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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이 미래]진출부터 차세대까지…글로벌 평정 나선 GC녹십자 백신

독감백신 압도적 입지 구축… 프리미엄·차세대 개발 박차

등록 2019.07.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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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GC녹십자는 독감백신과 수두백신, B형간염백신 등 필수예방백신의 국산화를 이루며 대한민국 ‘백신주권’을 선도해왔다. 실제 지금까지 국산화된 필수예방백신 중 2/3가량은 GC녹십자의 손에서 이뤄낸 성과일 정도다.

GC녹십자는 지난 반세기 동안 축적된 면역학 등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를 대표하는 제품은 독감백신이다.

지난 2011년 아시아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독감백신의 사전적격성평가(PQ, Prequalification) 인증을 획득해 범미보건기구(PAHO, Pan American Health Organization) 입찰 자격을 확보한 GC녹십자는 이후 눈에 띄는 수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사전적격심사는 WHO가 백신의 품질 및 유효·안전성을 심사해 국제기구 조달시장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해주는 제도다.

지난 4월 GC녹십자는 2019년 PAHO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3570만 달러(약 403억원) 규모의 독감백신 수주를 이끌어내며 6년째 이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러한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 4월까지 GC녹십자의 독감백신 누적 생산물량은 국내 백신 제조사 중 최초로 2억 도즈를 넘어섰다. 1도즈는 성인 1명이 1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전세계 2억 명의 인구가 GC녹십자의 독감백신을 접종한 셈이다. 지금까지 GC녹십자가 독감백신을 수출한 국가만 해도 전세계 총 45개국에 달한다.

【서울=뉴시스】GC녹십자 화순공장 임직원들이 독감백신 누적 생산 2억도즈 돌파를 기념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GC녹십자 화순공장 임직원들이 독감백신 누적 생산 2억도즈 돌파를 기념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 PAHO 남반구 입찰부터 GC녹십자의 4가 독감백신이 PAHO 시장에 처음으로 공급됐다는 것이 주목할 점이다. 실제로 GC녹십자가 이번에 수주한 전체 금액 중 4가 독감백신 비중은 20%에 달한다. 3가 독감백신 입찰이 대부분인 국제조달시장에서 국산 4가 독감백신의 점유율까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이 같은 성과가 3가 독감백신의 성공적인 수출 경험을 토대로 4가 독감백신 수출을 위한 사전 준비에 발 빠르게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GC녹십자는 지난 2016년 4가 독감백신의 PQ 승인을 획득했다. 현재 4가 독감백신의 PQ를 획득한 백신 제조사는 GC녹십자를 포함해 전세계에 단 세 곳뿐이다.

독감백신은 계절성 백신이기 때문에 각기 백신 공급 시기와 균주가 다른 북반구와 남반구 시장 공급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사업 확대에 중요한 부분이다. GC녹십자는 이미 국제기구를 통한 독감백신 수출 증가에 힘입어 남반구와 북반구 시장 공급의 균형을 50:50으로 맞춰 연중생산체계가 자리 잡았다. 독감 백신 바이러스 배양에 사용되는 유정란 생산이 2~3개월 만에 가능한 것도 이 덕분이다.

【서울=뉴시스】GC녹십자의 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주'.

【서울=뉴시스】GC녹십자의 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주'.

◇고령자 독감백신-차세대 수두백신 라인업 박차

이와 함께 GC녹십자는 65세 이상의 고령층에 더 효과적인 독감백신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GC3114’는 일반 4가 독감백신보다 항원 함량이 4배 더 높아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의 독감 예방효과를 더욱 높인 제품이다.

실제 일반 독감백신은 건강한 성인에서 70~90% 면역반응을 보이지만 65세 이상 고령층은 그 효과가 17~53%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고령층에게 전용 독감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고령층 전용 독감백신은 전세계적으로 3가지 독감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제품만 상용화된 상태다. 고용량 4가 독감백신의 경우 GC녹십자와 프랑스계 제약사인 사노피가 제품 상용화에 가장 근접해 있다.

회사 측은 고용량 독감백신의 개발로 거대 글로벌 제약사와 견줄만한 독감백신 ‘풀라인업’을 갖출 뿐만 아니라 연령별 효과적인 독감바이러스 예방으로 독감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부담과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불어 수두백신 역시 GC녹십자 백신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1993년 세계에서 두 번째, 국내 최초로 개발하며 국산화에 성공한 GC녹십자 수두백신은 20여년간 꾸준하게 중남미, 아시아 등 3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지난해 터키에 수출되며 처음으로 유럽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GC녹십자는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수두백신을 통해 현재 10% 수준인 전세계 수두백신 점유율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렇듯 독감백신과 수두백신, B형간염백신 등 필수예방백신의 국산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이룩해온 GC녹십자는 반세기에 걸쳐 축적된 백신 기술력을 토대로 의약품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미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미국 현지서 프리미엄 백신 개발 경주

GC녹십자는 지난해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 신규 법인 ‘큐레보(Curevo)’를 설립하고 차세대 대상포진백신 ‘CRV-101(GC녹십자 프로젝트명: MG1120)’의 미국 현지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CRV-101’는 기존 제품보다 진일보한 차세대 대상포진백신으로, 기초 백신에 집중하던 GC녹십자의 첫 프리미엄 백신 개발 과제다.

GC녹십자는 현지 별도 법인을 세운 것은 이른바 ‘글로벌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미국은 반드시 넘어야 할 큰 산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선진화된 기준을 적용해 의약품 허가를 내주는 국가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의약품 허가를 받으면 안전성과 효능을 인정하는 국가가 많아 해외 시장 확장을 앞당길 수 있다. 또 미국이 프리미엄백신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주효했다.

더불어 GC녹십자가 현지에 별도 법인을 세운 것은 이번 과제의 집중의 의미도 있지만 외부와의 협력이나 투자 유치가 용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큐레보는 백신 임상개발 경험이 풍부한 미국 현지 연구기관인 이드리(IDRI)와의 협업을 통해 애초 목표대로 임상 진입에 성공했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1상 연구는 ‘CRV-101’가 차세대 백신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평가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라는 분석이다. 소규모의 초기 임상이지만 앞서 시판 중인 다국적 기업 제품들보다 우월하다는 결과를 내놓으면 상용화 전에 제품 가치나 외부 관심이 급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CRV-101’ 임상 1상의 중간결과가 다음 달 해외 학회에서 발표됨에 따라 기술수출 등 외부와의 협업도 가시권에 들어설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검증된 기술력과 최적화된 생산 체계를 바탕으로 개별 국가의 민간 시장 분야로 수출 시장을 넓혀감과 동시에 차세대 백신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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