 껍데기, 피부로 되돌려 놓았다"는 메시지로 현대인들의 물질적 욕망을 허망하게 보여준다. 전시는 2017년 1월 15일까지.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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