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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사람…뮤지컬 '여신님이보고계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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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3-02-14 06:01:00  |  수정 2016-12-28 07: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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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작품이 나오면, 원류를 찾느라 바쁘다. 분위기가 비슷한 이전 작품의 아우라가 큰 탓도 있고, 비교가 쉽기 때문이기도 하다.

 초연 중인 창작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도 마찬가지다. 멀게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2000), 가깝이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2005)이 비교 대상이다. 특정한 곳에서 맞닥뜨린 남북의 병사가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따뜻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그러나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이들과 궤를 달리한다. 이 작품은 뮤지컬이고 앞의 두 작품이 영화이므로 당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텐데, 맞다. 뮤지컬, 소극장 공연의 아기자기하고 재기발랄한 특성이 도드라지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6·25 동란의 손이 닿지 않는 무인도에서 남한군과 북한군이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 함께 믿음을 쌓아가는 과정을 유쾌하면서 정겹게 그린다.

 국군 대위 '한영범'과 부하 '신석구'는 성격이 난폭한 인민군 간부 '이창섭'을 비롯해 '류순호' '변주화' '조동현'을 포로 수용소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배가 난파돼 이들과 함께 무인도에 떨어진다. 유일하게 배를 수리할 수 있는 순호가 전쟁 후유증으로 정신을 놓자 나머지 병사들은 순호를 안정시킨 뒤 섬을 탈출하기 위해 '여신님이 보고계셔 대작전'을 펼치게 된다.

 '여신님이 보고계셔 대작전'이 포인트다. 여신님이 보고 있기 때문에 맛있는 것이 생기면 나눠 먹어야 하고, 예쁜 말만 사용해야 하며, 서로을 아껴야 한다는 설정은 대립해야만 하는 주인공들의 상황에서 아이러니한 웃음을 안긴다. 사납기만 하던 이창섭이 생애 처음으로 '여신님'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고, 앙증 맞은 동작들을 할 때 카타르시스는 더해진다.

 전장에 있는 군인들에게는 상상하지 못할 귀여운 율동과 노래, 행동이 잇따르면서 뮤지컬의 환상적인 면을 적극 차용한다. 여신님이라는 존재 자체가 그렇다. 이미 과부가 된 누나를 사랑하고(석구), 고향에 남아있는 어머니를 생각(창섭)하는 각자의 사연들이 여신님에 투영되면서 환상성은 더해진다.  

 뮤지컬은 그러나 판타지를 현실의 피난처로만 사용하지는 않는다. 정신줄을 놓은 당사자인 순호부터 '여신님이 보고계셔 작전'을 착안한 영범까지 제 자신을 위해서만 여신을 이용하던 인물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여신님이 아닌 서로를 바라보게 된다. 그렇게 여신님은 반목하던 인물들이 화해를 하는 매개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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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은 인간이 인간이 구원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연출가 박소영의 메시지가 오롯하게 겹쳐지는 부분이다.  

 2011년 CJ문화재단의 창작지원 프로그램인 'CJ 크레이티브 마인즈' 뮤지컬 부문에 선정됐다. 이후 지난해 8월 제1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의 '예그린 앙코르 쇼케이스'에서 최우수작으로 뽑힌 뒤 충무아트홀 등의 지원으로 정식 공연에 들어가게 됐다.

 3월10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볼 수 있다. '인디아 블로그' '극적인 하룻밤' 등의 연극으로 주목받은 극단 연우무대가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이어 선보이는 두 번째 뮤지컬이다.

 박 연출을 비롯해 작가 한정석, 작곡 이선영, 음악감독 양주인, 안무 곽고은 등 젊은 스태프들이 뭉쳤다. 뮤지컬배우 최호중 이진규 임철수 최성원 지혜근 주민진 이지숙 신성민 전성우 윤소호 등이 출연한다. 4만5000원. 02-744 –7090

 소극장 뮤지컬의 장점 오롯이 ★★★★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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