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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융개혁 '초강력 드라이브'…김기식보다 강한파고 될까

"지금부터 금융사와 전쟁해야 하는 것 아닌가" 거침없이 표현
"모든 대출이 약탈적 대출 아냐" 김 전 원장과 이견 드러내
삼바사태, 시장혼란은 사과하면서도 "원안고수" 강조

등록 2018.07.09 18: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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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금융감독혁신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2018.07.09.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금융감독혁신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2018.07.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금융개혁 호랑이'로 불리며 금융감독원 수장에 오른 윤석헌 원장이 취임 두달여만에 초강력 금융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김기식 전 원장과 달리 취임 이후 침묵을 지켜왔던 윤 원장이 드디어 입을 연 만큼, 금융업계 전반에 대대적인 개혁이 시작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브리핑룸에서 "우리 금융산업이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지원, 공정경제 구현 등으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민 눈높이에 맞는 금융감독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금융감독혁신 5대 과제'를 발표했다.

그 과제로 금융시스템 안정성 확보부터 서민 등 취약계층 지원강화, 투명공정한 금융시장 질서 확립, 금융소비자 권익보호, 금융감독 역량강화 등 전 분야에 핵심과제를 두루 제시했다.

특히 금융업계에 자율성을 주기보다 감독을 강화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최근 대출금리 조작이나 금융사 채용비리 등 산적한 금융사의 현안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감독·검사를 예고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윤 원장은 그동안 보여온 태도와 달리 단호하면서도 분명한 입장을 보였다. 김기식 전 원장과의 이견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를 둘러싼 금융위에 대한 생각 등도 과감없이 밝혔다.

심지어 이날 브리핑 중에 윤 원장은 "지금부터 금융회사들과의 전쟁을 해나가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와 같이 취임이후 침묵했던 행보와 달리 과감한 발언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금융감독혁신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2018.07.09.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금융감독혁신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2018.07.09. [email protected]


또한 김 전 원장과의 이견도 과감없이 드러냈다.

 그는 김 전 원장이 금융권 고금리 대출에 대해 "약탈적 대출"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 "물론 약탈적 대출이란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모든 대출이 다 약탈적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이라 민감할만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안에 대해서도 잘못은 인정하는 한편 입장은 명확히 밝혔다.

그는 이날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사안이라 제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부담스럽다"면서도 최근 금융위에서 조치안 보완을 요구한 것을 거절한 것이 맞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실이다. 하지만 원안고수하자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고 단호히 답했다.

이어 금융위에 대해서도 명료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금융위 요구에 대해) 절차적으로 그 부분까지 저희가 검토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들여다보는 이슈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잘못한 부분은 인정했다. 그는 "절차를 통틀어 시장에 혼란을 끼친 점에 대해 이 자리에서 사과한다"며 "다만 그것이 표현대로 좀 더 정제된 절차를 따랐다면 시장에 주는 혼란이 줄었지 않았을까 싶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금융감독혁신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2018.07.09.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금융감독혁신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2018.07.09. [email protected]


최근 논란이 된 대부분 이슈에 대해서는 감독검사 강화 방침을 보였다.

삼바 논란으로 제기된 분식회계 문제는 고의적 회계부정을 저지른 기업 및 경영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암환자 입원비도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민원에도 보험업계와 의견조율해 지급하도록 조치하겠다고 응답했다.

대출금리 조작 문제를 막기 위해 올 하반기 대출금리 부당부과 조사를 모든 은행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글로벌 금융위기 때 불거진 KIKO사태 관련 민원도 종지부를 찍을 것을 약속했다.

금융사를 대상으로 하는 종합검사제도 부활한다. 사태가 벌어지고 난 뒤 검사에 돌입하는 것이 아닌, 사전에 금융사 경영실태를 큰 그림에서 파악해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종합검사제가 부활하면 경우에 따라 살생부 논란이 일지 않겠냐는 질문이 나오자 "금융사에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시행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최흥식·김기식 전 원장의 연이은 낙마 끝에 오른 만큼 윤 원장은 취임 이후 김 전 원장과 달리 말을 아꼈다. 그동안 공식석상을 오고가며 기자들과 마주칠 때마다 질문에 간단히 답하는 선에 그쳤다.

침묵해왔던 윤 원장이 드디어 강력한 개혁의지를 보인 만큼, 이번주 증권사CEO간담회를 시작으로 업계와의 스킨십을 늘리며 본격 개혁추진에 돌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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