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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실태③]IT기업에 성형외과 의사, 해병대 사단장이 제약사로…비전문가 '수두룩'

기업지배구조원, 100대기업 사외이사 선임·이사회 실태 조사

등록 2018.11.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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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국내 시총 상위 100대기업들이 사외 이사 선임 과정에서 업종 특성과 사실상 연관도 없는 인사들을 대거 앉힌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내 최대 의결권자문기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2018년 사외이사의 선임 현황 및 이사회 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사외이사들의 전문성에 의문이 드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인터넷 기업 네이버에는 성형외과 전문의 A씨, 바이오제약사 셀트리온에는 해병대 사단장 B씨, 식료품 유통업체 이마트에는 기계공학과 교수 C씨 등이 재임하고 있다.

윤소정 연구원은 "사외이사의 전문성 기여도 측면에서 업종의 특징과 부합되지 않은 사외이사가 선임된 사례들이 있었다"며 "해당 공시만으로는 주주들이 사외이사의 선임 배경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A씨는 의료 빅데이터·인공지능 연계 연구개발 등 미래 사업에 대한 식견을 가진 전문가로 사외이사에 선임됐다"고 밝혔다.

셀트리온 측은 "B씨의 인사와 조직관리 노하우를 활용하기 위해 선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측은 "C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배경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기업지배구조원은 상장사들이 사외이사의 재직기간을 공개하는 데 있어 최초 선임일을 기재하지 않고 재선임일로 적어 실제 재직 기간을 파악하기 어렵게 하거나 등기임원의 겸임을 미공시하는 등 주요 정보들이 사업보고서에서 누락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윤소정 연구원은 "시총 상위 100대 기업의 사외이사 현황을 살펴본 결과 장기 연임, 독립성 훼손, 과다 겸임 등 문제가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아직은 사외이사가 지배주주에 대한 독립적인 견제 역할을 수행하기보다는 업무에 필요한 경력 및 자질을 갖춘 자를 선임해 보완하는 형식에 그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평했다.

이어 윤 연구원은 "최근 불거지는 기업의 지배구조 리스크, 오너리스크로 인해 이사회 역할이 더욱 강조되는 추세"라며 "사외이사는 전문성에 기여함과 동시에 적절한 견제 및 감시 활동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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