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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 소비, 가격보다 편리를 더 추구" [뉴시스 일본포럼] 서비스·식품·소매업 뜨고 은행업·교육·오락은 쇠퇴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라 하고, 14% 이상은 ‘고령사회’, 21%를 넘기면 ‘초고령사회’라 한다. 일본은 2007년에 이미 ‘초고령사회’를 맞이했다. 한국도 현재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서면서 ‘고령화 사회’를 지나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세계 어떤 나라보다도 가장 먼저 고령화 사회 문제에 직면한데다가 1990년대 초반 버블 경제 붕괴까지 겹치면서 부진을 거듭하던 일본 경제가 최근 성장세로 돌아서고 있다. 우리보다 20년 먼저 고령화 사회에 대한 고민을 해온 일본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 왔을까. 그리고 과연 얼마큼의 성과를 얻고 있을까. 이번 '뉴시스 일본 포럼-경제 부흥의 비결'에서 '뜨는 산업, 지는 사업' 주제발표자인 다카기 히로유키(高木裕之) 노무라 종합연구소 시니어 컨설턴트를 지난 9일 도쿄에서 직접 만나 고령화를 극복하기 위한 일본의 몸부림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다카기 시니어 컨설턴트는 게이오대학교 경제학부 졸업 후 1989년에 노무라종합연구소에 입사했다. 유통업 경영 전략 전문가로 유통기업이 저성장기에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 등에 대해 오랫동안 조사, 연구해왔다. - '고령화 사회'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일본은 세계 어떤 나라보다도 먼저 '초고령 사회'가 됐다. '고령화 사회'가 일본 경제에 던진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었나? "인구감소다. 고령화에 저출산 현상도 동반돼 국가 전체로 보면 인구가 감소했다. 인구가 감소하면 경제에 있어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하나는 고객이 줄어드는 것이고 또 하나는 노동력이 줄어드는 것이다. 특히 ‘고객 감소’는 기업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데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에게는 더 큰 충격이 됐다." - 일본 기업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부가가치가 높거나 기능이 좋은 제품을 개발해 고객 수는 떨어지지만 매출액은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예를 들면 식품의 경우 인구가 감소하면 바로 고객이 줄어드는 대표적인 품목이다. 이전과 같이 원 재료를 그대로 팔면 고객 감소로 매출액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에 ‘편리성’을 덧붙이자 매출액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더 높아졌다." - ‘편리성’을 어떻게 덧붙였다는 이야기인가? "원 재료보다는 바로 먹을 수 있게 조리한 음식을 파는데 주안점을 두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러한 전략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1인 가구의 비율이 높아져 먹는 생활의 ‘편리’, 더 설명하면 혼자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귀찮아진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실제로 우리 연구소가 세대별 연간 소비지출을 2006년과 2016년을 비교해봤는데 세대별 인구는 2.55인에서 2.35인으로 줄어들었는데, 식비는 78만4000엔(약750만원)에서 81만5000엔(약780만원)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슈퍼나 편의점을 이용해 이미 조리된 식사를 사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고 재료를 산다고 해도 단가가 더 높은 소분화된 재료를 사는 경향이 있어 전체적으로 보면 식비 지출이 늘어난 것이다." - 그렇다면 '고령화 사회'의 소비 특성을 한마디로 말하면 ‘편리성'이라고 할 수 있나? "맞는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가격보다는 편한 것을 더 중시하는 소비 패턴이다. 계속 식품을 예로 들면 좋은 재료를 사러 먼 슈퍼를 가는 것보다 가까운 편의점에서 이미 만들어진 도시락을 하나 사서 먹는 것이 더 편하고 좋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퇴직 후 연금생활을 하는 고령자들은 젊은 시절 편한 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어 퇴직 후 전체적인 수입이 줄었다해도 싼 것을 찾아 헤매지 않는다. 