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보건소장 "위법 지시" vs 이재명 "검토 요청한 것"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형님 강제입원' 시도와 관련해 검찰 측 핵심 증인인 전 분당구 보건소장은 25일 법정에 나와 "이 지사가 위법 지시를 했지만, 강제입원 권한이 있는 정신과 전문의에 지시를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 지사는 직접 반대신문에 나서 전 보건소장에 맡긴 입원 관련 업무가 강제적 성격의 '지시'가 아닌 법적 가능성을 따지는 '검토 지시'였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 "이재명, 직접 강제입원 지시" 검찰 측은 이날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1부(최창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3차 공판에 전 분당보건소장인 이모씨를 불러 증인신문했다. 이씨는 전임 보건소장인 구모씨에 이어 강제입원 업무를 맡은 인물이다. 이씨는 검찰 측 주신문에서 "구 전 보건소장으로부터 인수인계로 받은 자료와 보건소 담당 과장, 팀장의 보고를 통해 강제입원 절차가 위법하다는 것을 인지했지만, 이 지사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절차를 진행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해외 출장을 가있을 당시인 2012년 6월 새벽 1시가 넘은 시각에 '지시한 것 검토했냐'며 갑자기 전화가 왔다"며 "가족이 있어 강제입원은 안 된다고 했더니 지사가 '어쩌자는 거냐'고 따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사 목소리가 격앙돼 얼마나 중대한 사안인지 깨달았다"며 "경황이 없고 가슴이 떨려서 잠을 한숨도 못 잤다"고 했다. 또 "그 뒤로 같은 내용의 전화를 2차례 더 받았는데 불안하고 손이 떨렸다"며 "합법이 아닌 일을 지시받아 나중에 법적으로 맞대면할 일이 생길 수도 있겠다고 판단해 녹음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씨는 정신보건법 제25조에 따라 '진단 및 보호 신청' 등 강제입원을 위한 제반절차가 완료된 뒤 비서실장 지시로 이재선씨가 조사받는다는 경찰서로 찾아간 일도 설명했다. 그는 "당시 비서실장이 이재선씨가 성남시 한 경찰서에서 조사받을 예정이라고 일러줬고 그의 지시에 의해 경찰서에 갔다"며 "강제로 데려오려고 하다가 합법 절차가 아니어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씨는 입원을 진행하지 않고 경찰서에서 되돌아온 일이 있은 뒤 '보건소장으로 자격이 없으니 사표를 내라'거나 '합법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로 징계를 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 전 보건소장 "위법 절차 진행토록 직접 지시는 안해" 그러나 이씨는 위법 지시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정신보건법 제25조(시장·군수·구청장에 의한 입원)에 따라 강제입원을 위한 제반절차를 진행할 권한이 있는 정신과 전문의에게 직접 위법을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증언했다. 정신보건법 제25조에 따라 진단 목적으로 정신질환의심자를 입원시키려면 전문의 또는 정신보건전문요원의 '진단 및 보호 신청(1항)'과 이를 전제로 '시장·군수·구청장의 진단 의뢰(2항)', '정확한 진단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전문의 진단 의뢰 검토(3항)가 있어야 한다. 검찰 측은 이씨에게 전 성남시정신보건센터장에게 진단 및 보호 신청을 하게 하고, 분당차병원 정신과 전문의에게 진단 의뢰 검토서를 내도록 지시한 일이 있냐고 캐물었지만, 이씨는 이를 모두 부인했다. 이씨는 "강제입원을 위해 경찰서에 가는 길에 동행한 전 성남시정신보건센터장에게 현장에서 대면진단하고 입원시키자고 말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말이 안 된다. 강제입원은 오로지 의사만 판단한다"고 답했다. 또 차병원 정신과 전문의에게 입원 진행을 위해 '대면 없이 전문의 소견서나 진단서를 써달라'고 요청했냐는 질문에 "서류상으로 보고 진단 대상이 되는지 판단을 구한 것"이라며 "이렇게 저렇게 진단서를 써달라고 말하진 않았다"고 했다. 차병원 전문의는 2012년 8월 분당구보건소로부터 이재선씨에 대한 '진단 의뢰' 공문을 받고 "서류 검토 결과 자·타해 위험이 있으니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회신 공문을 보낸 인물이다. 검찰 측은 "차병원 전문의가 서류 검토만으로 자·타해 위험을 어떻게 판단하냐"며 "본인이 지시한 거 아니냐"고 물었다. 이씨는 "대면진단도 없이 자·타해 위험 있다고 표현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며 "절대 아니다. 의사 본인이 그렇게 작성한 것을 내가 뭐라 설명해야 하냐"고 강하게 말했다. ◇ 이재명 "입원 관련 업무 '지시'가 아니라 '검토 지시'" 이재명 지사는 오후 2시30분께 2시간의 휴정 이후 재개된 공판에서 이씨에 대한 반대신문을 직접 진행하며 입원 관련 업무가 '지시'가 아닌 '검토 지시'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입원과 관련해 마지막 실무진 대면회의가 2012년 8월27일 있었고, 상급기관인 보건복지부 질의에서 안 된다는 답변이 나와 종결된 일 아니냐"며 "이후 입원 절차를 집행하지 않았다고 해서 문책하거나 질책한 일이 없잖냐"고 물었다. 이어 "증인은 '회의가 있은 주말까지 입원을 집행하라'고 시장이 시켰다고 주장하는데, 집행하지 않았으면 뭐라 그러지 않았겠냐"며 "주말이 지난 뒤에도 다시 그런 지시는 없었다. 증언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씨는 "그렇다"고 수긍만 할 뿐이고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았다. 이 지사는 "법률적 문제나 업무 적정선은 시장 마음대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며 "비서실을 통해 실무적으로 이견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 누구 말이 맞는지 가리기 위해 실무진 회의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하 공무원인 전임 보건소장 구씨와 보건소 담당 과장이 위법 소지가 있다고 하자, 주장 하나 하나에 대해 그들과 직접 토론하고 논의를 했다"며 "증인이 위법하다고 한 일이 없으니 한 번도 논의를 안 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씨는 이에 대해 "지사의 해외 출장 당시 첫 통화에서 말했다"며 "이후에도 비서실장과 책상에 앉아 충분히 위법하다고 대화를 나눴다. 유난히 위법 주장이 묵살됐다"고 답했다. 이 지사는 "경찰과 검찰에서 7번 가까이 조사를 받았는데 조사 초기와 끝무렵 진술이 다르다"며 "처음 가족 동의가 없어 입원 안 된다고 하다가 끝에 가서 형님에게 자·타해 위험이 없었다거나 대면진단이 없었다는 얘기가 추가됐냐"고 지적했다. "과거 사실은 하나인데 왜 이렇게 바뀌었냐"며 "경찰이 가르쳐줬냐"고도 했다. 이씨는 "조사 초기 기억이 잘 나지 않기도 했지만 지사를 향한 애정으로 같은 말을 하더라도 도와주고 싶었다"며 "나중에 언론보도로 본 사안은 실제 느낀 것과 차이가 있었다. 이걸 밝히지 않으면 죄인이 되겠구나 했다"고 해명했다. 이 지사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증인의 말에 "이게 남의 인생이 걸린 일 아닌가"라며 정확한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이씨를 끝으로 검찰 측 핵심 증인인 전 분당구 보건소장 2명에 대한 신문이 마무리됐다. 다음 공판은 28일 오후 2시 성남법원에서 열린다. pdy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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