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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생산성혁명이 필수다]제약·화장품업계 "'9to6' 공식 깨진지 오래"

제약업계, PC오프제 및 탄력근로시간제‧간주근로제 등 도입
뷰티업계, 출퇴근 자율 근로 및 집중 근무 강화

등록 2019.11.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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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생산성혁명이 필수다]제약·화장품업계 "'9to6' 공식 깨진지 오래"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작년 7월 첫 시행된 주52시간제가 내년 300인 미만 중소기업으로의 확대 시행을 앞두고 또 다시 뜨겁다. 초과 근로시간을 바탕으로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구조의 상당수 중소기업들은 시행 후 생산성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앞서 시행한 300인 이상 대·중견기업들은 유연근무제·탄력시간근로제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면서 집중 근무하거나, 불필요한 업무 연장 요소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생산성 저하 극복 방법을 찾고 있다.

제약업체 중 JW그룹은 작년 7월 이전부터 PC오프제를 미리 도입해 근무시간 안에 업무를 마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우선 업무를 조정했다. 임직원 성과 치하 시 업무연장을 야기할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는 데 집중했다. 회의실과 파워포인트 발표가 동반되는 회의제도도 개선했다. 층마다 높은 테이블을 배치한 후 보다 자유롭게 회의할 수 ‘스탠딩 회의’를 권장하고 있다.

추가 근무가 필요할 때에는 결제를 받아 근무할 수 있도록 하면서 대체휴무를 쓸 수 있도록 했다.

영업사원들은 간주근로제를 통해 주 40시간 근무할 수 있도록 하되, 학술대회 부스 참여 등 주말 근무가 발생할 때에는 대체휴무를 사용케 했다.

종근당은 유연근무제와 탄력근로시간제 운영으로 각 업무 특성에 맞는 접근법을 찾았다.

연구소 인력의 경우 연구과제에 따라 타임스케줄을 맞추는 재량 근무제를 시행한다. 총 근무시간을 정해놓고 본인이 알아서 재량으로 배분하는 것이다.

영업사원, 홍보팀 직원 등 외근이 많은 분야는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간주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GC녹십자 역시 PC 오프제 도입으로 오후 6시면 자동으로 PC가 꺼지도록 설정, 야근 업무를 지양하고 있다. 추가 근무를 할 경우 보상휴가제를 적용한다.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하는 간주시간근로제 대상 영업사원의 경우에도 오후 9시 이후에는 법인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설정했다.

부광약품은 주52시간 시행 이전 사무소 출근이 많았던 영업사원들에게 간주근로제 적용을 위해 현지출근 베이스 업무형태로 개선했다.

영업사원 혹은 내근 직원이 학술대회 참가 등 주말근무를 할 경우 평일근무의 1.5배 대체휴무를 제공한다. 생산직 역시 주52시간 근무 안에서 공장이 가동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유연근무제와 탄력근로시간제를 통해 해법 마련에 나선 것은 화장품 뷰티 업체도 마찬가지다.

아모레퍼시픽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극 도입한 대기업 중 하나다. 자율근무제를 통해 직원 개인이 일주일 단위로 출퇴근 시간을 정하고 법정근로시간인 40시간을 채울 수 있도록 했다. 오전 8시에 출근하면 5시에 퇴근하는 등 ‘9to6’ 근무 공식을 깼다.

다만 일반 업무는 대개 협업이 필요한 일이 많기 때문에 주중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코어(core) 타임으로 정해 이 시간만큼은 꼭 일을 하도록 정했다. 이것만 지키면 자유롭게 출퇴근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초과근무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급한 업무를 처리해야 할 땐 신청을 한 뒤 일을 더 하면 된다. 초과근무에 대한 보상은 대체휴무로 이어진다. 사용할 수 없을 땐 급여로 보상한다.

LG생활건강 역시 주52시간제 시행 전부터 유연근무제, 전사동시휴가제 등 다양한 근로제도를 도입했다.

2005년부터 직원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한 뒤 정해진 시간이 되면 스스로 알아서 퇴근하는 유연근무제와 정시퇴근제를 시행 중이다. 생산직을 제외한 사무기술직과 사무직은 오전 7~9시 사이 5분 단위로 출근 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또 월요일 혹은 금요일을 위주로 매월 1~2일을 전사 휴일로 지정해 자유롭게 휴가를 쓰고 리프레쉬할 수 있는 ‘전사 동시 휴가제도’도 시행 중이다.

생산직의 경우 교대 업무가 진행되기 때문에 유연근무제에 해당하지 않지만 근무 절대시간은 주52시간 규정 안에서 운영 중이다.

미샤 브랜드로 유명한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주52시간제가 시행되면서 판매직도 초과근무를 하지 않도록 근무시간을 조정해 운영 중이다.

다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이러한 보완책이 직원들이 체감하는 현실과의 괴리를 다 채우진 못한다.

업계 관계자는 “불편하고 비효율적인 측면 역시 많다”며 “추가근무를 하면 규정상 당연히 대체휴가를 받아야 하는데 실제로는 당연하지 못하다. 팀 내 눈치를 봐야하는 등 맘 편하게 보상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