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광장

[중견기업 지배구조 대해부③]일감 몰아주기 '논란' 한국콜마

등록 2016.07.06 11:22:56수정 2016.12.28 17:19:20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블로그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ㅇ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한 한국콜마가 대주주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오너일가가 대부분의 지분을 가진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것인데, 외부기업과 거래할 때 오너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를 거치도록 하는 전형적인 '터널링' 수법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국콜마그룹은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계 '빅2'에 드는 뷰티·제약 그룹이다. 창업자 윤동한 회장 등 오너일가가 지주사 한국콜마홀딩스를 지배하고, 한국콜마홀딩스가 상장사 2곳과 비상장사 13곳 등 15개의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콜마홀딩스는 자회사로 상장사 한국콜마와 콜마비엔에이치 등을 두고 있고 한국콜마를 통해 손자회사 콜마코스메틱베이징을, 콜마비앤에이치를 통해 손자회사 근오농림과 에치엔지, 선앤원코스메틱을 지배하고 있다.

 ◇오너일가 49.18% 보유…지분가치 1조 이상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콜마홀딩스는 창업주 윤동한 회장 일가가 49.18%의 지분을 갖고 있다. 공개기업임을 고려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3월31일) 기준 윤동한 회장이 40.30%, 부인 김성애씨가 0.15%, 장남 윤상현 한국콜마홀딩스 대표가 8.67%, 딸 윤여원 전무가 0.0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윤동한 회장 등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5일 종가기준 전체 시가총액 2조1944억의 49.18%인 1조972억원 수준이다.

 오너일가 외에 일본콜마가 7.98%, 국민연금공단이 11.15%, 크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이 5.02%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오너일가는 지주사 콜마홀딩스 외에 자회사와 손자회사 등 계열사의 지분도 일정 수준 보유하고 있다. 오너일가가 지주회사 한국콜마홀딩스를 통해 전 계열사를 지배함과 동시에 계열사에도 직접 투자를 하고 있는 형태다.

【서울=뉴시스】 한국콜마 계열사 소속회사의 현황.

【서울=뉴시스】 한국콜마 계열사 소속회사의 현황.

 주력회사인 한국콜마의 경우 윤동한 회장과 장남 윤상현 대표 등 특수관계인 14명이 0.76%의 지분을 갖고 있고,  콜마비앤에이치 역시 윤동한 회장과 부인 김성애씨 등 특수관계인 7명이 12.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에치엔지 매출, 3년만에 4배 신장…일감몰아주기?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콜마홀딩스의 손자회사 에치엔지는 사실상 오너일가 개인회사나 마찬가지다.

 에치엔지의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콜마비앤에이치(45%), 창업자의 딸 윤여원 전무(39.36%), 장남 윤상현 대표(15.64%)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2세가 5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최대주주 콜마비앤에이치 역시 콜마홀딩스 외에 오너일가가 직접 지분을 가지고 있어, 배당 등 이익금이 대부분 오너일가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다.

 문제는 에치엔지가 그룹 계열사 한국콜마로부터 의약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사업을 하며 급격한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공시에 따르면 2012년 273억원(2012년4월~2013년3월)이던 에치엔지 매출은 2015년 1203억원(2015년1월~2015년12월)을 기록, 약 3년만에 4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에치엔지가 올린 특수관계자 매출은 39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3%(398억원)를 차지한다.

 에치엔지는 2012년부터 2014년 사이에도 매년 전체매출의 33%~70%를 특수관계자 매출로 냈다. ▲2012년(4월1일~2013년 3월31일) 70%(특수관계자 매출 191억원/전체 매출 273억원) ▲2013년(4월1일~2014년 3월31일) 45%(246억원/545억원) ▲2014년(4월1일~12월31일) 33%(259억원/785억원) 등이다.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콜마 오너일가 명의의 지분은 49.18%이다.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콜마 오너일가 명의의 지분은 49.18%이다.    [email protected]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에치엔지가 그룹 내에 불필요한 유통구조를 만들어 오너2세들의 배를 불려주기 위해 통행세를 걷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견기업이라는 이유로 일감몰아주기 제재 피해

 공정거래법상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의 경우, 오너 일가(특수관계인)의 계열사 지분이 30%(비상장사 20%) 이상인 상황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12% 이상 또는 200억원 이상이면 '일감몰아주기'로 규정돼 제재를 받는다.

 한국콜마그룹의 경우 특수관계자 매출이 12%, 200억원 이상이지만 대기업이 아니라 중견기업이라는 이유로 어떤 제재도 받지 않는다.

 에치엔지의 지분 변화도 눈여겨볼만하다.

 2014년 3월31일 기준 윤상현 대표의 지분은 11%, 윤여원 전무의 지분은 18.5%였지만 이들의 지분은 1년여만인 지난해 12월 말 각각 15.64%, 39.36%로 늘었다. 계열사간 내부거래로 에치엔지를 키우고, 오너2세들의 지분율을 높이고 있는 것은 편법 승계 시도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중견기업의 경우 대기업에 비해 감시나 견제가 취약하기 때문에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 등이 이뤄질 수 있다"며 "일감몰아주기 등은 사실상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엄격히 감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