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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지배구조 대해부⑨]일진그룹…오너소유 회사에 '일감몰아주기' 여전

등록 2016.08.17 07:00:00수정 2016.12.28 17: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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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일진그룹 지배구조. 자료:금융감독원

【서울=뉴시스】 일진그룹 지배구조. 자료:금융감독원

43개 계열사, 오너 일가들이 나눠먹기식 장악…2세 승계작업 마무리 오너 장남 소유 '일진 파트너스', 그룹 일감 60~100% 의존 "부의 부당한 승계, 세습 전형" 지적 높아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경영 승계로 논란을 일으켰던 일진그룹이 여전히 오너일가 100% 소유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일진그룹은 1세에서 2세로 이어지는 승계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창업주 허진규 회장의 자녀들이 일진그룹 소속 계열사들을 대부분 나눠가졌다. 일진의 계열사는 총 43개로, 국내에는 일진홀딩스 등 5개 상장사를 비롯한 28개 법인을, 해외에는 15개 법인을 두고 있다.

 허진구 회장의 장남 허정석 일진전기 대표는 그룹 지주사격인 일진홀딩스와 종속회사인 일진전기, 일진다이아, 아이텍 등 종속회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개인 회사 일진파트너스를 합하면 12개의 국내 법인이 허정석 대표 지배하에 있다.

 차남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는 상장사 일진머티리얼즈를 중심으로 일진엘이디, 일진유니스코, 삼영글로벌, 오리진앤코, 아이알엠 등을 지배하고 있다.  

 장녀 허세경씨는 일진반도체, 루미리치 등을, 차녀 허승은씨 내외는 일진자동차의 최대지분을 갖고 있다.

 창업주 허진규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상장사 일진디스플레이(25.11%), 일진머티리얼스(0.22%) 등 4곳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너회사' 일진파트너스, 매년 60~100% 일감 의존

 문제는 지분승계 과정에서 대주주와 계열사간의 주식거래,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부의 부당한 승계' 논란이 일었고, 일감 몰아주기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창업주 허진규 회장의 장남 허정석 대표가 100% 소유한 '일진파트너스'는 매년 일진전기와 60~100%에 달하는 내부거래를 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일진파트너스의 본체는 1996년 11월 설립된 일진파이낸스로, 이후 일진캐피탈, 일진기술금융 등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 회사는 2005년까지만해도 오너 개인회사가 아니었다. 2005년 감사보고서상에는 당시 자본금은 200억원으로 일진전기가 61.8%, 일진다이아몬드가 30.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창업주 허진규 회장 지분은 7.3% 수준이었다. 자본총계는 253억4084만원이었다.

 허진규 회장은 2006~2007년 일진전기와 일진다이아몬드로부터 일진파트너스 주식을 사들여 자신의 지분을 100%까지 늘렸고, 2010년 이를 자신의 장남 허정석 대표에게 매각했다.

 대주주가 허정석 대표로 바뀐 후 이 회사는 사업내용을 금융업에서 운송으로 바꾸고, 일진전기의 제품운송업무를 담당하기 시작했다.

 일진파트너스는 2010~2012년까지 3년간 매출의 100%를 일진전기에 의존했다. 2013년에는 78.69%, 2014년에는 74.27%, 2015년에는 매출의 65%를 일진전기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시켰다. 올해 1분기에도 전체 매출의 66%를 일진전기에 의존했다.

 ◇자본 440억 증가…이익금으로 홀딩스 주식 매입

 지난해 말 기준 일진파트너스의 자본총계는 692억4846만원까지 불어났다. 허정석 대표가 자신이 대표로 있는 상장 계열사 일진전기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자신이 100%주주인 일진파이낸스의 자본을 440억원 가까이 불린 셈이다.

 일진파트너스는 일진전기와의 거래를 마탕으로 마련한 재원을 일딩홀딩스 지분 매입에 활용했다.

 일진파트너스는 2013년 허진규 회장이 보유한 일진홀딩스 지분 전량 15.27%를 매입, 보유 지분을 24.64%까지 높였고 이를 통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올랐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이 상장사 30%, 비상장사 2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연간 200억원 또는 연간 국내 매출의 12% 이상인 경우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는다.

 하지만 일진그룹의 경우 5조원 이상 대기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어떤 규제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상장사가 오너일가의 이익을 위해 움직일 경우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진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진파트너스는 특수 물류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데, 일진전기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려면 고난이도의 물류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이런 매출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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