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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제 긴급진단③]재계는 '관피아·정피아' 선호…30대 기업 여전히 많아

등록 2016.06.09 07:50:00수정 2016.12.28 17: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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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뉴시스】조수정 기자 = 23일 오전 조선업 위기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의 모습. 이날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대우조선해양을 찾아 노조 등 현장 종사자들과 경영진의 의견을 청취했다. 2016.05.23.  chocrystal@newsis.com

지난해 30대그룹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 235명으로 전체의 38.6%  '관료' 사외이사…"해당 기업 문제점과 밀접한 경우 많아"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대우조선해양의 낙하산 논란으로 재계의 이른바 '관피아·정피아' 적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공직자윤리법이 강화됐지만 여전히 '관료 출신 낙하산'들은 곳곳에 산적해 있다.

 특히 사외이사가 경영진과 최대주주로부터 독립돼 회사의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권력기관 출신들로 사외이사를 선임, 이른 바 '방패막이' 용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해 30대그룹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은 235명으로 전체의 38.6%에 달했으며, ▲법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 등 4대 권력기관 출신에 집중됐다.

 올해 역시 이 같은 현상은 되풀이 중이다.

 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10대그룹 소속 상장사의 올해 정기주총 안건을 분석한 결과, 신규 또는 재선임 예정인 사외이사 140명 중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이거나 ▲국세청 ▲금감원 ▲판·검사 ▲공정위 등 권력기관 출신 인사는 전체의 43.6%인 61명이었다.

 출신별로 보면 전직 장·차관 16명을 포함해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이 28명이었고, 검사와 판사 출신이 17명, 국세청 출신이 7명, 금감원 출신이 6명, 공정위 출신이 3명이었다. 특히, 올해는 전직 장관출신이 8명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삼성중공업),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GS건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두산인프라코어), 김경한 전 법무부 장관(한화생명),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오리콤) 등이 10대그룹 계열사 신규 사외이사로 영입됐다.

【서울=뉴시스】<동부그룹 로고>

 판·검사 출신 중에서는 박용석 전 대검찰청 차장(롯데케미칼), 정병두 춘천지검장(LG유플러스), 노환균 전 대구고검장(현대중공업), 천성관 전 서울지검장(두산건설), 채동헌 전 춘천지법 부장판사(코스모신소재) 등이 신규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30대 그룹에서도 사외이사에 주요 권력기관 출신의 인물들이 이름을 올렸다. 동부그룹이 2명의 사외이사를 모두 관료 출신으로 뽑아 비중이 가장 높았다. 관료 출신이 5명 중 4명인 현대자동차가 80.0%로 2위, 삼성이 9명 중 7명(77.8%)으로 3위다.

 롯데와 두산, 신세계는 70% 이상이 관료 출신이었다. GS, 현대중공업, CJ, 현대백화점, 동국제강도 절반인 50%의 신규 사외이사를 관료 출신으로 택했다.

 기업이 의혹의 눈초리를 받으면서도 관료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데는 대 정부 및 정치권 등과의 관계에서 특별한 '편의'를 얻기위한 의도가 내포돼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기업들이 뽑는 '관료' 사외이사진들이 해당 기업들의 문제점과 밀접하다고 지적했다. '관피아'로 세금 관련 문제나 분쟁 등을 막기 급급한 기업들이 전문성 이쓴 관련 분야의 관료 출신을 많이 끌어온다는 분석이다. 관료 출신인 낙하산 사외이사가 많은 기업은 자연스럽게 부실화의 우려를 떠안게 된다는 것.

 사외이사진에 관료 출신 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전문성이 떨어지고 경영이 투명하게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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