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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찾자 해양강국⑤]해운업은 여전히 한진해운 파산 여파

해운 매출액과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 늘어 반등 조짐
한진해운 파산 전 2015년과 비교하면 선복량 44% 수준
해운재건 '중심' 현대상선은 내년 2분기에나 흑자 가능성

등록 2019.05.18 10:06:00수정 2019.06.03 09: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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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찾자 해양강국⑤]해운업은 여전히 한진해운 파산 여파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조선업이 연이은 수주로 활기를 띄고 있는 것과 달리 해운업은 한진해운 파산 여파가 여전하다는 평가가 많다.

정부가 한진해운 파산으로 위축된 국내 해운산업을 살리기 위해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시행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과거의 위상을 되찾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해운 매출액과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이 늘어나는 등 반등 조짐은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 해운 매출은 2016년 28조 8000억원에서 지난해 33조 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짐을 실을 수 있는 용량)도 같은 기간 46만 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에서 50만 TEU로 13% 늘었다. 국적 선사의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 운송량은 지난해 506만 TEU로 전년보다 4.2% 증가했다.

선박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99척이 새로 발주됐다. 지난해 9월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이 발주돼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정부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113척의 선박에 황산화물 저감장치(스크러버) 장착을, 55척에 선박평형수 처리설비(BWMS) 장착을 지원하기로 했다. 연근해 컨테이너 2, 3위 선사인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이 10월 컨테이너 부문 통합법인을 출범시키는 등 업계의 자구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한진해운 파산의 여파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한진해운 파산 전인 2015년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은 86% 수준이다.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은 절반에 못 미치는 44%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중심에는 현대상선이 있다. 현대상선은 초대형 선박이 인도되는 2020년 2분기 이전까지는 영업력을 확대할 뚜렷한 방안이 없어 적자가 계속 쌓이는 구조를 벗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지난 1분기에는 10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냈다. 2015년 2분기부터 16개 분기 연속 적자다. 영업손실이 1057억원으로 적자 폭은 전년 동기(-1701억원) 대비 644억원 감소했다. 매출은 1조3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1분기는 통상적인 계절적 비수기로 춘절 이후 물량 감소 및 미주노선 운임 경쟁 재개로 운임이 하락세로 전환됐다"며 "미·중 무역 분쟁 우려 등 영향으로 시황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에 대해 필요시 금융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은 정부의 추가 지원을 기성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이 296.4%(2018년 기준)로 여전히 높은데다 올해까지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산은은 2017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현대상선에 2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고 지난해 10월에는 해양진흥공사와 공동으로 영구채 인수에 1조원을 지원했다.

이와 함께 선박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선박금융을 통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총 20척을 지원하기로 했다. 회사는 일단 대우조선해양(7척)과 삼성중공업(5척)이 건조 중인 2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도입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에 대한 발주 금액은 3조원에 달한다.

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선박금융 규모를 조율하고 있다"며 "이르면 이달 안으로 민간과 공적기관의 비중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한진해운에 이어 현대상선까지 파산할 경우 원양 국적선사가 완전히 사라진다는 점을 우려해 지난 4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했고, 이를 토대로 지난해 1조원를 지원했다"며 "현대상선에 고강도 자구노력을 압박하고 있지만 현대상선을 살리겠다는 신호여서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개선은 쉽지 않아 채권단은 또다시 추가로 지원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며 "중장기 비전을 갖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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