우리 연구소는 3년 단위로 1만 명을 대상으로 소비 패턴을 조사하는데 구입할 때 싼 것보다는 편리한 것을 추구한다는 응답이 2000년 37%에서 2015년 43%로 늘었다. 이에 반해 싸면 된다는 응답은 2000년 40%에서 2015년 24%로 감소했다. 이를 모두 통합해보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수록 ‘편리성’을 더 찾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이러한 '고령화 사회'의 특성에 잘 대응한 산업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 "재미있게도 고령화 사회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일본 국내 시장을 주 마켓으로 하는 산업들이다. 예를 들면 서비스업, 식품업, 소매업 등이다. 사실 일본도 처음에는 국내 시장의 고객 감소로 글로벌 사업으로 확장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지나고 보니 오히려 국내 시장을 주 마켓으로 한 기업이 주가도 더 올라가고 영업이익도 더 냈다. 이는 글로벌 사업이 예를 들어 중동 사태에 따라 원유값이 달라지는 등 정치적인 영향을 자주 받는 반면 국내 시장을 주 마켓으로 한 기업들은 고령화 사회에 어떻게 하면 잘 대응할 수 있을까에 집중 고민하면서 노력하면 됐고 그 결과가 지금 나왔기 때문이다. 같은 업종이라고 해도 명암이 엇갈린다. 편의점을 예를 들면 세븐일레븐은 최근 15년 사이에 매출액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세븐일레븐은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때 ‘무엇이 편리할까’에 집중한다고 한다. 다른 편의점 업계가 ‘보다 싸게’, 아니면 ‘보다 건강식’ 등 다양한 시각을 놓고 고민할 때 세븐일레븐은 흔들리지 않고 오직 편리성에 초점을 두고 상품개발을 해왔다. 세븐일레븐이 고령화 사회의 소비 패턴을 잘 읽고 이것이 매출액 증대로 이어진 것이다." - 그렇다면 노동력 부족에는 어떻게 대처했나? "부족한 인력을 대처하기 위해 AI, 로봇 등 첨단과학을 활용하는 방법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또 최소한의 노동력으로 운영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고안하고 있다. 예를 들면 유니클로는 각 상품의 가격표에 2cmx7.5cm 크기의 RFID 태그를 부착했다. 이를 모니터에 터치하면 재고 상황은 물론 상품의 위치도 알 수 있어 고객이 직접 찾을 수 있고 또 계산도 혼자 가능하다. 세븐일레븐은 진열된 상품이 팔리면 앞으로 조금씩 이동해 상품을 채우는 진열대를 개발해 시범 운용하고 있다." - 고령화 사회라 하면 제일 발전할 사업이 개호(환자나 노약자를 옆에서 돌봄)사업이라고 생각했는데? "물론 고령자가 많아진 만큼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지만 일본에서는 개호사업이 국가가 주가 되어 이뤄지고 있다. 개호보험이 있어 이 보험에 가입하면 기본적인 개호는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고령화 사회가 됐다고 해서 동시에 비약적인 발전을 하지는 않았다." - 지는 사업으로는 무엇이 있나? "은행업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인터넷 뱅킹이 발전하면서 점포를 중심으로 한 은행 사업이 많이 축소됐다. 게다가 비트코인 등의 인터넷 화폐까지도 사용하는 세상이 됐다. 은행업은 갈수록 축소될 것이다. 그리고 의외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교육 및 오락 부분에 대한 지출이 줄어들었다. 우리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06년 34만4000엔(약330만원)에서 2016년 31만8000엔(약3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장래에 대한 불안으로 가장 먼저 깎기 쉬운 교육 및 오락 부분을 줄인 것으로 나타난다." - 아베노믹스로 일본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뉴스가 많이 나온다. 어떻게 평가하나? "아베노믹스의 최종 목적은 소비자물가지수를 2%로 올리는 것이다. 즉 엔을 싸게 해 기업의 수출을 늘려 임금 상승, 소비 증대로 이어지게 해 물가를 2%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2014년에 잠깐 2% 물가 상승이 이뤄진 적이 있지만 바로 다시 내려갔다. 따라서 아베노믹스 효과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지만 앞으로 도쿄올림픽 등의 이벤트가 있어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yun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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