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처분돼지 핏물 하천 유입
연천 취수원까지 이미 오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경기 연천지역 돼지를 살처분하는 과정에서 돼지 사체에서 흘러나온 침출수가 유입돼 하천을 오염시키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환경단체가 현장을 찾은 지난 10일 오전 상황이 가장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방역당국이 뒤늦게 대처해 취수원까지 오염시켰을 가능성 마저 커지고 있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연천군 등에 따르면 연천군은 ASF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12일부터 지난 10일까지 관내에서 사육하던 돼지 총 16만마리를 예방적 살처분했다. 그러나 매몰지 확보와 매몰처리에 필요한 용기 제작이 지연됐고 연천군은 우선 살처분된 돼지 4만7000여마리를 연천군 중면의 민통선 안 비어있는 군부대 유휴부지에 쌓아 뒀다. 이곳은 민통선 안쪽 약 700m 지점 옛 군부대 터로 살처분된 돼지 3만5000마리를 산처럼 쌓아 뒀다. 이석우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지난 10일 오전 7시32분께 상수원 보호구역과 1km, 취수장과도 불과 3~4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임진강 상류 마거천은 핏물로 이미 오염이 심각한 상태였다"며 "유속을 따져 봐도 이미 취수원을 거쳐 서해까지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기북부 지역에 지난 10일 많은 비가 내리면서 돼지 사체에서 핏물 등 침출수가 대량으로 임진강 지류 인근 하천으로 유입됐고 유속 마저 빨라져 오염 범위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천군은 뒤늦게 마거천 일대를 차단하고 준설작업을 벌여 침출수를 희석시키는 작업을 하는 한편, 주변에 생석회를 뿌려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천군 관계자는 "매몰 작업을 준비하던 중 갑자기 비가 내려 침출수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2~3일 내에 매몰작업이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천군은 당초 매몰 대신 렌더링 방식으로 처리하려다가 '서둘러 살처분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방역당국의 지시로 작업에 속도를 내다가 이런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살처분 과정에서 핏물이 발생할 수 없는데 매뉴얼도 없이 살처분 된 돼지를 산처럼 쌓아 두다 보니 밑에 깔린 돼지 사체가 터지면서 이런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매몰작업을 마치면 끝이라는 안일한 대처가 이런 사고를 내는 계기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의 한계를 보이고 있는 지금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 살처분 작업을 안전하게 마무리 해야 한다"며 "골든타임을 놓쳐 구제역 등 겨울철 질병과 동시에 ASF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우려가 있는 만큼 하루 빨리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ASF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은 하류 상수원인 임진강으로 침출수가 유입되지 않도록 긴급 차단조치를 했다. 11일까지 인근 소하천으로 유입된 침출수를 수중모터로 흡입하는 방식으로 빼내 공공처리장에서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주요 뉴스

상단으로
뉴스스탠드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