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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립 잡기노트]신비의 은행나무, 방치할테요?::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
[신동립 잡기노트]신비의 은행나무, 방치할테요?
등록 일시 [2012-03-03 06:01:00]
【서울=뉴시스】신동립의 ‘잡기노트’ <281>

마의태자와 의상대사의 용문사 은행나무, 보조국사 지눌의 지팡이에서 자란 청도 적천사 은행나무, 홍수 때 이색을 구하고 그의 무죄를 밝힌 청주 중앙공원의 은행나무, 신통한 뱀이 살고 있어 마을을 지켜준다는 은행나무…. 나무학자 강판권 교수(계명대 사학)는 은행나무에서 수호신을 본다.

“인간의 지친 몸을 달래주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수백 년 동안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였다. 어머니들은 은행나무 앞에서 자식을 낳게 해달라고 기도했고, 아이를 낳은 뒤엔 아이가 병 없이 자라게 해달라고 빌었다. 아버지들은 은행나무 앞에 정성껏 마련한 음식을 올려놓고 홍수와 가뭄을 없애달라고 빌었다. 마을 아이들은 은행나무 앞에서 공부를 잘할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기도했다.”

유교의 상징이기도 하다. “소수서원 입구에 들어섰을 때 처음 만나게 되는 것도, 조선시대 최고(最古)의 정자인 경렴정을 함께하는 것도, 유생들이 잠시 머리를 식혔던 소혼대나 취한대에서 마주하게 되는 것도 은행나무다. 이 나무의 삶을 통해 경(敬), 즉 성리학적으로 인간의 내면을 다스리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경은 퇴계 이황이 평생토록 연구한 철학 개념이다. 경은 ‘경으로 안을 바르게 하다’는 구절에서 보듯 인간의 내면을 다스리는 공부법으로 성리학에서 반드시 체득해야 하는 덕목이다. 주세붕이 ‘경’ 자로 귀신을 잡았다는 이야기는 정신을 집중하면 미혹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강 교수는 종유석처럼 생긴 유주(乳柱)를 지닌 은행나무도 살핀다. 옛 사람들은 아이를 낳은 뒤 젖이 많이 나오게 해달라고 유주를 만지며 빌었다. 유주는 치치라고도 한다. ‘엄마의 젖’을 뜻하는 일본어다. 일본인들도 유주를 놓고 같은 발상을 한 셈이다.

유주, 치치, 나무고드름은 뿌리덩이(리그노튜버)다. 리그노튜버에는 맹아(부정아)가 다수다. 원줄기가 상하면 리그노튜버에서 새싹들이 수없이 돋아 작은 은행나무 숲을 이룬다. 뿌리뿐 아니라 줄기에서도 수피를 뚫고 맹아가 무수히 나오는 것이 은행나무다.

소웅영·윤실 박사(이학)는 은행나무의 리그노튜버를 경근체라고 부른다. 뿌리(根)와 줄기(莖)의 성질을 모두 가진 조직이기 때문이다. 고령의 은행나무 줄기에서 생기는 경근체는 은행나무 만이 진화시킨 특수기관이다. 굵은 가지로부터 공기뿌리처럼 아래로 자라는 줄기 모습의 경근체가가 지면까지 자라면 수피 여기저기에서 맹아들이 나오고, 세월이 흐르면 싱싱한 새 줄기가 되며, 그 줄기에 가지가 나고 잎이 달린다. 경근체가 여럿 잘 발달한 은행나무는 줄기가 수두룩한 다간수(多幹樹)같이 된다.


소·윤 박사가 조사한 우리나라 은행나무 가운데 경근체가 가장 잘 발달한 놈(수나무)은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부곡리 골짜기에 있다. 농가 곁의 수고 16m 줄기둘레 6m짜리 이 은행나무(추정수령 350~600)에는 경근체가 40여개 달려 있다. 작은 것은 주먹 만하고, 긴 것은 1.2~1.5m다. 국내 최다 최장이다.

윤 박사는 “이 나무 가까운 곳에서 장기간 살아온 주민의 말에 의하면, 6·25 전쟁 때 화재로 인해 썩어있던 나무속이 불타게 됐고, 그때 사람이 들어갈 정도의 큰 동공이 생겼다고 했다. 이 나무를 함께 살펴본 한솔나무병원의 원장은 ‘나무속이 불에 타 숯처럼 된 부분은 더 이상 부패가 진행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이 나무의 경우 오히려 장수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힌다.

이 은행 괴목은 그러나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나무 아래에 널따랗게 시멘트가 깔려 있고, 한쪽으로는 지면이 경사져 침식되면서 큰 뿌리 부분이 많이 드러난 상태다. 윤 박사는 “서둘러 보호수로 지정해 우리의 자연유산으로 보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경근체를 가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은행나무다. 서울역에서 구파발, 북한산성, 예비군 훈련장, 송추로 가는 704번 일반버스 종점 주차장 앞에 서 있다.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천연기념물이 돼야 할 나무다.”

문화부장 rea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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