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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지배구조 대해부⑤]'족벌경영' 대웅제약 그룹…부인·아들·며느리 계열사 곳곳 '포진'

등록 2016.07.20 06:50:00수정 2016.12.28 17: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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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대웅그룹 최대주주 주식 소유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서울=뉴시스】 대웅그룹 최대주주 주식 소유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오너일가에 자회사 헐값매각 의혹…소액주주 권리침해 가능성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국내 '빅5' 제약사 대웅제약 등 23개 계열사를 둔 대웅그룹이 가족 중심의 족벌경영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웅그룹은 지난해 연결기준 1조162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자산총액도 1조3209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창업자 윤영환 명예회장의 아들들은 물론 부인, 며느리까지 경영에 참여하는 전형적인 '족벌경영'체제를 띠고 있다. 가족중심의 독단 경영 개연성이 결국 그룹 성장을 가로막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주사 '대웅' 오너일가 지분 27.67%…23개 계열사 지배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실질적으로 대웅 후계경쟁에서 승리한 3남 윤재승 회장은 대웅과 대웅제약의 대표이사 회장을 겸임하며 대웅그룹을 장악하고 있다.

 이 외에 창업자의 부인 장봉애씨는 대웅재단 이사장, 장남 윤재용씨는 대웅생명과학 사장, 딸 윤영씨는 대웅제약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차남 윤재훈씨와 둘째며느리 정경진씨도 이달 8일 현재 계열사 임원인 것으로 공시됐다. 

 대웅그룹 오너일가 등 특수관계자가 보유하고 있는 지주사 대웅의 지분은 지난 8일 기준 41.62%로, 이중 오너일가의 직접 보유분은 27.67%다.

 대웅의 19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7803억원으로 특수관계자들의 지분 가치는 3247억원, 주주일가 지분가치는 2159억원이다.

 실질적으로 그룹을 장악한 창업자의 3남 윤재승 회장(11.61%)을 비롯해 ▲부인 장봉애(0.11%) ▲장남 윤재용(6.97%) ▲차남 윤재훈(2.97%) ▲장녀 윤영(5.42%) ▲첫째며느리 박현령(0.16%) ▲둘째며느리 정경진(0.22%)씨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윤영환 명예회장의 유일한 장손 윤석호씨는 0.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손녀 수정·수경·수민·수진씨도 각각 0.02%의 지분을 갖고있다.

 오너 일가는 지주사 대웅을 통해 계열사 대웅제약과 대웅바이오, 한올바이오파마 등 23개 계열사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대웅그룹 창업자의 차남 윤재훈 알피코프 회장과 3남 윤재승 대웅 회장은 대웅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경합을 벌여왔지만 최근 오너일가의 지분동향을 보면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식됐다는 분석이다.

 윤재훈 회장이 지난해 12월 대웅이 보유하고 있던 알피코프 지분 전량(36만주, 64.7%)을 374억원에 매입하고 이후 대웅지분을 꾸준히 매각, 지난해 7월 9.70% 수준이던 대웅 지분을 이달 2.97%까지 줄였다.

 장남 윤재용 대웅생명과학 사장 역시 지난 5월 대웅 주식 7만주를 윤재승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관계사 디엔컴퍼니와 엠서클에 각각 3만5000주씩 매도, 올 초 10.51%였던 자신의 지분을 6.97%로 줄였다.

 디엔컴퍼니의 최대주주는 지분 35%를 보유한 윤재승 대웅 회장이다. 엠서클의 대주주 역시 디엔컴퍼니(26.37%)와 윤 회장의 지배 하에 있는 인성TSS(65.33%)다. 장남 윤재용 사장이 3남 윤재승 회장의 개인회사를 통해 자신의 지분을 넘겨준 셈이다.

 ◇알짜회사 2곳, 대주주에 헐값 매각 의혹…일감몰아주기 지적도

 이런 가운데 대웅이 알피코프 지분을 윤재훈 회장에게 매각하는 과정에서 시장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헐값'에 지분을 팔아넘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상장 계열사를 오너일가에 헐값에 넘겨 대웅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비판이다

 알피코프는 연질캡슐 시장의 65%를 점유하고 있는 1위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707억원, 영업이익 43억원을 올렸다. 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630억3737만원으로, 윤재훈 회장이 매입한 64.7%에 해당하는 순자산은 407억원 수준이다.

 대웅그룹은 과거에도 오너일가에게 알짜 계열사를 저가 매각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대웅은 홍보·마케팅, 보험심사 컨설턴트 등을 제공하는 병의원컨설팅 전문업체 '엠서클'과 의약품 구매대행업체 '이지메디컴'을 자회사로 두고 있었지만 2009년과 2012년 이를 윤재승 회장에게 넘겼다.

 두 회사 모두 알짜 자회사로 평가받던 회사로, 지난 3월말 기준 이지메디컴의 최대주주는 윤재승(23.46%) 회장과 윤 회장의 지배 하에 있는 인성TSS(15.20%)다. 엠서클의 최대주주 역시 인성TSS(65.33%)와 윤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디엔컴퍼니(26.37%)다.

 엠서클은 지난해 543억원의 매출을, 이지메디컴은 1846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중 엠서클 86억7283만원, 이지메디컴 477억295만원이 대웅과 대웅제약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로 인한 것이었다.

 그룹으로부터 오너일가가 자회사를 헐값에 매입하고, 다시 그룹과의 사실상 '일감몰아주기' 거래로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대웅그룹의 후계구도가 윤재승 회장으로 굳혀져가는 가운데 윤 회장이 대웅그룹을 장악한 후 이뤄지는 인사도 도마에 올랐다.

 디엔컴퍼니 대표로 재직하며 의사들을 상대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던 윤재승 회장의 측근 윤재춘 대표가 지난 3월 대웅 그룹의 대표이사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윤재춘 대표는 지주사인 대웅 외에 대웅개발, 한올바이오파마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으며, 대웅바이오, 대웅경영개발원 이사, 힐리언스 HR그룹 감사를 각각 맡고 있다. 윤재춘 대표 역시 대웅 오너일가의 친인척으로 알려져있다.

 대웅 측 관계자는 오너일가의 자회사 헐값매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공식입장을 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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