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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융사 지배구조 정조준…'근로자추천이사제' 도입 움직임에 긴장감

윤석헌, 과거 '셀프연임' 언급하며 금융지주 지배구조 맹공
KB에서 노조가 주주제안했던 근로자추천이사제, 다시 힘 받나

등록 2018.07.09 18: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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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금융감독혁신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2018.07.09.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금융감독혁신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2018.07.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위용성 기자 = 취임 두 달째를 맞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특히 과거 학자 시절 직접 금융당국에 권고하기도 했었던 '근로자추천이사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움직임이다.

9일 윤 원장은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금융감독 혁신 과제'를 발표, 이같은 구상을 밝혔다. 향후 최고경영자(CEO) 선임절차, 경영승계 계획 등과 관련 지배구조법 준수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또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전담하는 전문검사역 제도도 내년 상반기 신설된다.

앞서 지난해 말 금융당국은 민간 금융회사와 지배구조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금감원은 금융지주사의 '셀프연임' 문제를 지적하며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고 금융회사에선 '관치'라고 반발, 대립각을 세웠다. 당시 민간자문기구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윤 원장은 금융회사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CEO가 포함되는 것을 두고 "그들만의 참호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고, 관치 논란에 대해서는 "적절한 모니터링, 리더십은 필요하다"고 반박한 바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윤 원장이 근로자추천이사제를 다시 들고 나왔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근로자 추천 이사제에 대한 사회적 의견 수렴을 위해 공청회 개최를 추진하고 4분기부터는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해당 내용 공시를 강화하도록 할 예정이다. 연차보고서에는 근로자추천이사제의 도입 여부, 도입 제도 내용, 도입 및 (이사) 선임 사유 등이 공시된다.

근로자추천이사제는 말 그대로 근로자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이사회에 참여시키도록 하는 것인데, 금감원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경영의사결정 참여 확대 유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관련, 내년부터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대한 경영실태평가를 진행하면서 사외이사 후보군의 다양성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근로자추천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도입 움직임이 확산되고 금융권에서도 KB금융지주 등에서 노조가 주주제안 안건으로 주총에 들고 나오는 등 논쟁에도 불이 붙었다.

윤 원장은 지난해 말 금융행정혁신위 활동 말미에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근로자추천이사제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그는 "이사회에 안건이 올라오기도 전에 조율이 다 된다. 안건 찬성률이 90%가 넘는다"며 현재 이사회를 '거수기'라고 꼬집었다. 이어 "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해서 그 사람들(근로자)의 의견을 받아줄 수 있는 긍정적인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며 "노사 합의를 쉽게 도출하기 위해 근로자추천이사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과거 제도를 권고했던 윤 원장과 이를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라며 거부했던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원장은 이를 의식한듯 기자간담회에서 "직접적으로 도입을 하라고 하기보다는 공청회 등을 통해 여론을 더 들어보겠단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또 "최 위원장의 지적은 우리 사회가 근로자추천이사제를 수용할 자세가 덜 돼 있다는 것이고 그 부분은 충분히 공감한다"고도 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윤 원장의 이번 구상 발표 이후로 다시 근로자추천이사제 논의에 불이 붙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 정부의 공약사항이 금융당국 수장을 통해 다시 한번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공청회 등을 마련하겠다는데, 제도와 관련 여론을 형성시킬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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