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유통 성장률 전망 설문. 자료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유통업계 종사자의 62.2%는 내년도 소매시장 회복세를 2∼3%대로 전망했다. 전체 응답자의 95% 가량은 내년도 소매시장 성장률을 4% 미만으로 예측해 뚜렷한 반등세를 기대하지 못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 리테일매거진은 지난 10월 한 달 간 유통 및 제조업계 종사자 257명을 대상으로 ‘2018년 소매경기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조사결과 소매 개혁기가 이어질 내년도 주목 업태는 ‘복합몰’과 ‘편의점’이 꼽혔다. 또 업계는 정부의 ‘규제 리스크’를 예의주시했다. 2018년 가장 주목해야 할 유통 이슈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업 수익 악화’와 ‘정부의 규제 강화 여부’ 등이다.
◇응답자 95%, 소매시장 회복세 4% 미만 예측
올해 소매경기 체감도를 묻는 질문에 지난해보다 ‘조금 안 좋다’는 의견이 4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27%를 차지했다. 21.7%의 응답자는 올해가 전년보다 ‘훨씬 안 좋다’고 답했다.
또 2018년 소매시장 성장률과 관련해 응답자의 62.6%는 내년도 소매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2∼3%대 신장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년도 같은 질문에서 0∼1%대를 가장 많이 선택했던 점과 비교하면 소매경기가 바닥을 치고 조금은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그러나 0∼1%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답변도 28.6%로 여전히 높아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확신하지는 못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설도원 부회장은 “전체 응답자의 94.5%가 내년도 소매시장 성장률을 4% 미만으로 예측했다”며 “지난 몇 년 간 이렇다 할 반등을 보이지 못한 소매업계 현실이 내년도 전망에도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내년도 빅 이슈는 ‘최저임금 인상’과 ‘영업규제 강화’
내년도 유통업계가 주목해야 할 핵심 이슈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업 수익 악화(24.2%)’가 1위로 선정됐다. 두 번째로 19.4%가 ‘정부의 규제 강화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내년도 핵심 이슈인 최저임금 인상 폭에 대해서는 46.5%가 ‘높은 편’, 24.8%는 ‘매우 높다’고 답해 70% 이상의 응답자가 최저임금 인상률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최저임금 결정으로 업계는 비용 증가를 가장 염려했다. 응답자 가운데 28.8%가 ‘인건비 부담으로 신규 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인건비 상승분에 맞춰 상품 원가가 상승할 것(26.3%)’이라고 답변했다.
◇응답자 70%, 의무휴업제 폐지 또는 전환 필요
2012년부터 시행된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의 개선 방향과 관련해 44.8%가 ‘폐지’를, 25.7%는 ‘평일 휴무 전환’을 택했다.
복합쇼핑몰에도 대형마트 수준의 규제를 적용한다는 현 정부의 추진안에 대해서도 ‘소비자 후생에 부응하지 못하는 정책(33.6%)’, ‘소비침체 가속화와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정책(31.2%)’이라고 답했다.
내년도 주요 유통 이슈. 자료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사업구조 재편 등 경영 개선으로 불확실성 시대 대응
2018년 유통업계가 집중해야 할 역량으로는 23.4%의 응답자가 ‘사업구조 재편 및 비용절감 등 경영효율 개선’이 급선무라고 답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비해 내실 다지기와 리스크 관리 강화에 초점을 둔 경영 전략을 필요로 했다.
20.2%의 응답자는 ‘오프라인 매장 재창조 등 쇼핑경험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답했다. 또 다른 답변으로는 ‘모바일쇼핑 환경 개선 등 옴니채널 고도화(14.5%)’가 꼽혀 온-오프라인 채널을 융합하는 옴니채널에 대한 중요도를 확인했다.
◇오프라인은 복합몰, 온라인은 식품 배송몰
2018년 성장세가 두드러질 업태로는 복합쇼핑몰(24.7%), 편의점(17.9%),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11.7%) 순으로 답했다. 온라인 채널 중에서는 식품 배송 온라인몰이 유일하게 10% 이상의 지지율을 얻어 4위에 올랐다. 최근 몇 년 간 두각을 나타내온 복합몰은 올해의 혁신 매장으로 선정된 스타필드를 포함해 ‘교외형 쇼핑센터’, ‘도심형 복합몰’, ‘라이프스타일 센터’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식품 배송 온라인몰은 10.5%의 선택으로 4위에 올랐다. 식품 배송 온라인몰은 우아한형제들의 ‘배민프레시’, 더파머스의 ‘마켓컬리’ 등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O2O 사업을 강화하며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 vs 월마트’ 전면전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이슈러는 응답자 10명 가운데 4명이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40.5%)’를 선택했다. 이어 ‘아마존에 맞대응한 월마트의 온라인 채널 강화’가 선정됐다.
글로벌 유통공룡들의 싸움에 이어 ‘알디와 리들, 글로벌 시장에서 초강세(16.2%)’가 3위에 선정됐다. 유럽에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독일 양대 하드 디스카운터들은 알디에 이어 리들까지 미국 시장에 진출하며 전 세계로 세력을 확장 중이다. 초저가 PB를 앞세운 알디와 리들이 기존 식품 유통업계를 위협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그 파급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아마존의 위협으로 격변기를 보내고 있는 ‘JC페니, 메이시스 등 미국 백화점 업계의 줄폐점(10.8%)’ 등에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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