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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디지털혁신이 힘이다⑥]변화·혁신 통해 ‘유행’아닌 ‘제대로’ 승부

올해 식품업계 대박제품 잇따라
‘수성 VS 추격’ 대결로 긴장감
1위업체는 수성 위해 노하우 총동원
후발업체는 파격시도로 순위변동 노려
가격변동 없이 고급화...만족도 업

등록 2019.09.2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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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박미영 기자 = “일본맥주도 다른 수입맥주도 안마셔요. 한국맥주도 이렇게 맛있는걸요”

서울 여의도 주점에서 테라를 마시고 있던 한 30대 직장인의 말이다. 테라는 이렇게 입소문이 퍼져 편의점과 유흥업소에서 발주가 안될 정도로 히트를 치고 있다.

최근 1~2년 간 식품업계에서는 테라와 같은 대박제품이 이례적으로 많이 나왔다. 풀무원 얇은피 꽉찬속만두, 빙그레 슈퍼콘, 농심 신라면건면 등이 대표 히트작이다.

이들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다양하지만 공통분모는 ‘새롭고 맛있다’는 점이다. 식품의 기본기는 ‘신선한 경험’과 ‘맛’인데 이에 부응했단 얘기다.

이 맛있고 색다른 재미는 식품업체들의 변화와 혁신에서 나온다.
피나는 연구 개발과 아이디어, 조직 혁신이 소비자들의 선택으로 이어지면서 ‘대박’을 쳤다.

히트작 등장으로 업계에는 전에 없던 긴장감마저 감돈다. 1위 업체는 후발주자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후순위 업체들은 순위변동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덕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공장을 풀가동할 정도다. 테라는 ’기록제조기‘로 불릴 정도로 시장 반응이 뜨겁다.

출시 39일 만에 100만 상자(한 상자당 10ℓ기준), 97일 만에 300만 상자, 152일 만에 600만 상자가 팔렸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1300만 상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라는 닐슨코리아 기준으로 테라는 올해 2분기에 맥주 브랜드 상위 4위를 기록하며 톱10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경쟁사 오비맥주와 롯데칠성(롯데아사히 점유율 합산)의 시장 점유율이 각각 0.7%포인트, 2%포인트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테라의 흥행 비결은 원재료 변화를 통한 차별화에 있다.

호주 청정지역 골든트라이앵글에서 생산된 맥아를 활용해 국산맥주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향을 냈다. 또 목넘김이 좋은 라거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100% 리얼탄산 공법으로 청량감을 극대화했다. 결국 ‘맛있다’는 평을 받는데 성공했다.

【서울=뉴시스】풀무원식품 ‘얇은피 꽉찬속만두’ 2종

【서울=뉴시스】풀무원식품 ‘얇은피 꽉찬속만두’ 2종


풀무원식품은 ‘얇은피꽉찬속 만두’로 시장 순위를 바꿔놨다.
지난해 3분기까지 4위였던 풀무원은 올해 2분기 2위로 뛰어오르며 선두 CJ제일제당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얇은피꽉찬속 만두는 CJ제일제당이 속을 차별화한 ‘비비고 만두’로 만년 1위 해태 고향만두를 누르고 선두로 치고 올라온 것과 마찬가지로 ‘피’로 승부를 걸었다.

비비고만두가 2세대 냉동만두 시장을 열었다면 얇은피꽉찬속 만두는 시장에 ‘만두피’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면서 3세대 만두 시장을 형성했다.  냉동만두 시장이 정체기에 들어선 만큼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차별화할 만한 포인트가 필요했던 풀무원은 해답을 ‘피’에서 찾은 것이다.

얇은피꽉찬속 만두는 피 두께가 0.7㎜로, 기존 냉동만두의 평균 만두피 두께(1.5㎜)의 절반 수준이다. 피를 얇게 만들기 위해서 풀무원은 기술력을 응집했다.

풀무원이 얇은피 만두시장의 포문을 열자 동원F&B와 해태만두도 잇따라 얇은피 제품을 내놓았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농심은 올해 2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27% 상승한 8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액도 같은기간 6% 증가해 5682억원이다.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도 전년동기보다 6.6% 증가했다. 지난 2월에 출시한 ‘신라면 건면’ 판매량이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

농심의 실적 향상은 그동안 라면시장 성장 정체를 고려할 경우 이례적이다. 농심은 신라면건면의 매출이 연일 상향곡선을 그리며 시장 1위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국내 건면 시장은 아직 전체 시장의 5% 수준에 불과하지만 라면도 ‘건강한 맛’을 추구하는 건면 위주로 재편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 최근 3년간 연평균성장률도 13% 수준으로 라면 전체 연평균성장률 3.8%와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농심은 건면시장 점유율 49.9%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멸치칼국수, 둥지냉면, 메밀소바 등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시장 점유율을 올리고 있다. 업계는 ‘신라면 건면’이 농심의 시장 지위를 ’불변의 최강자‘ 자리로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라면 건면은 소비자들로부터 ‘깔끔한 맛’으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출시 첫달에 라면시장 매출 순위 12위를 기록했다. 이어 3월에는 9위로 올라섰고 지난달 말까지 총 2500만개 팔려나갔다.

건면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3분기 농심의 시장 점유율은 56.5%까지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농심은 녹산, 구미공장에서 건면을 생산하고 있는데 올 연말까지 라인을 추가로 구축해 건면 신제품을 확대하고 수출 물량도 늘릴 계획이다.

【서울=뉴시스】빙그레 논산공장 슈퍼콘 생산라인

【서울=뉴시스】빙그레 논산공장 슈퍼콘 생산라인


빙그레 ‘슈퍼콘’은 아이스크림 시장 판도를 바꾼 제품이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슈퍼콘은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장악, 올해 5월 롯데푸드의 ‘구구콘’을 제치고 콘 아이스크림 시장 3위에 올랐다. 빙그레가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3위에 오른건 슈퍼콘이 처음이다.

슈퍼콘은 올해 5~6월 두달간 50억원 이상이 팔렸다. 올해 7월까지 누적매출은 105억원 규모로 이미 지난해 매출을 뛰어 넘었다.

슈퍼콘은 빙그레가 무려 4년의 시간과 100억원을 들여 개발한 ‘야심작’이다. 손흥민 선수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것만 봐도 빙그레가 슈퍼콘에 거는 기대와 자신감을 알 수 있다.

빙그레는 슈퍼콘 제품 라인업도 확대했다.  바닐라맛과 초코맛에 더해 신제품 딸기맛과 민트초코칩맛을 출시해 손흥민 스페셜 패키지는 총 4종에 이른다. 해외에서도 손흥민 효과를 보면서 입소문이 나고 있어 슈퍼콘은 전성시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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