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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봉투' 훼손 中보따리상
"항공 테러 노출 우려"

지난 12일과 13일 오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의 동·서편 두 곳의 면세품 인도장에서는 십여명의 따이공(代工·중국 보따리상인)이 한 쪽에 모여 보안봉투를 포함한 에어캡 포장재를 뜯고는 자신들이 가져온 여행용 가방에 차곡차곡 담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청소 담당 직원들이 수거한 쓰레기 안에는 빨간색 테두리가 선명한 보안봉투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해외 출국시 시내 면세점 등에서 액체(액체·분무·겔류 등) 상품을 구입할 경우 'DO not open(열지 마시오)' 라고 명시된 보안봉투를 최종 목적지까지 뜯거나 열어볼 수 없다. 만약 출국 전 공항이나 기내에서 보안봉투를 뜯어 내용물을 확인했다면 이는 항공보안법 14조 5항에 따라 최종 목적지 공항에서 압수당할 수 있다. 앞서 2006년 영국 런던의 히스로 공항에서 탄산수로 위장한 액체 폭탄이 발견되면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기내에 100㎖ 이상의 액체 반입을 금지시켰다. 이에 따라 면세구역에서 구입한 액체 상품들은 전량 보안봉투에 담겨야만 기내로 반입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보안봉투 개봉은 최종 목적지에 도착해야 가능하다. 이 같은 사항을 면세점 인도장에서도 소비자에게 안내하고 있지만 따이공들이 보안봉투와 에어캡 등 포장재들을 임의로 개봉해 국내 주요 공항에서 안전 문제는 물론 포장재 쓰레기 문제까지 발생시키고 있다. 인천공항에서만 하루 4t이 넘는 쓰레기가 발생해 이에 대한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를 의식한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해결 방안으로 직항편(경유 편 제외)을 이용할 경우 액체 면세품을 보안봉투에 넣지 않도록 하는 관련 규정 개정을 6월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승객들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항공기 테러를 방지하고자 도입된 보안봉투를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없앨 수는 없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해 승객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과대 포장재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각 정부부처와 협의 중에 있다"며 "국민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규정 개정은 국토부가 사실상 면세업계의 손을 들어준 것이나 다름없다. 면세업계는 직항노선에 보안봉투만 사용되지 않아도 한해 수십억 원의 절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과대포장으로 인한 쓰레기 민원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직항편에 보안봉투가 사용되지 않으면 약 20억원의 포장재 제작비용이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하고, 에어캡 등의 과대포장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구매 기피 현상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보안봉투 본래의 목적과 테러 예방을 강조하는 전문가들 의견은 다른다. 한국항공대 황호원 교수는 "ICAO가 항공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국제 기준으로 정한 보안봉투를 포장재 쓰레기를 줄인다는 이유로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없앨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황 교수는 "만약 보안봉투를 없앨 경우 항공기 테러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면서 "보안봉투를 기내에서 뜯을 경우 특수사법 경찰관의 직무를 갖는 객실 승무원들의 고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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