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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넘긴 서울답방·종전선언···숨고른 文대통령 운전자론

문재인 대통령이 연내(年內)를 목표로 추진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종전 선언이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로 시작돼 급물살을 탔던 한반도 평화 분위기는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 낸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지만 북미 관계의 교착 상황까지는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 궁극적으로 목표했던 김 위원장의 답방과 종전 선언은 미완의 과제로 남겨둔 채 새해를 맞이하게 됐다. 한 가지 긍정적인 것은 남북 관계를 중심으로 북미 관계의 변화를 이끌어 간다는 '두 바퀴 평화론'의 원칙을 남북 정상이 재확인했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오후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기대했던 연내 서울 답방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이러한 인식에는 변화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두 정상이 한 해에 세 번씩이나 만나며 남북 사이의 오랜 대결구도를 뛰어넘는 실질적이고 과감한 조처를 이뤄냈다"며 "이를 통해 우리 민족을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두 정상이 평양에서 합의한 대로 올해 서울 방문이 실현되기를 고대했으나 이뤄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앞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며 "2019년에도 문재인 대통령과 자주 만나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논의를 진척시키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함께 해결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이런 메시지는 공개적으로 연내 답방을 촉구했던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한 화답의 성격을 띤 것으로 풀이된다. 해를 넘기게 된 점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답방의 여건이 갖춰지면 반드시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특히 새해에도 자주 만나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함께 해결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은 남북 관계를 한반도 평화 번영의 한 축으로 삼겠다는 '두 바퀴 평화론'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상황을 주시하며 답방하겠다는 점에선 남북·북미 정상회담의 '선후(先後) 관계'에 따른 장단점을 여전히 고민 중이라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 어떤 회담이 먼저 열리든 상관이 없다"면서 "각 협상에서의 진전은 선순환적으로 서로 도움을 주기 때문에 순서는 크게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연내 답방이 무산된 만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진전된 성과 위에서 4차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의 답방이 단순히 남북 정상의 신뢰를 확인하는 상징적인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종전선언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의 역진 불가능성 단계까지 나아가는 결실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9·19 군사합의를 통한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로 종전선언의 문턱을 낮추고자 했던 문 대통령의 노력과도 궤를 같이한다. 당초 연내 종전선언을 통해 속도감 있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견인한다는 구상이 무산된 이후 남·북·미 3자 종전선언 논의는 힘을 잃어 온 측면이 강하다. 우리가 종전선언의 주도권을 미국에 내준 이후 강한 저항에 부딪혔고, 그 사이 정전협정 체결 당사자인 중국이 관여하면서 타이밍을 뺏겼다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으로 논의 주체가 확대되면서 표류하게 됐고, 문 대통령이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 쪽으로 방향타를 돌리게 됐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국제사회의 검증 속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기와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북한의 약속에 미국이 상응조치를 단계적으로 취하면 종전선언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더욱 성숙될 것"이라고 말했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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