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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④]삼성물산 문장수 수석 "현장 자산은 사람…싱가포르서 토목 대역사 이룬다"

직업이 '현장통'…'솔선수범' 리더십 고난이도 싱가포르 현장서 '빛'
문 수석 전화에 사우디서 싱가포르로 달려온 후배…"사람이 자산"
"독단적인 결정 아닌 후배와 치열한 토론, 최선의 결과 도출해야"

등록 2019.10.22 06:00:00수정 2019.11.11 09: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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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싱가포르 지하철 '톰슨이스트-코스트라인 T313' 공사를 총괄하는 삼성물산 문장수(오른쪽) 수석의 모습.

【서울=뉴시스】 싱가포르 지하철 '톰슨이스트-코스트라인 T313' 공사를 총괄하는 삼성물산 문장수(오른쪽) 수석의 모습.


【싱가포르=뉴시스】박성환 기자 =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적극적으로 협조를 요청하자."

지난 11일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은 삼성물산 문장수(53) 수석은 사무실 벽면에 적힌 '십일훈(十一訓)'을 보고 빙그레 웃었다. 십일훈은 공사현장에서 지켜야 할 열 한 가지 교훈을 담은 것이다. '기본만 지키면 부실은 방지한다'는 뜻을 품고 있다.

문 수석은 지난해 9월부터 까다롭기로 유명한 싱가포르 지하철 '톰슨이스트-코스트라인 T313' 공사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출근하자마자 습관처럼 십일훈을 읽는다.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각오를 다지기 위해서다.

그도 그럴 것이 T313은 세계 유수 건설사들이 두 손, 두 발을 다 들 정도로 고난이도 공사 현장이다. 하천 이설과 2개의 신규 지하철 라인, 8개의 지하터널 공사 등 어느 것 하나 수월한 게 없다.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부지런한 문 수석은 싱가포르와 인연이 깊다. 싱가포르 공사만 어느덧 세 번째다. 문 수석은 설득과 조정력도 발군이지만, 추진력 역시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 입지적인 인물이다. 직업이 '현장통'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사람이 현장입니다. 삼성물산의 가장 소중한 자산은 사람입니다"라며 운을 뗀 문 수석은 인터뷰 내내 현장 직원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T313 현장에 파견된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일당백'하는 우수한 자산"이라며 "이들 손으로 삼성물산의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수석의 전화 한통에 사우디에서 군말 없이 달려온 후배가 있을 정도로 그의 리더십과 능력은 이미 대내외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단순 지시만으로 직원들의 역량을 키울 수 없다는 게 문 수석의 판단이다. 서열 따위는 잊은 지 오래됐다는 문 수석은 "선배가 솔선수범하지 않고 후배들한테 단순 지시만 한다면 어느 후배가 선배를 믿고 따르겠느냐"며 "후배에게 명확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 수석은 "지난 28년 간 수많은 현장에서 겪은 경험과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칠 때 대처할 수 있는 노하우와 지혜를 어린 후배들에게 들려주며 소통하고 있다"며 "열정과 꿈이 넘치는 젊은 후배들의 보폭에 맞춰 지난 시간들을 되짚어 보기도 한다"고 전했다.

문 수석은 풍부한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가졌지만, 공사 준비는 젊은 직원 못지않게 철저하다. 복잡한 도면과 매일 씨름하고, 예상치 못한 변수를 제어하며 공사 스케줄을 직접 짠다. 또 발주처를 설득하기 위해 자료로 꼼꼼하게 살펴본다. 설계 도면에는 생각날 때마다 메모를 한 흔적이 역력했다.
 
문 수석은 "현장에서 의사결정이 늦거나 잘못된 결정을 하게 되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며 "독단적인 결정이 아니라 직원들과 치열하게 토론하며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수석의 다음 목표는 현실적이면서도 다부졌다. T313 현장에서 가장 고난도 공정을 꼽히는 도넛 모양의 수로 이설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문 수석은 "싱가포르 T313 현장에는 내로라하는 국가대표급 삼성물산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며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을 힘을 합쳐 삼성물산의 기술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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