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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사행성' 논란⑥] 美·유럽, 확률형 게임 '도박' 규정 논의...中 제재 시행

등록 2017.11.30 15: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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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EA의 최신작 '스타워즈: 배틀프론트2' (출처 = EA 페이스북)

【서울=뉴시스】 EA의 최신작 '스타워즈: 배틀프론트2' (출처 = EA 페이스북)


EA, '스타워즈: 배틀 프론트2' 사행성 논란...미국·유럽 강타
중국, 문화부 고시 올해 5월1일 실시...확률 공개 등 규정

【서울=뉴시스】오동현 이종희 기자 = 국내 모바일게임에서 과도한 결제를 유도한다고 비판을 받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미국과 유럽에선 사행성이 강한 '도박'으로 규정하려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중국의 경우 이미 고시를 통해 확률을 공개토록 규정, 제재를 가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일렉트로닉아츠(EA)가 개발한 신작 '스타워즈: 배틀프론트2'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판매로 인해 관련 논의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수많은 마니아를 보유한 영화 '스타워즈'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이번 작품은 출시 전부터 확률형 아이템을 도입해 비판받았다. 이 게임은 패키지를 통해 판매되는 상품임에도 유저들은 별도로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을 결제를 해야만 최고 등급 아이템을 얻을 수 있게 설정됐다. 

 또한 게임 내 밸런스를 해칠 수 있는 아이템들을 과금할 수 있도록 해 유저로부터 사행성 요소가 많다고 원성을 들었다. 여론이 나빠지자 EA는 게임 내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현금결제 기능을 중단했다. 

 이를 두고 유럽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이 사실상 도박에 가깝다는 비판과 함께 제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벨기에 게임위원회는 지난 22일(현지시간) EA의 '스타워즈: 배틀프론트2'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사실상 도박"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코엔 긴스(Koen Geens) 벨기에 법무장관은 현지 TV 방송사 VTM과의 인터뷰를 통해 "청소년에게 도박과 게임을 합친 것은 정신 건강에 해롭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유럽연합(EU)와 논의해 확률형 아이템을 금지하는 규제 법안을 제정하도록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확률형 아이템이 카지노와 다를바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관련 논의가 확대될 전망이다.

 크리스 리 미국 하와이 주 하원의원은 EA의 '스타워즈: 배틀프론트2'의 확률형 아이템 판매가 약탈적인 행위(Predatory behavior)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미성년자들이 온라인게임에 많은 돈을 쓰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며 "이는 미성년자에게 도박이 금지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연방정부 차원에서 이런 논의를 진행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주에서도 의회를 통해 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주들과 확률형 아이템 규제 문제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본격적인 규제에 돌입했다.

 중국 문화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5일 공시한 '온라인 게임 운영 규제 및 사후 감독 강화에 관한 고시'를 올해 5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중국 문화부는 이번 고시가 온라인게임 사업자의 범위 규정, 온라인 게임 내 재화 유통 규제, 사용자 권한 보호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온라인게임에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보 공개 범위와 구체적인 내용 등을 담았다. 이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게임사들은 확률형 아이템의 성능·내용·수량·확률을 공지해야 한다. 관련 내용을 유저에게 효과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중국 문화부는 "온라인게임 사업의 운영 책임은 불분명하며 소비를 위장하고 사용자 권한을 위장하는 문제가 점차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온라인게임 시장질서를 위해 소비자의 합법적인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고 산업의 건강하고 질서있는 발전을 위해 고시를 규정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다만 확률형 아이템의 원조로 불리는 일본은 한때 청소년 보호를 위해 규제 방안이 정부를 중심으로 논의되기도 했다. 그러나 규제 논의가 지지부진한 끝에 협회를 통한 게임사 자율규제로 방향을 선회했다.

 한국은 현재 일본처럼 업계 자율규제를 통해 자정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게임업계의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는 2015년 7월 청소년 보호 등을 이유로 시작됐다. 하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으며 정치권을 중심으로 규제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에 (사)한국게임산업협회(K-GAMES)는 지난 7월부터 확대 강화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개편된 자율규제 시행에 따라 사업자들은 사실과 수치에 입각한 해당 아이템의 정보(명칭·등급·제공 수·제공 기간·구성 비율 등)를 이용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업계는 강화된 자율규제에 많은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며 규제 법안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게임이용자보호센터에 따르면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시행 후 2개월 간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자율규제 준수율은 7월 65%, 8월 71%로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이 지나치게 낮은 확률로 설정돼 문제가 있는 부분도 있다"면서도 "정부가 개입해 매출을 제한하는 형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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