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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욱일기 논란' 제주 관함식 계기 강정마을 상처 치유될까?

국제관함식 10~14일, 제주해군기지서 개최
강정마을 갈등·욱일기 논란 등 풀어야할 과제

등록 2018.10.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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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대

욱일기를 게양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대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11일 제주민군복합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을 계기로 그동안 갈등을 빚어온 강정마을 주민들이 상처를 치유하고 화합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국제관함식 해상사열에는 국가 원수가 참석하는 관례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관함식 당일 제주해군기지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도 주목되는 포인트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해군기지 건설을 놓고 부침을 겪었던 강정마을 주민들은 국제관함식 개최를 놓고 또다시 충돌했다.


◇청와대 시민사회 수석 방문 이후 뒤바뀐 결정

강정마을 주민회는 지난 3월 마을 총회를 열어 국제관함식 제주 개최 반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주민회는 4개월 뒤인 지난 7월26일 국제관함식 동의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 건을 안건으로 한 임시총회를 열어 관함식 개최를 투표로 결정키로 했다.

정부는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2000명의 강정마을 주민이 투표권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총회를 통해서 부결되면 제주에서 못하는 것"이라고 마을총회 투표결과 존중의 뜻을 밝혔다.

임시총회 일주일 전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 수석의 제주 방문 이후에 촉발된 변화였다. 주민회의 급격한 태도 변화에 정부가 관함식 개최를 강하게 밀어붙였다는 논란도 일었다.

정부행사를 마을 향약 규정에 맡겼는 비판도 나왔지만, 7월28일 진행된 '대통령의 유감표명과 공동체회복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국제관함식 동의 여부 주민투표'에서 총투표수 449표 가운데 385표의 찬성으로 관함식 개최가 통과됐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회장 강동균)는 지난 9월27일 제주해군기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를 군사기지화하는 관함식을 취소해야 한다"며 국제관함식 개최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주민회가 26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를 향해 국제관함식 제주개최를 취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2018.07.26. bsc@newsis.com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주민회가 26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를 향해 국제관함식 제주개최를 취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반대주민회는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빌미로 관함식 유치 반대 결정을 번복하도록 종용했다"며 "결과적으로 강정마을은 또다시 갈등과 분열에 빠졌다"고 강조했다.


◇일본 '욱일기' 논란에 평화 행사 이미지 훼손 우려


개최국인 우리나라 해군을 포함한 관함식 해상사열 15개 참가국 가운데 하나인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의 욱일기 게양도 논란거리다.

정부와 해군은 국민 정서를 감안해 일본 측에 욱일기 게양 방침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측은 국내법령 등을 이유로 들며 욱일기 게양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아직 참가 여부에 대한 명확한 답신을 하지 않고 있다.

일본 자위대가 욱일기를 게양하고 제주 국제관함식에 참가할 수 있다는 우려에 국내 시민단체는 일본 군함 초청 취소와 국제관함식 전면 취소를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해군 국제관함식 반대와 평화의 섬 제주 지키기 공동행동은 4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 일본국총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의 군사기지화를 선포하고 일본 전쟁범죄를 용인하는 국제관함식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제주해군기지 완공 이후 미군의 핵추진 잠수함을 비롯한 각국 군함이 드나들고 있다"면서 "이번 국제 관함식에는 미군 핵추진항공모함까지 참여할 예정이며,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 역시 참여한다"고 반대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해군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해상사열 시 마스트에 자국의 국기와 태극기를 게양해 달라는 (정부의)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지속해서 일본 측에 '욱일기'를 달지 말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등 시민단체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국제관함식 참석 일본 군함의 전범기(욱일기) 사용 중지 및 일본제국 침략전쟁, '위안부' 피해, 강제징용 피해 등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18.10.0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등 시민단체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국제관함식 참석 일본 군함의 전범기(욱일기) 사용 중지 및 일본제국 침략전쟁, '위안부' 피해, 강제징용 피해 등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18.10.01. [email protected]

이와 관련, 일본 정부가 막판에 유감을 표현, 참가 취소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면서 제주 국제관함식 성공 개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국제 관함식은 어떤 행사인가

국제 관함식은 국가원수가 자국 군함의 전투태세 등을 점검하는 해상사열이다. 주로 통치력이나 해군력을 과시하는 게 목적이다.

1346년 6월 영국 에드워드 3세가 프랑스와의 전쟁에 출전하는 함대의 전투태세를 검열한 게 시초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외국 군함을 초청해 군사교류를 다지는 국제행사 성격으로 치러진다. 우리나라 최초 관함식은 1949년 이승만 대통령 때 인천해역에서 열렸다.

이후 1962년 부산 오륙도 앞바다에서 한 번 더 개최된 후 중단됐다가 건군 50주년 기념으로 1998년 ‘대한민국 국제관함식’으로 부활했다.

지난 2008년, 2015년 등 현재까지 총 세 번 열렸다. 이번이 네 번째인 제주 국제관함식은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강정마을 상처 봉합이라는 과제와 함께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 논란까지 더해져 관심 속에 치러질 전망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