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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육아④][기고]"육아는 부부가 함께"···산후우울증, 가족 관심이 '중요'

등록 2017.09.12 0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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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나은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김호성. 2017.09.05. (사진제공 = 나은병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나은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김호성. 2017.09.05. (사진제공 = 나은병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근 산후에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잔혹한 사건 사고들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사회적으로 산후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육아에 관심을 가지고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남성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육아의 부담은 여성들이 더 많이 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산후우울증은 출산 후 4주에서 6주 사이, 즉 산욕기 동안 우울증 증상을 앓는 질환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모 10명 가운데 한 명이 산후 우울증을 겪고 있습니다.산후우울증의 원인은 급격한 호르몬 변화와 출산 후 오는 육체적 고통, 양육부담을 전가하는'독박육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산후우울증은 우울한 기분, 심한 감정 기복, 불안감, 불면, 과도한 체중 변화, 의욕 저하, 집중력 저하, 죄책감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한 산후우울증을 겪는 엄마는 아이의 건강뿐 아니라 두뇌발달도 해치는데 이런 영향은 아이의 평생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산후우울증 증상이 나타나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분석 결과, 산후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산모는 전체의 1% 미만으로 나타났습니다. 산모에게 흔한 질병이지만, 적절한 의학적 도움을 받는 환자는 극히 드물다는 뜻입니다.

 산후우울증에서 비롯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족의 관심과 육아 지원이 산모의 정신 건강에 보탬이 됩니다. 특히 남편은 '아이는 부부가 함께 기른다'는 마음가짐으로 양육에 참여해야 하며, 가족들은 산모가 "우울하다"고 말하는 등 산모가 보내는 신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필요하다면 전문가 상담을 통해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합니다.

 또한,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산후우울증을 흔히 '유난한 사람'에서만 나타나는 것으로 여기지만 사실은 갱년기와 같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하는 시선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미국의 경우 출산 직후의 여성은 반드시 우울증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으며, 연간 50만명 정도가 산후우울증으로 병원을 찾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방치되고 있는 수준이지만, 올해 정신건강실태조사에 산후우울증을 포함시키는 방안이 복지부 출산정책과를 통해 논의되고 있습니다.

 흔히 출산을 '즐거운 일'로 여기며 주변에서는 축하해주는 이벤트로 여기지만 정작 아이를 낳은 산모에게는 반드시 그렇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과 아직까지 엄마가 모든 육아를 책임져야 한다는 편견에 따른 '독박육아'등으로 인한 갈등, 수면부족, 신체변화에 대한 스트레스 등이 더해지는 고통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사회와 가족 구성원의 변화로 건강한 가정을 유지하길 바랍니다.

 나은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김호성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