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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보험사 진단④]재무통 송영록號 메트라이프…'최초 달러종신' 성공할까?

IFRS17·K-ICS 대비 '재무통CEO' 선임…실적부진 탈출 '안간힘'
국내최초 '달러종신보험' 출시…'늘 좋을까?' 회의적 시각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173억원…전년比 15.91%↓

등록 2018.10.24 0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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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메트라이프생명 로고

【서울=뉴시스】메트라이프생명 로고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내년 창사 30주년을 맞는 메트라이프 생명이 '최초의 달러종신' 보험과 '재무통 송영록 사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중소보험사에 더욱 척박해진 생명보험시장에서 미래를 대비하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업계 실적이 주춤하고 있다. 시장이 포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품간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생보사의 경우 브랜드 의존도가 높아 중소보험사가 대형사 사이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

실제로 동양생명, ABL생명, KDB생명 등 중소보험사가 줄줄이 매물로 나온 상태다. 중소 생보사의 경우 경쟁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같은 중소보험사들의 환경속에 메트라이프생명은 올해 글로벌기업 자회사란 장점을 활용, 국내 최초로 달러 종신보험을 선보였다. 송 신임대표가 불리한 업황을 타개하고 도약을 위해 내놓은 일종의 승부수인 셈이다.

◇순이익·계약유지율 하락…올들어 실적 '주춤'
[중소보험사 진단④]재무통 송영록號 메트라이프…'최초 달러종신' 성공할까?

최근 상승세를 보이던 메트라이프의 실적이 올들어 주춤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및 업계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173억원으로 전년 동기(1395억원)대비 15.91% 하락하는 등 지난 3년 상승세가 꺾였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주가하락으로 보증준비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5회차 계약유지율'도 올들어 하락했다. 지난 2016년 66.5%에서 매년 하락해 올해는 61.2%를 기록했다. 지난해 생명보험사 평균(64.5%)에 도달했지만 올들어 그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브랜드평판도 자산규모 대비 낮은편이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월 브랜드평판은 주요 20개 생명보험사 중 15위를 기록했다. 자산규모가 작은 KB생명, 라이나생명 등보다도 낮은 순위다.

◇신임 대표에 재무통 송영록 선임, 한계는?
메트라이프생명 송영록 신임 대표이사

메트라이프생명 송영록 신임 대표이사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 9월 신임 대표이사에 송영록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재무담당 부사장을 선임했다.

송 신임 사장은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회계법인에 몸담았던 재무통이다. 지난 2007년 메트라이프생명에 합류한 뒤 재무총괄 담당 전무를 거쳐 2016년 CFO, 이듬해 부사장을 역임했다.

외국계 생보사에서 이처럼 내부승진으로 한국인을 대표로 뽑은 것은 이례적이다. 모그룹과 한국법인 사이에 가교역할을 잘 수행한 인물에게 맡기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인사를 IFRS17(새 국제회계기준)과 K-ICS(감독회계) 도입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향후 회계제도 변화와 자금조달이 필요한 만큼 덩치를 불리기보다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재무통'이란 장점이 한계가 될 수 있다는 관점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장기적으로 4차 산업혁명 등에 대비한 미래 먹거리 발굴, 브랜드 제고, 차별화한 상품 개발, 판매채널 확대 등이 요구된다"면서 "재무구조 개선에만 집중해 보험사로서 역량을 강화하는 것에 소극적일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달러종신보험', 10년 뒤에도 좋을까?

메트라이프생명은 외화 종신보험으로는 국내 최초로 '달러종신보험'을 선보였다. 올초 출시된 '무배당 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은 기존 금리연동형 종신보험과 기본적으로 같은 구조지만 지불한 보험료는 미국 국채나 초우량 회사채에 투자돼 운용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기본적으로 보험료와 보험금을 달러로 지불하지만 원화로도 가능하다.

이 상품은 판매개시 7개월만에 초회보험료 600만 달러(한화 약 67억원)를 돌파했다.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고 '스티비어워드'도 수상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지금같은 저금리 상황에선 적용이율을 높이기 어렵지만 이 상품은 국내보다 이율경쟁률이 좋은 미국 국채 등에 투자된다는 점에서 운용수익률이 높다"면서 "보험료는 낮추고 보장은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상품이 오랜기간 성공을 이룰지는 미지수다. 향후 외환시장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다.

오명진 ㈜두리 대표 보험계리사는 "안정적인 달러로 보장자산을 부담없이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상품"이라면서도 "당장은 그렇다는 것이다. 종신보험은 장기간을 바라보고 가입하는 상품인 만큼 지금의 외환시장 상황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환율이 떨어지면 해지하는 고객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글로벌 금융그룹 메트라이프의 자회사로 보험상품을 비롯해 연금과 단체보험, 자산관리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1989년 코오롱메트생명보험이란 합작사로 국내에 처음 진출했다. 1998년 미국 메트라이프그룹은 당시 코오롱그룹이 출자한 지분을 전량을 인수해 단독 주주가 됐다. 같은해 사명을 현재의 '메트라이프생명'으로 바꿨다. 초대 대표이사는 스튜어트 솔로몬(Stuart Solomon)이다. 2003년 국내 최초로 변액유니버셜 보험을 출시했으며 2016년에는 100% 출자해 전속GA(대형 보험대리점) '메트라이프 금융서비스'를 설립했다. 모기업 메트라이프는 미국과 일본, 남미, 아시아, 유럽, 중동지역 등 전세계 40여개 이상 국가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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